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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 <백수가 되어 그리운 것> 편이 이어집니다.
검은 사제들 최준호 + 김범신 부제즈 AU 등에 진 피 냄새가 아직도 진동한다고 중얼거리자마자 펄펄 끓는 뚝배기를 제 쪽으로 끌어당긴다. 범신은 김이 피어오르는 선지를 한 뭉텅이 입 안에 쑤셔 넣으며 허덕였다. 숟가락 쥔 손으로 입가를 누르며 고개를 숙이자 정수리가 훤히 보인다. 짐승 피 토하듯 속이 끓으면서도 끝내 숨기려고 한다. 영주는 양철 테이블 아래...
토마스는 포스의 두 가지 기운을 모두 체험하고도 살아남은 유일한 제다이였다. 그가 다크 사이드에 빠질 만한 영링들을 죽여 없앴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비록 스승인 빈스가 아직 살아있다지만, 그 빈스가 다크 사이드에 빠질 리는 없으니, 포스의 양면을 익힌 제다이로서는 토마스가 유일하다는 것이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혹자는 그가 제다이라는 명칭을 쓰는 것조차...
집안의 모든 음식은 뉴트의 것이었다. 그가 이유식을 뗐을 때부터였다. 아빠는 온갖 성찬거리들을 사왔고 엄마는 잔병치레가 많았던 뉴트를 위해 상다리가 휘도록 진미들을 찬거리로 만들어 내놓았다.엄마는 제 수저를 뜨기도 전에 뉴트의 입에 음식을 넣어주었다. 아빠는 한 박자 늦게 식탁에 합류했다.덕분에 언제나 뉴트는 일 등으로 숟가락을 입에 넣는 사람이었고, 엄마...
여름비가 산만하게 대지를 적시던 어느 날이었다.뜨거운 여름 공기를 식히는 빗줄기마저도 불타는 네 심장을 식힐 순 없었던 건지 결국 너는 내게 왔다. 질퍽한 흙바닥이 네 바짓단을 붙잡고, 눅눅한 습기가 옷 속을 침범하는 데도 너는 아주 오랫동안 우리 집 마당 앞을 떠나지 않았다. 비구름에 가려 제대로 뜨지도 못했던 해가 세상의 반대편을 향해 기울어 갔지만 너...
한쪽 다리를 평생 쓸 수 없을 거라고 했다. 민호는 새로 일하게 될 저택 안으로 들어서며 충격적인 말과는 달리 덤덤하게 이어지던 의사의 말을 회상했다. 그 뒤편으로 펼쳐져 있던 새하얀 병실과 무기력하게 앉아있던 왜소한 체구의 도련님을 기억했다. 병실의 블라인드 사이로 스며드는 쪼개진 햇살이 살랑거리는 금발 머리에 광채를 덧뿌렸다. 그는 민호의 존재를 발견하...
아주 희고 고운 손이었다. 잘난 태생을 증명하는 듯한 매끄러운 손가락이 금박으로 장식된 메뉴판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민호는 자신이 벼랑 끝에 몸을 드리웠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름다운 선을 자랑함에도 남자다움을 잊지 않은 손가락 마디마디와 손등에 선명히 새겨진 핏줄의 잔상이 민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이 공들여 조각했을 법한 것은 그 손뿐...
※ 주의 신체훼손, 학교폭력 묘사, 욕설 수칙 괴담보다는 일반적인 소설에 가까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 점 열람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안녕, 네가 지금 이걸 보고 있다는 건 드디어
마법이 말살된 시대였다. 한때 추앙받았던 마법이라는 위대한 힘은 이교도의 사악한 주술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마법사들을 차례대로 교수대에 밀어 넣고 있었다. 그들은 죽어가면서까지 결백을 주장했으나, 죄의 유무를 판단하는 것은 그들이 아니었다. 신성제국에서 황제의 명령이란 신의 말과도 같았고, 황제인 뉴트의 몇 마디는 그들의 죄를 만들어냈다. 뉴트의 말이...
아무도 없어야 하는 집에서 사람의 인기척이 들린다는 건 딱히 반가운 소식은 아니었다. 어두운 집안에서 들리는 휘파람 소리가 민호의 귓가에서 알짱거렸다. 이런 시발. 민호의 입에서 욕 짓거리가 튀어나왔다. 민호는 열쇠가 헛돈다는 걸 알았을 때, 이 집에서 벗어났어야 했다. 민호는 그저 잠금장치가 고장이 났거니, 하고 생각했던 자신의 안일함에 혀를 찼다. 현관...
토마스가 변화 과정의 고통을 눈으로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버에게 몸을 내주었던 건 오직 한 사람 때문이었다. 과거의 기억으로 엉켜있는 테리사도, 유일하게 토마스를 토미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뉴트도 아닌, 토마스에게서 희망을 보고 있는 한 사람, 민호, 모든 게 다 그를 위해서였다. 혈관에서 가시가 돋아나와 온몸을 찢어발기는 듯한 물리적 고통과, 억지로 눌...
뉴트는 토마스를 옹호하는 민호의 말을 들으며 지긋이 눈을 감았다. 글레이드에 있었던 어두운 시절을 발판 삼아 규칙을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저들 나름대로의 사회를 만들며 소년들은 짧은 평화를 만끽했고, 이제 다시 그 평화 위로 어둠이 깔기리 시작했다.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미로처럼, 해답없이 이어지던 나날들에 종말을 고할 때였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결론...
*** 참. 맛있게 잤다. 아프기라도 한 건지, 좀 체 보는 사람만 착잡하여 입안이 말랐다. 까딱까딱 고개 떨구고 수그러지는 몸을 레너드는 한쪽 팔로 받쳤다. 볼썽사나워 살살 흔드는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다. 입 안에 돌던 군침도 튀어나갈 말에 군소리가 돼 붙었다. “왜 이러고 있냐. 남사스럽게.” 그러자 간신히 기른 속눈썹만 씀벅거렸다. 잠을 설쳐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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