요새 너는 뭐하며 지내니? 나는 솔직히 말하면 형편없어. 아직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어. 내 나이에는 원래 그렇다고 하지만 내 말은 내 나이에서 이룰 만한 것도 하나 이루지 못 했다는 말이야. 사실 내 잘못이야. 내가 너무 게을러서 그렇고 시간을 쉽게 탕진해서 그래. ...
절망한 그대여그대 가슴이 텅 비었다는 걸 나는 봤네수없는 사람 속에서도흔들리는 촛불에 바람만 거세지듯이가슴 속을 파먹는 벌레도 더 먹을 것이 없을 정도로이미 심장은 죽었겠지그러나 절망적 이기심은끝끝내 마음 속에 묻혀있다가모습을 드러냈을거야이기적이라는 게 뭔지 아나자신을...
손과 얼굴과 마음으로 이야기를 건넨다 상대의 표정 하나 몸짓 하나에 집중하고 마음을 그러모아 온전히 마주한 사람에게만 할애한다 손이 나아가고 손과 손이, 손과 몸이 만나 언어를 만들기 전에 이미 눈과 표정으로, 마음으로부터 마음이 가서 닿는다 음성이 쓸데없고 진부하게 ...
당신에게 안녕하십니까. 당신에게 이런 식으로 편지를 쓰는 것은 또 처음이군요. 답지 않게 왜 당신에게 존댓말을 쓰느냐고 물어지지 말아주세요. 저도 알고 있으니까. 그 쪽은 평안하신지요. 저는 나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것저것 많이 손 대기도 하고, 조금은 말 수도...
침대에 몸을 맡기고 누울 때면 속이 쓰렸다. 무언가가 속에서 나오려는 듯 내 속을 마구잡이로 할퀴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늘 뒤척였다. 중간 중간 빛을 밝히는 불빛 속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고, 찾아올 미래에는 까만 얼룩이 번져갔다. 끈적이고 짙은 얼룩은 ...
기다려요, 난 아직. 포화가 밝히는 밤에 뛰쳐나갔어요, 당신은.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당신이 뛰쳐나가야 했던 이유가 있었다는 건 알아요. 그것이 내가 아니라는 것도 알아요. 당신이 가진 꿈이 있고, 당신이 지키고 싶은 것은 사랑따위의 덧없는 것이 아니라 신념이에...
어느 순간, 당신이 보였습니다. 느긋하게 움직이는 몸짓도, 늘 습관처럼 짓는 미소도, 햇살에 담뿍 적셔진 빛나는 은발마저도 평소와 다름이 없을 진데, 그 순간부터 당신은 더 아름다워졌습니다. 내가 이런 말을 한다면 당신은 속으로 당황하면서도 나를 배려하기 위해 담담...
나는 너의 우울에 잠식되어가고 있었다. 만날 때 마다 너의 깊숙한 곳에서부터 넘치듯 흘러나오는 우울은 너를 집어삼켰고 나까지 그 우울의 파도에 갇혀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너의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고 너의 모습을 오래 보고 싶었다. 내가 겪어봤던 고...
나의 B에게. 당신은 잘 지내고 있는지요.저는, 저는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당신만 바라보던 내 삶에서 이제 조금씩 저를 찾아가는 것 같아요. 어제는 처음으로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 무언가 생각해 봤어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하나 둘 떠오르더군요.그 많은 음식 중에서...
내가 당신을 사랑했던 이유에는 수만가지가 있었는데 내가 당신에게 애정을 쏟아부었던 명분에는 수만가지가 있었는데 결국 당신의 말은 우리의 이별을 한층 더 끌어올 뿐이라는 걸 당신이 말해서 나는 너무 슬퍼. 영원하지 못함은 인간의 불문율이고, 그렇기에 그 금기를 ...
아직도 춥네. 날이 풀리기는 했다고 하는데...그래도 꽤 싸늘한 날씨다. 그렇지? 은근 이런날 감기 걸릴 수도 있어, 나도 그렇고. 바보 같이 감기나 걸려가지고. 근데 추운 날은 항상 그 장마가 떠오르더라. 길었던, 일주일이. W. 아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201X...
[희호연/몬짹] 처음쓰는 편지 김희호 x 이호연 #나수아비_전력_60분 #편지 희호랑 사귄지 벌써 3년째, 희호랑 사귀면서 정말 나는 행복했다. 항상 나를 배려해주는 희호덕분에 서로 싸우는 일도 없었고, 다른 커플들이 다 하는 이벤트도 해보았다. 그러다 얼마 전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