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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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 1

송진 강김

인사해라 전학생이다_태어나서 전학이란 처음 와보기도 하고 남자들만 우글거리는 교실도 또한 처음이기도 해서 무엇을 어찌할 모르고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렸다 앞자리에 앉아 가만히 쳐다보는 뿔테안경을 옆자리에서 전학생따위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공책에 무언갈 적는 그리고 뒷자리에 그리고 그리고 가만히 있는 모습에 담임선생님은 뭐하냐는듯이 어깨를 쳤다 나는 그제서야 고개를 살짝 숙이고 인사했다 이렇게 하면 되는건가 강승윤이야 안녕_고개를 살짝 숙였다가 약간 이상한 같아 어색하게 한쪽 손을 들어 흔들었다 드라마에서 것처럼 박수는 아니더라도 조금의 반가움을 기대하긴 했지만 시커먼한 남자애들은 딱히 반응이 없었다 전학왔구나 그렇구나 하고 끝인 듯한 담임선생님도 별다른 반응을 기대한건 아니었다는듯 시큰둥하게 중얼거렸다 리액션도 없어 자식들은 서울에서 전학 왔고 사고 쳐서 아니니까 괜히 시비트지 마라 알았냐_예에 역시나 돌아오는 대답들은 미적지근하다_나는 여전히 담임선생님 옆에 서서 눈동자만 굴리고 있었다 1분단을 이리저리 2분단을 이리저리 3분단을 승윤이 저기 끝자리 가서 앉으면 되겠다 다들 오늘 하루도 수업 듣고 반장 인사_떠밀려지듯 옮겨진 걸음은 담임선생님의 손끝이 가리킨 곳으로 움직였다 전의 시선이 멈춘 곳으로 아이들의 무관심 흥미로움 반의 시선을 느끼며 걸어간 자리엔 가지 시선 아무것도 담지 않은 눈을 가진 애가 앉아 있었다 따위의 전학생은 흥미롭지도 않고 그렇다고 자신의 옆자리에 앉아서 관심이 가지 않는 것도 아닌 그런 그런 강승윤이야 안녕_나는 로봇처럼 방금 전에 했던 말을 뱉었다 이번엔 어색하게 흔드는 것은 빼고 한쪽 팔로 턱을 괴고 잠시 바라보던 애는 나른히 눈을 맞춰왔다 고양이 같아 찰나에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돌아올 대답을 기다렸던 마음을 짓누르기라도 하듯 애는 미련없이 반대편 창가쪽으로 고개를 돌려버렸다_타이밍 좋게 종이 울렸고 아이들 몇몇이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다가와 말을 건넸다 고3때 전학오는 애도 있어 전학은 왔어 서울에서 이런 지방으로 전학을 오냐 크다 몇이야 공부는 잘해 등급 나와 많은 아이들이 몰린건 아니지만 다분히 소란스러웠고 좀전까지 관심없다는 눈빛을 보내던 녀석들이 이렇게 두마디씩 던져대니 더욱 어색해진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하나하나 대꾸를 시작했다 부모님 때문에 오게 됐어 180넘어 공부 그냥 그래 중간정도 아니 2등급까진 아니고 존나 시끄러워_잠시 정적이 흘렀다 맞다 쟤가 있었지 하는 아이들의 눈치_찰나였지만 눈은 분명 맑은 사슴의 눈과 같았고 하얀 피부는 빛을 혼자만 받은 것처럼 밝았다 이런 느낌은 그냥 자체였다 그러니까 이미지에서 나올 법한 대사는 아니었다는게 승윤의 생각이었지만 아이들은 잠시 애의 존재를 잊었다는듯 눈치를 보며 어설프게 말을 정리하곤 각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버렸다_살짝 몸을 일으켜 자기 할말만 하곤 다시 창가쪽으로 완전히 고개를 돌린 책상에 엎어진 애는 동그란 뒤통수만을 내게 보여줄 뿐이었다 내가 아까 맑은 눈과 방금 들은 거친 언어는 딱히 어울리지 않아서 나는 한참을 뒤통수만 쳐다보았다 좋은 머리칼은 책상위로 흐트러졌고 미동도 없다 아이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나와 작고 동그란 뒤통수를 향한 시선이 원래 성격이 까탈스러워 