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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천시워터파크 님, 북마녀 님
생각해보면, 아는 것 하나 없는 사람이었다. 어디서 태어났는지도 몰랐고 부모님도 몰랐다. 그의 생일도 몰랐고 원래 나이나 이름도 알지 못했다. 신분증을 구경하는 흔한 장난 하나 하지 않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이상했지만, 그때는 그래도 됐다. 이름을 아는 게 뭐가 중요하겠는가. 나이가 몇이든 그게 뭐가 중요하겠는가. 함께 있는 시간과 알아간 세월이...
캘트족들이 말하기를 사람이 죽어도 그 영혼은 일 년간 타인의 몸에 있다가 내세로 간다. 사람의 영혼은 캘트족들의 한 해 마지막 날인 10월 31일, 앞으로 1년간 자신이 기거할 몸을 찾아다닌다. 캘트족들은 이를 쫓아내기 위해 집안을 차갑게 하고 귀신의 분장을 했다. 이것이 할로윈의 기원이다. 그러니까, 할로윈은 죽은 자들을 볼 수 있는 날이라더라. 클럽 개...
언젠가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게 언제였는지, 그런 것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때 들은 말은 정확하게 기억이 난다. 사실 왜 저가 이런 것을 기억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까, 망자를 데리러 오는 사자의 얼굴은 생전 가장 그리웠던 이의 얼굴을 하고 있다고. “안녕.” 김주노는 헛웃음을 지었다. 짐작이라도 했냐고? 아니. 살아...
"형." "아니, 저리 꺼져." "형, 진짜 10분만. 아니, 5분이면 돼. 응?" "야, 렉스야! 알렉스! 빨리! 야! 어디 있어! 야!" "아, 형 제발." 이러기를 열흘 째다. 딱 10일. 이재현이 김주노와 독대를 피한지 어언 240시간이 흘렀다. 알렉스는 마담의 부름에 헐레벌떡 달려왔다가 상황을 대충 눈치 채고는 깊게 한숨을 쉬며 질린다는 표정을 했...
이재현은 자존심이 강했다. 너무 강했던 나머지 작은 충격과 압박에도 금세 부러지기 마련이어서 종래에는 자존심이 짓밟히기 전에 미리 굽히는 방법부터 익혔다. 제 머리에 술을 부으며 앞섶을 짓밟던 대기업 부사장에게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더 부어주세요, 술 말고 사장님 걸로요, 따위의 아부를 간드러지게 뱉어도 더 이상 자괴감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단 하나, 이재...
"그래서. 요즘도 꽃을 뱉어?" 잘 다듬어진 손톱마다 조그만 큐빅이 올라앉았다. 매일 네일샵까지 걸음하는 일은 번거롭다고, 애교섞인 투정을 속삭인 그녀를 위해 애인이 직접 골라왔다. 심드렁한 물음을 던진 지원은 탑코트를 다시 덧바르기 시작했다. 오른쪽 새끼손가락까지 꼼꼼히 바르고 나서야 고개를 들었다. 주노는 멀거니 창밖만 응시하고 있었다. 도심의 야경이 ...
알파카 님, UPGRADE 님
“형. 혀엉.” 칭얼거리는 목소리에 새벽까지 과제를 하다 잠든 재현이 번쩍 눈을 떴다. 재현은 빛처럼 일어나 곁에 둔 전기 파리채를 들었다. “이 씨부갈 바퀴벌레 개새끼, 내가 오늘 너 죽인다.” “아니, 바퀴벌레 말고….” 씩씩대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재현이 느리게 고개를 돌렸다. 주노가 울쌍을 짓고 있었다. 왜 울어, 씨발. 미인의 눈물은 사나이 가슴을...
"야 이승우." 또 지랄이네. 승우는 화를 꾹 눌러참듯 눈을 꽉 감았다 뜨며 있는 힘껏 펜을 쥐었다. 어제도 저 하등 도움 안 되는 놈 하소연을 들어주느라 숙제가 밀렸는데, 오늘도 휘말리면 정말 밤을 새야 할 판이었다. 승우는 재빨리 귀에 이어폰을 꽂고 수학문제에 집중했다. "승우야아." "......" "야, 넌 공부 안 해도 50점은 넘잖아. 뭘 또 공...
사람들은 이재현을 개츠비의 왕이라 말했다.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성격을 가진 왕은 모든 걸 제 입에 맞췄다. 그는 난폭했고 사나웠으며 그 누구보다 예민했다. 사실 이재현은 그걸 제 탓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태어날 때부터 악한 놈은 있어도 태어날 때부터 뒤틀린 놈이 몇이나 있겠나. 이재현은 제 처음이 평범했다고 회고했다. 그 말이 맞다. 이재현은 분명 처음엔...
그저께부터 재현이 좀 이상했다. 주노는 턱을 괸 채 재현의 궤적을 눈으로 쫓았다. 부엌에 들러 냉수 한 잔. 켜지도 않은 티비 앞에 앉아 핸드폰을 두드리다가―필시 김 사장이나 이 사장, 하여튼 이재현의 욕을 비료처럼 처먹고 자라는 수많은 사장들 중에 하나일 것이다―짜증내며 탁자 다리를 걷어차길 두어 번. 이 씨발롬은 왜 또 배 째라 이 지랄이야. 왜 사람 ...
멀리서, 계단을 걸어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지만 김주노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저 손 안에 거머쥔 라이터만 딸각. 뚜껑을 열어봤자 불꽃은 타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미련이 남는다는 듯이, 다시 딸각. "오랜만이네요, 주노 형." 겹겹이 쌓인 그림자를 젖히며 승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풀 꺾인 햇살이 날아와 그의 어깨에 사붓 내려앉았다. 이승우는 각 잡힌 고급...
용을 잡으러 가기로 했다. 절반은 충동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필요에 의한 지극히 이성적인 결정이었다. "돈이 없어." 그 심란한 웅얼거림을 분명 들었을 터인데. 윤은 꼬깃꼬깃 종이만 구겨다가 창 밖에 내던져버렸다. 모르긴 몰라도, 저 창 아래편에는 꽃 대신 잉크와 종이가 쑥부쟁이처럼 엉겨 자라나고 있을 것이다. 기껏 뱉은 말이 묵살당한 김주노는 허리춤에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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