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와 건호가 차려입고 어딘가로 향하는 길. 불편한 옷, 두꺼운 코트가 익숙하지 않은 선우는 추위에 짜증만 난다.
“아, 형!” 선우가 빼액 소리를 질렀다. 꼭 무슨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타박하는 투에, 훤히 드러난 이마 위 얹힌 눈썹도 일그러져 있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건호의 표정과는 달리, 선우의 얼굴 근육은 시시각각 떨리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안다는 듯이, 혹은, 상관없다는 듯이 건호는 일정한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옆을 따르는 선우의 종종거리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