맞아 뭐라고 해야하지 약간 여왕님 같다고 해야되나 그게 송민호 때문이잖아 송민호가 그렇게 버릇 들인거지 뭐_같이 점심을 먹자고 다가온 3명의 무리는 급식소에 앉자마자 내가 묻지도 않은 애의 이야기를 먼저 줄줄이 읊어놓았다 나는 별다른 대꾸도 하지 않고 식판에 놓인 밥을 크게 숟가락 안으로 넣었다 우걱우걱 씹어대며 방금 들었던 말을 다시 곱씹었다 까탈 여왕님 그리고 송민호_그 애는 반에 딱히 친구는 없었다 수업 시작 전까지 내내 책상에 엎드려 있었고 수업종이 울리자 자연스레 몸을 일으켜 서랍에서 책을 꺼냈다 성의없이 급하게 적은듯한 이름 글자는 표지 구석에 작게 적혀있었고 하얗고 손가락은 주저없이 오늘 수업하는 페이지를 펼쳤다 수업 도중 중간중간마다 나는 애의 손가락을 쳐다봤다 펜을 쥐고 있는 손가락의 마디마디가 하니 튀어나온게 아니라 하고 나온 것이 밉지 않고 고운게 자꾸 시선을 가져갔다 여자애 같은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사내아이 같아보이지도 않은 애의 손가락 선생님의 말씀에 집중하고 필기하는 모양새가 제법 모범생같은데 도저히 아까의 상황은 이해되지 않았다 말썽을 피우는 같지도 않고 폭력을 쓰거나 하는 같지도 않은데 궁금함은 쌓였지만 정작 애는 전학생인 내게 조금의 관심따위도 없는 보였다 학기를 시작하고 옆자리가 비어져 있었는지 무의식 버릇처럼 필통이나 공책을 책상 위에 밀어두다가 팔에 닿자 그제서야 나를 힐끔보고 다시 자기 책상위로 물건을 가져가는 말고는 내게 이렇다할 시선도 눈길도 주지 않았다 저기 오네_입 안에 있던 밥알들을 씹었을 옆에 앉은 애가 급식소 입구 쪽을 쳐다보며 말했다 나는 바로 상체를 곧게 세우고 입구 쪽을 쳐다봤다 애다 고양이 같은 손가락이 고운 짝꿍 그리고 옆에 송민호 나는 직감적으로 전까지 애들이 말하던 이름의 주인공을 알아볼 있었다 쟤네는 사귀는거 같지 않냐 이상하긴 송민호가 쟤를 워낙 감싸야지_나를 밥을 숟가락 펐다 음식을 씹으면서도 눈은 애를 향해있었다 나란히 서서 급식을 받고 나란히 자리에 앉아 밥을 먹는 것까지 시선은 멈추지 않고 애를 쫓았다 오전 내내 다른 말도 다른 표정변화도 없던 애는 송민호 옆자리에 앉아 조잘조잘 입을 움직였다 그리고 가끔씩은 입꼬리를 올려 웃기도 했다 그대로였다 이상하긴 하다 무엇이 이상한지는 모르겠지만_김진우_나는 혼자 책상에 앉아 자리에 놓인 표지를 뚫어져라 보다가 끄트머리에 적힌 이름을 작게 소리내어 불러보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름이 애와 어울렸다 아직 5교시 수업이 시작하려면 10분이나 남았고 다른 자리도 듬성듬성 비어있었다 역시나 옆자리도 5교시 수업인 수리 책을 미리 꺼내놓은걸 보며 김진우는 되게 꼼꼼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점심을 먹고도 애들은 김진우에 대한 얘기를 멈추지 않고 해댔다 정확히 말하자면 김진우와 송민호에 대한 이야기를_송민호가 우리학교 이사장 아들이라는 것과 어울리지 않게 미술 전공이라는 사실은 살짝 흥미로웠다 여유있어 보이는 분위기는 집안 때문인건가 까무잡잡해서 운동같은걸 하게 생겨서는 미술을 하다니 나는 줄줄이 튀어나오는 송민호의 정보가 달갑지 않았다 딱히 알고 싶지는 않았지만 학교 사람들은 아는 같은 이야기라는 그만큼 상대가 이곳에서 얼마나 이슈되는 사람인가였다 아무래도 송민호는 그런 애였다 어딜가도 눈에 띄는 사람들의 중심에 있는 그런 그에 비해 김진우는 그냥 평범했다 아니지 얼굴이 평범하지 않지 나는 여전히 자리에 놓인 책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오늘 전학왔다던 애가 짝꿍이야_등 뒤에서 들리는 낮은 목소리에 깜짝 놀라 들고 있던 펜까지 놓쳤다 놀라며 고개를 돌리자 방금 전까지 머릿 속에 있던 사람이 앞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송민호는 김진우의 어깨 위에 자연스레 팔을 올리고 있었다 김진우는 송민호의 말에도 나는 관심없다는 