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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시계를 체크하니 새벽 3시. 잠에 들겠다고 누운지 두어 시간. 요즘 들어 다시 잠이 오지 않는다. 오전부터 수업 준비가 있어 억지로라도 자기 위해 스탠드 불빛에 의지해 책을 읽다 서서히 눈을 감았는데, 얼마 자지도 못하고 깨어나 버렸다. 암흑 속 디지털시계의 붉은 숫자를 멍하니 쳐다보면서, 거칠게 머리를 긁적인다. 암흑? “……젠장." 정신을 ...
“아빠, 좋은 아침.” “응. 잘 잤어, 딸?” “응.” 새로 산 면도기가 아직 익숙하지가 않아서 고전하고 있는데, 거울 시야 구석으로 앙리가 들어왔다. 이른 아침은 이래서 소중하다. 딸내미의 흐트러진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 눈이 거의 다 감긴 채로 칫솔을 쥐고 느릿느릿 이를 닦는 앙리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면도기와 함께 헹군 손으로 더욱 헝클어놓는다....
“……….” 시선은 앞에 펼쳐둔 학생의 레포트에 고정한 채, 곁에 있는 담배를 꺼내 물고 불을 붙였다. 후-. 왼손 검지와 중지 사이에 아무렇게나 내버려두고는, 라이터를 쥐었던 오른손으로 다시금 펜을 쥐었다. 피곤하다. 잠깐 머리를 지탱했던 손으로 눈가를 주무르고 안경을 고쳐 쓰자니 그 궤적을 따라 알싸한 냄새의 연기가 이리저리 떠돌았다. 집중하려 했건만 ...
백현은 연예계에서 알아주는 ‘몽룡아부지’ 이다. 몽룡은 백현이 키우는 웰시코기 강아지의 이름인데, 그의 인스타그램은 물론이요 출연하는 예능마다 몽룡이 이야기가 빠지지 않아 네티즌들은 그에게 몽룡아부지라는 별명을 붙여 부르기 시작했다. 또 그의 새 앨범 땡스투에는 항상 몽룡이가 빠지지 않았는데, 어느 날 새로운 프로그램을 구상하던 피디는 우연찮게 받게 된 백...
차가운 공기가 온 몸을 시리게 감싸는 한겨울이었다. 농번기가 아니라 그렇다기엔 지나치게 조용한, 눈 덮인 밭 한 가운데에 후지모토는 잠시 서있었다. 다 피운 담배를 땅에 비벼 끈 그는 뒷머리를 거칠게 긁적이곤 머플러를 도로 입가로 끌어올렸다. 그리고는 마을의 뒷산, 작은 신사가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신사로 향하는 돌계단은 눈에 파묻혀 두루뭉술한 형...
끼이익!! 타이어가 아스팔트 노면을 거칠게 할퀴었다. 좁은 골목의 평화를 산산 조각낸 범인은 한 대의 검은 차였다. 그리고 또 다른 승용차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었다. 브레이크도 제대로 밟지 않고 막무가내로 핸들을 꺾어 추격자와의 거리를 벌린 남자는 더욱 속력을 냈다. 타오르는 불꽃의 색을 닮은 그의 머리카락이 휘날렸다. 차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몸이 와르...
후지모토가 그답지 않게 살짝 문을 밀었을 때 메피스토는 책장 곁에 서있었다. 찾는 책이 있나본지 하나 뽑아들어 페이지를 넘기다 다시 꽂아두곤 다른 책을 넘겨보는 식이었다. 문에 기대서서 가만히 그런 모습을 지켜보았다. 휴일의 오전임에도 단단하게 허리를 조인 흰 자켓과 완벽한 모습으로 부풀어 정리된 스카프의 옆선을 본다. 언제나와 같이, 틈이 없다. “………...
뚜벅, 뚜벅, 하고 울리는 발소리. 피식, 하고 이미 웃음이 나왔을 때에서야 웃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는 걸 인식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 웃음을 본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을 때에서야 내가 지금 배를 잡고 뒹굴며 웃는다고 해도 내가 웃는 것을 아무도 알아차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이 좁은 병실 한 칸엔, 생명이 육체를 떠난 여자가 하나, ...
[그레뉴트] 지나간 시간 시트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잘 세탁된 하얀 시트는 언제든 느낌이 좋다. 그렇지만 지금 그레이브스가 생각하는 것은 조금 다른 것이다. “뉴트?” 옆에 누워 있어야 할 뉴트가 보이지 않았다. 그레이브스는 천천히 눈을 뜨고 상체를 들어 올려 침대 헤드에 기댔다. 아직도 완벽하지 않은 몸이었다. 자신이 주장해서 퇴원하기는 했지...
수줍게 다가왔던 가을이 눈 깜짝할 사이 끝이 났다. 왜 그랬을까. 한기가 감도는 공기 속, 후지모토는 생각했다. 그가 내뱉은 숨이 하얗게 흩어졌다. 익숙한 동작으로 지포 라이터를 꺼내 담배에 불을 붙였다. 매캐하고 알싸한 맛의 연기가 그의 가슴을 한가득 채우고 기억을 흔들었다. 짧았던 가을, 그러나 그 시간은 그가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로 빼곡하였다....
엄청 옛날 전력이라 주제가 뭐였는지 까먹음.. 하드에 있길래 올립니다. 아마도 주제는 비..? #짐본즈
순서는 뒤죽박죽ㅇㅅㅇ~ 01. BL소설 작가인 스가랑 담당자 오이카와랑 옆집 고등학생 카게야마로 카게스가. 스가 사실 투잡뛰는거면 좋겠다. 본직이랄까 원래는 이와쨩이 담당인 대중적 로멘스 소설작가인데 영화화 드라마화 막 히트쳐서 놀고먹어도 될 와중에 다른이름으로 벨소설 투고했는데 덜컥 붙어버리고 신인상까지 받게 되고 편집부 찾아가서 머쓱하게 자기라고 밝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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