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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봄, 매서운 겨울은 벗어났지만 아직 바깥은 제법 쌀쌀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리고 딱 그만큼의 건조한 온도의 웃음으로 시노부가 최소한의 예의를 차리며 상대를 대했다. 하나같이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는 상대 탓이었다. 제 입으로 부탁했던 주제에 망설이다가도 결국 언니가 골라준 옷을 입고 온 시노부가 씁쓸한 기분에 코트의 소맷자락을 만지작 거렸다. 그냥 언니가...
"오랜만이다 야? 전화는 오랜만이지." "어. 잘 지내지? 목소리는 진짜 오랜만이네. 언제 술 한번 먹어야 하는데. 영 상황도 안 좋고." "진짜 언제 만나냐." "안정화가 되야지..." 기분 좋은 태형의 저음은 한껏 날 서 있던 여주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한참동안 직접적인 연락이 없었지만 그닥 어색함이나 위화감이 들지 않음에 반갑기도 하고. 가끔씩 주고받...
햇빛이 강하게 비치는 아침, 민현은 속을 붙잡은 채 누워있었다. 자신의 뺨을 찰싹 때리는 손길이 거칠었다. 손이 거친 걸 보니 종현이 아닌걸 확신한 민현이 욕을 뱉으며 일어났다. 성우였다. "뒤질래?" "아니. 와서 밥이나 먹어라." "야. 너 이 집으로 시집오게? 트럭짐칸에 탄다고 하지를 않나. 술을 덥썩 받아먹지를 않나." "응." 장난으로 묻는 대답에...
"들어오세요." 문 너머로 낮은 목소리가 들리자 문고리를 잡아돌려 밀었다. 조심스럽게 들어갔다고 생각하는데도 쇠는 특유의 가느다란 소음을 만들어내며 교수실 안을 울렸다. 빼곡한 양의 글씨로 채워져있는 논문에 집중하던 얼굴이 들리고 소음을 만든 대상을 확인하자 만면에 환한 미소가 퍼졌다. 앉아요. 커피 줄까요? "괜찮습니다." 웃으며 가볍게 손사래를 치는 지...
Before Sunrise 해가 뜨기 전까지만 곁에 있어 줘 Episode. 16 처음부터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을 작정이었다. 태형의 두 눈에, 그 시선 속에 자리 잡은 석진이 처음의 그때와 겹쳐진다. 태형은 여전히 입가에 은은한 미소를 머금은 채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단상에서 한 걸음 발을 내디뎠다. "우리 사실 만난 적 있는 거 알아요? 나는...
https://www.youtube.com/watch?v=x7l0kLFN6Oc 10cm-스토커 를 들으면서 봐주세요! 나 사실 정재현 좋아해 남자를 좋아해서 놀란 게 아니다. 김도영이 처음 누군가를 좋아했다는 사실에 놀란 것, 김도영을 몇 년 동안 봐온 친구들은 김도영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게 처음이라 놀란 것이다. 며칠 전부터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히죽...
수능 100일이 깨지면 더 불안해지고 진짜로 실감이 나게 되는 것 같아요. 근데 저는 그당시에 애초에 수능을 볼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부터가 시급했던 지라 100일이 깨지고 20일이
분노는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만들지. 그러니 감정이 앞서는 일은 없어야만 해. 찰나의 감정이 일으킨 파도에 나를 떠밀어 그곳에 갇히는 일은 없어야만 한다고. 속이 뒤집히고 가슴이 타올라도 앞을 보며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되지.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여. 쓰린 속을 달래줄 만한 생각을 해. 뭣 같은 조건, 뭣 같은 상황이 선사하는 뭣 같은 기분을 두 번 다시 ...
※ 퇴고 X ※ 캐붕, 원작날조 O 어― 그러니까 십 대의 나, 키리시마 에이지로는 지독한 짝사랑 중이었다. 언제부터였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랬다. 유난히 아침 잠이 많아 알람 하나로는 일어날 수 없는 내가, 알람을 열댓 개씩이라도 맞춰서 남들 보다 등교 시간이 이른 그와 등교를 같이하고, 오후에는 학교에서 기숙사로 가는 짧은 길이지만, 그와 같이 하교하기...
Before Sunrise 해가 뜨기 전까지만 곁에 있어 줘 Episode. 15 "조금은 갑작스러울 수도 있지만 다음 주부터 기말시험을 볼 예정입니다." 웅성대던 강의실이 일순간 찬물을 끼얹은 듯 침묵에 휩싸인다. 중간고사가 끝난 게 바로 2주 전의 일이다. 학과마다 강의가 다르다 보니 겨우 저번 주에 시험이 끝난 학생도 있었다. 물론 기말시험을 한 번만...
짝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을 듣는 일은, 그날의 기분을 최악으로 만드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천유명은 확실하게 그렇게 말할 수 있었다. [요새 아내가 운동을 시작했는데, 열심히 하는 거 보면 귀엽다니까.] [그래서 나도 같이 운동을 시작하려다가 허리가 나갈 뻔 했는데… 그래도 운동이 이렇게 재밌는 건 줄은 몰랐어.] 유명의...
“준비된 멤버 순서대로 올라오세요!” 무대 아래에서 남은 멤버를 기다리다가 코디 누나가 손질해주는 앞머리를 정돈 받고 있었다. 자꾸 가라앉는 기분에 뒤늦게 애들이 시키는 대로 올라오는 정국에게 장난을 걸었다. 그러다 툭 한 대씩 주고받으니 상황이 웃겨서 웃음이 터졌다. 그러고 있는 와중에 올라오라는 말에 한쪽에서 마저 장난을 치던 정국 태형 지민이 여전히 ...
*덴시치를 좋아하는 모브 후배가 나옴. 찐 모브라서 큰 역할 안 함.*작법위 부장은 덴시치.헤이다유는 덴시치가 화가 빨리 풀릴 줄 알았지만 풀릴 기미도 없고 전과는 너무 다른 태도에 점점 기분이 안 좋아지는 걸 느껴. 그런 상황에 편입한 후배가 덴시치를 좋아한다는 말을 듣는데 그 상황에 덴시치가 볼을 붉히면서 설레는 모습, 자기를 걱정하는 모습, 화들짝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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