그저 창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내게 질문은 아니지만 그저 가만히 앉아 있는 이상한 같아 대꾸했다 오늘 전학왔어 강승윤이야_강승윤이야 라는 말만 오늘 번째인지 나는 이름 말하는 기계마냥 이름을 뱉어냈다 송민호는 살짝 웃으며 김진우의 어깨 위에 올려뒀던 손을 내리고 내게 내밀었다 송민호 조금은 부자연스럽게 손을 잡았다 반갑다는 식의 악수로 보여지지만 잠시 잡혔던 손은 분명 힘이 들어가 있었다 찰나였지만 갑작스러운 힘에 손은 금방 붉어졌다 괜시리 창피하게 느껴져 바지 주머니쪽으로 손을 옮겼다 김진우의 시선이 느리게 나를 향했다 수업 시작하겠다_역시나 김진우는 내게 관심이 없다 그저 자신의 자리에 앉아 책만 자리에 앉은 김진우의 뒷통수와 뒷목을 부드럽게 두어번 문지르던 송민호는 갈게 라고 짧게 말한 그대로 교실에서 나가버렸다 손으로 김진우를 만지면서도 친절한 미소는 내게 여전히 보인채로_나는 정도의 눈치도 없는 아니었다 송민호는 자신의 옆에 앉아있는 생소한 전학생이 마음에 안들뿐이고 아무 일도 아무런 말도 없었지만 본능적으로 경계를 하고 선을 그었다 내꺼야 라고 유치하게 티내는 것처럼 그럴수록 나는 옆에 앉은 김진우가 궁금해졌다 야자 신청은 내일까지 생각해봐_네 담임선생님이 종이 장을 반으로 접고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하고 교무실을 나왔다 학교가 끝나고 담임은 나를 따로 불러 오늘 하루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적응 하냐 괴롭히는 애들은 없냐는 질문들은 너무 고리타분 했다 적응 해도 선생님이 해줄 있는 없다는 안다 담임도 혹여나 전학생이 사고를 치는 애는 아닐까 고민되었겠지만 나는 그런 쪽의 학생은 아니였다_담임이 종이를 가방 주머니에 대충 꽂아넣었다 야자는 학교에서도 안했다 학교보단 집이 집중이 되는 편이기도 하고 학교에서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있는 고문같았다 6시가 되어가는 시간이지만 3월 말의 해는 짧았다 어두운 복도를 터덜터덜 걸었다_본관 건물에서 나와 두어걸음 정도 옮겼을 별관 건물 2층에 불이 켜져 있는 교실을 발견했다 지금 시간 별관엔 학생들이 쓰는 교실은 없다 컴퓨터실이나 음악실 미술실 같은게 있다고만 들었는데 아무 생각없이 켜진 별관 교실을 바라보다가 하고 밖으로 소리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나는 망설임없이 학교 정문으로 향하던 방향을 틀어 별관으로 들어섰다_복도는 고요했다 중앙계단에만 불이 들어와 대체적으로 어두웠고 2층 복도 끝에 교실에서만 나오는 불빛을 따라 조심히 걸음을 옮겼다 불빛이 새어나오는 교실이 가까워질수록 미술실 3 이라 적힌 팻말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운동화 소리까지 줄이며 걸었다 고요한 복도가 내게 소리를 내면 라고 말하는 같았다_미술실 문은 닫혀있었다 조용한 교실에선 이따금씩 하는 책상 부딪히는 소리만 들려왔다 앞에서 잠시 멈추어 서있었다 역시 괜한 호기심이었다 이곳에서 그림을 그리는 송민호와 옆에 있을 김진우라도 기대한건가 점심시간에 들은 때문에 저절로 발이 움직인 뿐이었다 무언가를 바란것도 기대한것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상황에서 문을 열고 안에 있을 누군가를 확인 하는 것도 이상하겠지 맞아 이상하지 민호야_다시 별관을 벗어나기 위해 발자국을 내딛는 순간 조용했던 침묵이 깨졌다 그리고 다음엔 다시 소리_상상력은 생각보다 꽤나 빠르게 머릿 속에 펼쳐지고 정리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몸뚱이는 머릿 속의 상상을 확인 하기 위해 꽤나 대담하고 솔직하기도 하고 나는 전보다 조용하고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미술실 문을 