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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31 작성 밤이 깊어지자, 머릿속엔 혼란이 앞섰다. 비단 헝거게임 때문만은 아니었다. 전야제 도중에 끌려간 멘토 길렌의 일과, 자신들의 게임을 축하하는 불꽃놀이, 그리고 자신의 경기를 시청할, 어머니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낸 탓이었다.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한다면 거짓이었다. 제 어머니 앞에선 의연한 척, 괜찮은 척 하였지만 아직 열일곱이 아니...
*어둑시니와 관련된 내용은 사람이랑 눈 마주쳤을 때 사람이 두려워하면 몸집 커지는 것 뿐입니다. 그 이외에는 멋대로 추가 설정... *몸집 커지는 것 때문에 요괴들이 배척 안 받는 시기에도 미움받는다는 설정입니다..... 늘 어둠에 숨어사는 요괴가 하나 있었다. 다른 강한 요괴들이 보면 한심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어리석은, 그리고 조금은 특이한 요괴였다. 그...
2015.08.23 작성 헤이븐은 안전하기만 한 곳이 아니었다. 다른 이들에게는 어떨지 모르지만 적어도 그에게는. 루이스는 낮게 한숨을 내쉬며, 미간을 찌푸렸다. 잘난 놈들은 모르겠지,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건. 약간의 욕지거리와 함께, 그는 건물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보고는 어두운 골목 사이로 들어갔다. 아버지가 없는 그로서는,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대...
오늘도 히후미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히후미가 무단으로 결석한 횟수가 벌써 이틀이다. 담임 선생님은 히후미의 결석을 알리는 반장의 말에도 무덤덤하게 조회를 계속했다. 히후미의 부모님에게서 결석의 이유를 들었거나, 혹은 히후미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늘 밝고 건강한 친구였던 히후미의 결석에 오늘도 반은 떠들썩했다. 친하지도 않은 친구들이 나에게 ...
엘리노어는 잠에서 깨어났다. 은은한 달빛에 섞인 벌레소리가 고요한 방 안을 메우고 있었다. 밖은 아직 어두웠다. 아직 아침이 되기까진 꽤 많은 시간이 남아있었다. 엘리노어는 잠을 자느라 엉망으로 엉킨 긴 금발을 손으로 대충 빗어 내렸다. 여름밤은 덥고, 습기찼다. 동거인이 불의 능력자라 해서 더위에 익숙해지는 건 아니었다. 10여 년을 그녀와 함께 살아왔지...
“종대야.”“어, 왔어.” 드륵. 쇠 의자가 바닥을 긁는 소리에 책을 읽던 종대가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한동안 백현의 얼굴을 쳐다보던 종대가 반쯤 펼쳐있던 책을 덮어 테이블 위에 올려둔다.“오랜만에 얼굴 보니까 살 거 같다. 뭐하고 있었어?” 백현이 테이블에 쓰러지듯 몸을 맡기며 팔에 기댄 고개를 비스듬히 들어올렸다. 뭐, 그냥…. 종대가 말끝을 흐리며 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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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나의 부모님은 달이 뜨고 나서도 한참이 지나야 동네 놀이터로 와 나의 이름을 불렀다. 화평아-아무도 없는 텅 빈 밤의 놀이터는 나에게 항상 비어있는 낮의 집과 같았다. 무섭지 않았다. 하지만 외로웠다.일주일 내내 폭우가 쏟아지고 겨우 구름이 걷힌 날이었다.거세게 퍼붓던 비가 놀이터의 흙바닥에 커다란 구멍을 만들어 냈다.아무도 밟지 않은 물웅덩이는 모래들...
눈밭은 유독 어머니와 잘 어울렸다. 그 길고 하얀 머리카락 덕분인지, 아니면 따뜻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잿빛의 눈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어머니가 하얀 눈밭에 서있을 때면 마치 한 폭의 그림같이 느껴졌다. 멍하니 어머니를 바라볼치면 어머니는 자신에게 손짓을 해서는 옆으로 오게 했다. 손을 내밀어볼래? 그렇게 말한 어머니를 향해 손을 내밀면 어머니는 작은 ...
Prologue 그 밤 우리는 소리를 잃은 자들처럼 앞만을 보며 걸었다. 예정에 없던 함박눈이 거리를 덮던 날이었다. 가로수마다 방울 같은 금빛이 동그랗게 매달려 있었다. 짙은 녹색의 전깃줄이 뱀처럼 흉물스러웠지만 옹기종기 모인 전구들에 가리어 특히 눈에 띄진 않았다. 마른 잎 모두 떨어져 헐벗은 가지 위로 손톱만한 빛들이 새싹처럼 도드라졌다. 그 작은 유...
잘 보렴, 데미안.데미안은 자신의 어머니의 말씀에 따라 고개를 들어 스크린을 보았다. 그곳엔 고담의 밤을 가르는 다크 나이트와 그 옆을 쫓아 도시를 뛰어넘는 작은 울새를 비추었다. 활발하게 뛰어다니고, 배트맨의 옆에서 적을 거칠게 제압하는 작은 로빈. 그 로빈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데미안에게 그녀는 입을 열었다.저 아이보다 너가 더 아버지에게 잘 맞는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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