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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바나 님, 직업인 A 님
오늘도 참새소리에 눈을 뜨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퀴퀴한 벽지냄새, 불 꺼진 방, 차가운 공기 30만원짜리 작은 8평 원룸 이 모든 단어는 그래 내가 사는 곳을 지칭하는것이었다 주방으로 갔다 어제와 같이 또 밥을 하고 먹었다 변하는게 있긴 할까 수천수백번를 반복한 생각 어차피 생각해봤자 오늘도 달라질건 없다 가방을 챙기고 방을 나서려다 이내 그만둔다 컴퓨터를 ...
한적한 카페다. 다들 바쁜 시간인지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곳임에도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시골 가게에서 듣기는 힘든 최근 노래가 연약하게 울려퍼졌고, 어느정도 깔끔한 인테리어가 안을 장식했다. 통유리로 둘러싸인 주변 너머는 바삐 지나가는 이들을 비췄다. 서함이 반년만에 올라온 도시였다. 그 반년간 살던 집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평일 낮이면 어김없...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눅눅한 듯 시원한 여름의 밤바람이 넉넉한 티셔츠 사이를 누비다 흩어졌다. 두준은 모래 위로 잘게 부서지며 제 발 끝에 아슬히 닿지 못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파도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동떨어진 섬의 밤바다를 비치는 유일한 등대가 어두컴컴한 바다를 조금이라도 밝혀 보겠다며 번쩍번쩍 빛나고 있었다. 두준은 그 모습이 꼭 제 마음과 같다...
다정함은 경계를 허물기 좋은 방법이다. 친절한 미소로 친절한 행동을 하며, 다정히 다가오면 재찬은 언제나 그 접근을 막아서지 못했다. 부모님의 사랑은 넘치도록 받고 자랐는데 어째서인지, 왜 때문인지. 설명해보려 해봤자 본인도 잘, 몰랐다. 뭐라 정의내릴 수 없었다. 단지 제게 잘해주는 이에게 약한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각박한 세상에서 친절에 쉽게 무너...
"와, 이거 진짜 맛있다.." "그렇죠? 아마 직접 키우셨을 거예요." 재찬이 양손으로 고구마 하나를 잡고 한 입 베어먹으며 감탄했다.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는 심정이 뭔지 알 것 같았다. 오물, 씹는 도중 나오는 눈빛이 반짝거리는 게 느껴질 정도라 서함은 살풋 웃었다. 시골 사는 분들은 대부분 농사를 짓는데 품목엔 당연히 고구마도 있었다. 직접 캐서 찐...
옛날 옛적에, 흥부 형준이와 놀부가 있었는데, 놀부가 흥부를 쫓아내서! 흥부는 어찌저찌 잘 살고 있다가, 다리 다친 참새를 치료해 주었고, 참새는 날아갔다가 은혜라도 갚겠다는 듯 박씨를 물어다 주었다. 그래서, 그 박씨에서 나왔단다. 내 눈앞에 있는 박슬기 씨가. 그래, 처음 만났을 때가 언제였더라. 언제였지? 내가, 씁, 아. 이어폰 끼고 길 걸어가다가 ...
팬·구독자와 소통하고 홍보하는 6가지 노하우
재찬은 불만이 많았다. 아무리 제 혼현 조절이 불규칙하여 센터에 들어온 거라고 해도 센터는 너무나도 갑갑했다. 가을의 들판을 좀 날고 싶은데 곡식 훔쳐먹으러 온 진짜 동물이라고 오해받을 수 있다며 외출이 막혀 더욱 심했다. 결국 해가 이제 막 뜨는 새벽녘, 우연히 혼현이 나타난 틈을 타 재찬은 센터를 빠져나왔다. 어차피 여기 들어오기 1년 전에는 단란한 참...
탁! 쨍그랑! 프랜이 신경질적으로 쟁반 위에 머그컵과 수저를 내려놓는다. 머그컵에는 굵고 빨간 글씨로 “내 집, 내 규칙, 내 커피!”라고 써져 있다. 쟁반 위에는 바삭바삭하게 구워진 크루아상, 블랙베리 그리고 산딸기가 담겨 있다. 양손으로 쟁반을 든 프랜이 긴 복도를 횡단하기 시작한다. 어두운 복도를 따라 할로윈에 수확한 호박 빛깔의 전등이 켜져 있다. ...
일을 관두고 시골로 내려온지도 벌써 6개월째였다. 어렸을 때부터 원하던 일이었고 나름 만족하며 살았지만, 1년 전 있던 모종의 사건까지 이겨낼 만한 의지는 아니었다. 서함에게 진단 받기 위해 아픈 동물들을 데리고 먼 걸음한 손님들이 꽤 많았으나, 그 모든 걸 뒤로하고 서함은 시골행을 택했다. 마음을 안정시키려는 목적이 대부분이었고 동시에 밤낮없는 업무로 급...
(*본 글에는 유혈 및 폭력, 무기를 이용한 살해 표현이 존재하오니 열람에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본 살해 방법 및 살해는 상대 캐릭터 오너님과 상호 합의 후 상명하복커의 관리진들의 허가를 받고 작성되었다는 것을 미리 공지합니다. 열람에 주의해주세요.) (*동영상 연속 재생 모드를 틀어놓고 감상해주시길 바랍니다) Dead Men Tell No Tales...
두준은 산타를 믿지 않았다. 산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았으니 말이다. 25일이 다가오는 12월의 어느 날, 보육원의 제일 큰 방 안에는 아이들이 한가득 둘러앉아 있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색색의 색연필과 크레파스, 마카 같은 것들이 이리저리 어질러져 있었다. 산타에게 줄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드는 아이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흥미가 없는 것은 두준 ...
비린내를 풍기던 조씨가 서낭당에 목을 메고 죽었다. 옆 집 숟가락이 몇 벌인지 다 아는 동네에는 소문이 발빠르게 돈다. 조씨는 태광빌라 지하실에 세들어 살았는데 재건축 동의 싸인을 받으러 갔던 집주인은 조씨가 지하실을 무단으로 개조한 것에 대해 언성을 높였다. 지하실에서 곰팡이처럼 살던 조씨는 어디서 데려온지 모르는 남자애를 끼고 살았는데, 걔는 이빨이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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