지나 복도쪽 창문으로 걸음 걸음 사이에 숨이 넘어갈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_복도쪽 창문은 불투명한 시트지로 가려져 있었다 그리고 작게 손바닥 만큼 뜯겨진 시트지 사이로 유리창이 보였다 나는 도둑고양이처럼 무릎을 굽히고 상체를 숙였다 보면 것을 훔쳐보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마치 범죄를 저지르는 기분이었다 나는 눈을 비볐다 훔쳐보는 모양새를 누군가가 본다면 추접스럽겠다_밝은 미술실 여러 개의 이젤과 의자 바닥에 나뒹구는 붓들과 미술 도구들 그리고 송민호의 단단한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김진우의 것이 확실한 하얀 발_씨발_속으로 욕을 뱉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점심시간에 애들이 떠들던 것들과 지금 앞에 펼쳐진 상황이 전부 이상했다_송민호의 허리짓에 책상이 밀릴때마다 하는 소리가 났다 김진우의 다리 하나는 송민호의 허리에 감싸져 있었고 하나는 어깨에 걸쳐져 힘없이 흔들거리고 있었다 하늘하늘 거리는 하얀 발목이 마치 춤을 추는 것만 같았다 송민호의 움직임에 그리고 송민호가 움직일때마다 살짝씩 보였다 보였다 하는 김진우가 신기루 같았다 보이는 시야는 작고 김진우는 멀었기에 더욱 신기루같이 느껴졌다 아까처럼 김진우의 소리가 복도에도 들릴정도로 튀어나오자 송민호는 신경질적으로 손가락 개를 김진우의 속에 쑤셔넣어버렸다 김진우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헐떡이면서도 손을 부여잡고 핥아대는 모습이 아기고양이라도 마냥 간절해보였다_숨을 꼴깍 삼켰다 여기서 이걸 훔쳐보고 있는건가 자신을 이해하기엔 늦은 상태였다 가방을 끝에 힘이 들어갔다_띠리링 띠리링_아 씨발 좆됐다 아까 교무실에서 나오자마자 진동을 풀어놓은 것을 후회했다 급하게 숙이고 있던 몸을 일으켜 바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지만 다급한 나를 비웃듯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사이에도 핸드폰은 요란하게 울리고 있었다 씨발 씨발 씨발_더는 미술실 안을 훔쳐볼 없었다 나는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을 쥐고 그대로 뛰었다 급하게 뛰는 바람에 몸이 앞으로 쏠려 넘어질 했지만 뒤돌아 보지 않고 뛰었고 별관을 벗어나고 학교까지 벗어났다 교문을 지나서도 분간을 뛰고 나서야 나는 그제서야 발을 멈추고 끝까지 차오르는 숨을 뱉어냈다 씨발_이미 어느정도 멀어진 학교 였지만 여전히 뒤는 돌아보지 못했다 뒤를 돌면 송민호와 김진우가 나란히 서있을 것만 같았다 나를 비웃겠지 씨발 뭔진 모르겠지만 존나 쪽팔렸다 나를 봤을까 봤겠지 창피하다 진짜 남의 섹스 훔쳐보다가 도망치는 꼴이라니_곧바로 집에 돌아와 씻고 누웠다 저녁 생각도 들지 않았다 아까 전화했었던 엄마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늦는 다는 엄마는 오늘 전학 학교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았지만 시큰둥은 커녕 짜증까지 섞인 대답에 그저 저녁먹고 쉬라는 말만 하곤 전화를 끊었다 아직 저녁 8시도 되지 않았지만 방에 불을 끄고 누웠다_눈을 감자 아까 보았던 둘이 생생하게 앞에 그려졌다 눈을 감으면 나는 다시 복도 였고 작게 시트지가 뜯어진 구멍으로 미술실 안의 둘을 훔쳐보고 있었다 셔츠만 입고 있던 송민호의 등은 다부졌고 아랫도리가 벗겨진 상태인 김진우와는 달리 송민호는 바지도 살짝만 내린채였다 그리고 김진우의 하얀 발가락 발등 발뒤꿈치 발목 그리고 종아리까지 하늘하늘 춤을 추던 하얀 다리가 앞에 가까이 다가왔다_난 침대에 누워 자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