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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요정님은 특수부대원이 됐습니다. 총을 잡은 요정의 모습을 상상하기만 했는데도 웃음이 나왔습니다. 실상은 요정이라고 부를 수 없는 거인 같은 남자인데도 말이에요. "목도리는 답답한데." "감기에 걸려서 나를 고생시키는 것보다야 낫지 않겠어?" 특수부대에 들어가도 변한 건 없습니다. 요정님은 누구보다 차가운 말을 하면서 누구보다 따뜻하게 행...
아침부터 울리는 초인종 소리, 난 어지러움에 신음하며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났다. 이 시간에 누구지. 집 정리 해주시는 분께서 올 시간은 아니었다. 핸드폰에는 부재중 전화와 연락이 남겨져있었다. 종석 씨 였다. 종석 씨가 온 걸까. 현관으로 나가 문을 열었다. "전화는 왜 안 받아." "미안해요. 자고 있었어요." "…수상한 사람 주변에 없었고?" "없어요....
그래, 나랑 비밀 하나 만들래? 그래, 운명의 아이야. 너는 항상 그렇게 순박하게 웃음을 지었잖아. 그래, 항상 이상한 것을 달고 다녔던 그 아이야. 네가 죽고 나서, 네 뒤꽁무늬만 쫓아다니며 목걸이나 반지 하나 못 껴본 사람한테 귀걸이를 남겼잖아. 나는 귀를 한 번도 뚫어본 적 없는데 말이야. 정말이지 넌... 언제쯤 나의 운명에서 벗어나줄까? 난 매일 ...
맞다, 오늘 언니랑 학원 끝나고 나가는 길에 횡단보도 맞은 편에서 어떤 도로정비? 경찰 세분이 계신 걸 봤는데, 그 중 두 분이 욕설과 함께 싸우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와중에 우리는 대각선 방향에 반투명 우산을 쓰고 검은 나시를 입은, 뒷머리가 길어 뒤로 넘긴 남성 분이 멋져서 계속 쳐다봤던 게 기억이 났다. 201번 버스를 타려고 보도...
8.6 재발행 | 스가와라 코우시 | 고요한 방엔 연필이 닳는 소리만이 가득했다. 평소보다 더 조용한 카게야마에 스가와라는 하얀 그의 손을 잠시 바라보았다. 3학년, 졸업을 앞둔 스가와라는 카게야마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다섯달을 연인이라는 이름으로 보냈다. 조금은 바보 같은 카게야마에게 진지한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까지 고되었던 길을 생각하며 카게야마...
휴르르 님, 요정 님
영원이라는 단어는 내겐 너무 가벼웠다. 널 향한 감정을 이 두 글자로 수식하기엔 영원은 너무 약했고, 이젠 너무 흔했다. 사랑이란건 내게 늘 아이러니했다. 영원할 것 같기에 영원을 말하면 그 끝이 항상 내 손 끝을 스쳤기에. 앞날이 그려졌기에 미래를 말하면 그 순간 과거의 색으로 바래가는 현재가 놓였기에. 그 상대가 부모일 때도, 친구일 때도, 연인일 때도...
사실 내일이라도 당장 지구가 멸망했으면 싶다가도 금방 괜찮아져. 근데 그러다가 인간은 왜 사는 걸까 궁금해하고는 잊어버려. 먹고 살기 급급한 삶에 지치다가 조금만 놀면 또 괜찮아지고, 혼자 살다 뒤지고 싶다가도 평생의 반려자를 꿈꿔. 어느 날은 지독하게 괴로웠다가 또 괜찮아져. 이게 맞는 거야?
2편짜리 짧은 글입니다 고스트가 성인이 되자마자 입대했다는 설정드림주의 짝사랑 묘사가 대부분 ✦ ••••••• 사건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났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리고, 내 세상은 온통 어둠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리고 가족의 비명이 차례차례 들려왔습니다. 처음에는 가장 먼 차고에서, 다음에는 거실에서, 그다음에는 바로 옆방에서. 나는 점...
아, 하하, 하하, 하하하하하하……. 이어지던 웃음소리는 이내 막힌 듯한 숨소리로 변한다. 토해내고 싶은 것이 있는 듯 거칠던 호흡은 이내 목을 긁는 신음이 되고, 탄식이 되더니, 목 졸려 죽을 사람처럼 색색거리는 소리가 난다. 정말로 아주, 아주 오랜만에,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나온다. 아무렇게나 놓아둔 빈 와인병도, 손끝으로 쥐어뜯을 듯 붙잡은 침...
왁자지껄한 술집의 분위기는, 이미 취객들로 붐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각종 요리 냄새와 취객들의 목소리가 한데 뒤엉켜 큰 소리를 내지 않으면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들리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 틈에서 정환은 멍하니 술잔에 담긴 술을 보느라 미처 듣지 못한 준섭의 질문을 뒤늦게 깨닫고 미안, 다시 한번 말해줄래? 하고 묻자 맞은 편에 앉아 단정한 얼굴로 ...
Love is beautiful chaos. ; 사랑은 아름다운 혼돈이다. 두 번의 생을 돌아서 다시 만난 연인이어서 그랬을까, 첫 만남을 기점으로 둘은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갔다. 첫 번째 생에선 바보같이 스스로 놓아버렸고, 두 번째 생에선 꺼내는 것조차 하지 못하고 끝나버린 마음을 이제야 꺼내 본 준호는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했다. 이 행복이 사라져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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