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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천시워터파크 님, 북마녀 님
똑, 똑, 똑 노크 소리가 울리고 대답하기도 전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적막을 깨고 발소리가 들리고, 흘러 가는 시간을 잊기 위해 쳐 놓은 커튼이 열렸다. 연구를 방해 받는 일은 늘 달갑지 않지만, 사실 이 순간은 린하르트가 가장 기다리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미 눈은 읽기를 멈추고, 손은 쓰기를 멈추었지만 린하르트는 일부러 고개를 들지 않았...
"이 머리 끈이요? 누구에게 받은 것 같은데, 그게 누구였는지 까먹었어요." 이 말을 하며 린하르트는 흠칫, 놀랐지만 이내 표정을 감췄다. 왜 자신이 그런 말을 한지 알 수 없었다. 그냥 저도 모르게 툭, 내뱉어버린 말이었다. 선생님께, 처음으로 한 거짓말이었다. 아니, 엄밀히 말해 거짓말은 아니었다. 이 말을 내뱉기 전까지만 해도 그 날의 일을 떠올린 적...
린하르트는 최근 자신의 주변에서 무언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다만, 알 수 없는 건 어쩌다가 이런 일이 생겼느냐에 관한 것이었다. 톡, 톡, 톡.... 신경질적으로 펜으로 애꿎은 종이만 괴롭히던 린하르트는 새 종이를 꺼내어 최근 있었던 이상한 일들을 적어보기 시작했다. - 아침에 페르디난트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게 모든 일...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났는지, 며칠이 지났는지 일일이 세어보지는 않았다.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는 것 정도만 겨우 알고 있었다. 대충 어림잡아 한 일주일 정도가 아닐까 싶다. 아주 느리게, 혹은 빠르게 흘러가는 그 시간동안 크롬은 아주 잠깐이라도, 혹시나 아주 찰나의 순간이라도 좋으니 그 아이와 스칠 수 있을까 싶어 매일마다 몰래 외출을 감행했다. 한 번은 ...
나라도, 집안도, 친구들도 전부 등지고 검 한 자루만 쥔 채 이 곳에 서있다. 그 선택은 지금까지도 후회한 적이 없다. 되돌아보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아드라스테아는 퍼거스와 달리 기후가 온화해, 겨울 날에도 눈 대신 빗방울이 창가를 두드리는 날이 잦았다. 눈을 감아도 커튼 너머로 쏴아아- 나직하게 울려퍼지는 일정한 박자에는 묘한 우울감이 깃들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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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간간이 복도를 밝힌 불빛만 너울거릴 뿐, 사람이 거니는 흔적을 찾기는 어려운 어두운 왕성은 고요하다 못해 음산하게 느껴질 정도다. 짙게 가라앉은 그 공기를 뚫고서 단 두 사람이 발걸음을 맞춰 넓은 복도를 조용히 걷고 있었다.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면서도 연인임을 보여주듯 손을 꼭 마주 잡고 있는 뒷모습을 따라 하얀 달빛에 반사된 선명한 그림자가 ...
현생 사느라 늦었습니다! 뒤늦게나마 금사슴반 루트 플레이 기록을 백업합니다. 1. 이 감상을 쓰게 된 동기 게임을 소매넣기 당했습니다. (T님 감사합니다.) 금사슴반 루트가 세이로스교 루트랑 거의 같다고 해서 4회차를 플레이할지는 모르겠습니다. 2. 본 글의 특징 본 포스트는 실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실시간으로 적은 트위터 감상 타래를 복붙한 것입니다. 따...
클로드와 벨레스 간에 사랑이 싹텄다는 사실 자체는 통념에 가까웠지만, 관계의 깊이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포드라 전역에 태풍 같은 소문이 돌았다. 틈만 나면 형제라 불러 젖혔으니… 그 사랑은 아마…. 같이 있는 모습을 통 볼 수 없어… 명시적인. 보통 사람들이 인식하는 사랑이란 따분한 형식에 매여 있기 마련이다. 클로드는 그조차 불만스럽고 자유분방한 게 좋...
조성진 - Liszt : Liebestraum No.3 Oh Lieb, so lang du lieben kannst (리스트 : 사랑의 꿈 No.3 사랑할 수 있을 한 사랑하라) 이 노래 들으면서 읽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몰래 넣어두고 갑니다:)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다 새까만 하늘을 올려다본다. 오늘도 어김없이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
약속된 시간이 가까워지자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하는 연회장을 바라보며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무도회를 찾았음을 실감한다.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달콤한 음식들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화려하게 꾸민 사람들 틈에서 크롬은, 괜히 애꿎은 옷소매만 만지작거리며 멍하니 발끝을 바라보고 있었다. 홀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 익숙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오늘 같은 날은 묘...
서서히 저물어가는 금귤빛 햇살이 창가를 따라 길게 늘어지며 하얀색으로 가득한 우아한 방을 가득 메운다. 해가 길어진 여름에 밤은 항상 발걸음이 느렸다. 늦은 시간까지 해가 맑게 빛나며 세상을 밝히는 여름이 싫을 때도 있었다. 특유의 초록빛 싱그러움은 좋았지만, 너무나도 더웠으니까. 그래서 해가 지고 달이 뜨는 밤이 좋았다. 조금이나마 시원해진 바람에 머릿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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