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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저녁 먹으니까 살 거 같네." 하루 꼬박 이삿짐을 바삐 옮기니 체력이 아주 바닥이 나버렸다. 다 옮기고 나선 부모님은 짜장면을 배달 시키셨고 옹기종기 앉아 이사를 도와준 분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모두들 지친 탓에 저녁을 먹은 후에 빠르게 해산 했다. 내일 또 각자의 일들이 있으니 한 시라도 빨리 집에 가서 쉬려는 생각들일 것이다. "별들이 다 보...
※CAUTION 본 작품은 픽션으로, 극중 인물, 배경, 사건 등은 실제와 무관합니다.또한 작품 내 부적절할 수 있는 소재, 인물 행동 및 사건들이 작가의 사상과 별개의 허구적 장
함수 y=1/x의 그래프를 계속 따라가면, x축 또는 y축에 점점 다가가게 되는데, 하지만 이들과 결코 만나지 않는다.
학생들이고 선생님이고 잘 드나들지 않는 학교 뒤뜰에 익숙한 뒤통수가 보였다. 그 맞은 편에 선 낯선 여학생은 깡충 자른 단발머리가 귀엽게 어울렸고, 붉은 얼굴은 흡사 잘 익은 토마토같았다. 그리고는 곧 울먹이며 뛰어가는 모양새를 보니, 용기를 낸 여학생의 고백은 고민도 없이 거절당한 모양이었다. 호열은 익숙한 뒤통수가 어떤 표정일지가 궁금했다. "너무 매정...
"유은아, 이제 가자." 차의 트렁크가 닫히는 무거운 소리가 한 번 나더니 나를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그 틈새로 이어서 들려왔다. "네." 여태 살던 집을 떠나게 됐다고 미련이 남거나 하는 건 아니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덤덤했고 오히려 새로 살게 될 집이 어딜지 궁금한 마음이 더 컸다. 그런데 왜 차를 타기 직전이 되어서야 발목이라도 잡힌 것처럼 외...
IMF 광풍이 몰아치던 1997년. 축룡슴 교수님께 건네받은 재산을 모두 잃은데다, 두 번 환생을 거치고서도 124년 동안 대학원을 졸업하지 못한 우리는 절망에 휩싸여있었다. 대체 왜 우리는 이 지옥같은 대학원의 굴레에서 졸업이라는 쇼섕크 탈출을 이룰 수 없단 말인가? 우리는 하늘같은 지도교수님에게 이 비정한 사태에 대해 자문드렸으나, 새하얀 얼굴의 앳된 ...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 사람도 짐승도 아닌 미천한 대학원생들이 남길 것은 논문과 특허 뿐이다. 라이트형제의 비행기조차 얼어붙은 1873년 가을. 대학교 벤치에서 숙식을 해결하던 우리들은 누가 폐기름 가득찬 기름통에 들어가 모두를 배불리 먹일 것인가에 대해 진지한 가위바위보 대결전을 벌이고 있었다. 브래스 너클과 각목이 ...
매미조차 불타오를 19XX년의 봄, 한국생물공학회에서 학회를 연다고 하는 비보가 들려왔다. 메일로 날아왔기에 비보(飛報, 아주 빠른 소식)가 아니라 우리에게는 비보(悲報, 슬픈 소식)였는데, 우리 대머리박사님은 그야말로 도움 하나 없이는 화장실에서 기저귀 하나 갈아입지 못할 성스러운 황금옥좌, 물박사 소유자이셨기 때문이다. 대머리박사님이 혼자 제대로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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