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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이동혁은 부엌에 서 있었다. 정확히는 부엌 싱크대 앞에. 똑똑 거리는 물소리에 깬 참이었다. 설거지하고 수도꼭지가 제대로 안 잠겼나 싶었는데 불을 켜고 보니 개수대가 바짝 말라 있었다. 다시 이불 사이로 들어가 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수업이 있었고 벌써부터 지각이니 결석은 하고 싶지 않았다. 생각은 그랬는데. 눈을 깜빡였을 땐 보고 있었다. ...
* 해롱이 모먼으로 읽어주세요. 넷째 날. PX가 무슨 죄냐. 체험 기간 중 처음으로 PX에 오게 된 한양은 어지간한 편의점보다 잘 꾸려진 그곳이 신기하기만 했다. 어쨌든 한양의 군대체험을 도와야했기에 그 옆을 지키고는 있지만 함께 먹방 까지 선보여야 할 참이라니. 바구니에 과자를 잔뜩 담던 한양이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정우를 향해 소리친다. “유 대...
*유한양 보다 해롱이적 모먼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병신미 넘치는 정우한양이 보고싶었지만 병신미마저 부족한가봅니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던 그 해 겨울. 눈이라면 이제 치가 떨리는 그 시점에 정우는 눈같이 뽀얀 사내를 눈앞에서 마주하게 되었다. 동그란 눈을 느리게 끔뻑이며 저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저 녀석,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 “유한양이라고 이 먼청아...
삐리릭, 거리는 소리와 함께 도영의 등 뒤로 문이 닫혔다. 크로스로 맨 가방끈을 의미 없이 만지작거리며 도영이 신발을 벗었다. 폭신한 운동화에서 흰 양말을 신은 발이 매끄럽게 나오는 것을 느낀 도영은 다시 눈을 꿈벅거렸다. 그러니까, 김도영은 방금 차이고 왔다. 그것도 4 년 내내 사귄 남자 친구에게서. 가방을 침대 밑에 아무렇게나 놓아두며, 도영은 외출복...
2학기 종강 총회에서 아영은 독보적인 지지를 통해 학생회장이 되었다. “다음 한 해 학과를 잘 운영하겠습니다. 저를 믿고 뽑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성공적인 연설을 마치고 아영은 교단을 내려왔다. 총회가 끝나고 새싹은 평소 동경하던 아영이 학생회장이 되자 기뻐서 친구 손을 잡고 방방 뛰었다. 아영선배라면 잘 하실 거라고, 평소 응원하신 분이 되어서 기...
호기롭게 떠난 치앙마이 한달살기. 말도 안되는 '그 일'이 나에게 찾아왔다. 1화 끝.
1 설레는 마음으로 10분이고 20분이고 기다리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늦는다 어쩐다 연락도 없는 괘씸한 애인을 기약도 없이 기다리는 건 짜증스러운 일이었다. 도영은 1분이 멀다하고 시계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약속 시간에서 13분이 오버됐는데 연락도 없다. 이쯤 되면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될 법도 하지만, 그의 애인 이태용씨가 워낙 상습범이셔서....
차 안은 어둡고 조용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쉴틈없이 이어지는 스케줄에 피곤했는지 대부분은 잠들어있었다. 정우는 맨 뒷자리에 긴 다리를 접고 앉아 핸드폰 액정을 들여다보고 있엇다. 눈이 뻑뻑했다. 피곤해서 자꾸만 감기려고 하는 눈을 굳이 부릅뜨고 보고있는건 수목드라마였다. 옆에 앉아 목베개를 끌어안고 자던 마크가 빛 때문인지 부스스 눈을 뜨더니 정우쪽으로 몸...
하늘정원 w.녜르 영우는 마법구두를 신고 흐랏챠! 발을 구르면 하늘을 요리조리 날아다닐 수 있어. 영우의 기운을 표현하는 색은 피터팬을 상징하는 초록색이나 하늘을 상징하는 파란색. 재하도 하늘을 날 수 있긴 한데 딱히 날아 본 적도 없거니와 영우처럼 발랄하게 날아다닐 생각도 없고. 재하의 취미는 최대한 높은 구조물로 단번에 쑝 올라가 난간에 앉아 사색하기....
유우기가 그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그가 떠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언제나 시작은 똑같다. 관객이라고는 유우기 한 명밖에 없는 어두운 영화관. 폭신한 빨간색 소파에 앉으면 서서히 조명이 꺼지고 영사기가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화면이 밝아진다. 3. 2. 1. 익숙한 카운트 다운이 끝나면 영화가 시작된다. 그와 자신을 주연으로 한 유우기의 추억 영화가....
“하슬아, 수업 끝나고 어디가?” “어, 어. 왜?” “아니,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전공 수업이 끝나고 짐을 정리하던 하슬에게 수영이 다가왔다. 수영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자연스럽게 하슬에게 팔짱을 꼈다. 하슬은 훅 들어오는 수영의 체온에 깜짝 놀랐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더니, 지금 상황에 딱 맞는 말이었다. 하슬은 수영이 웃으면...
토끼와 늑대의 시간 w. 별찌 “야, 재범아. 패스!” 재범은 공을 넘겨달라는 외침을 모두 무시한 채 골대를 향해 공을 몰고 달렸다. 동시에 스탠드 쪽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재범의 성정이라면 그냥 넘겨주고 말았을 텐데, 옆으로 무섭게 따라붙는 이 치타 때문에 그러기가 싫었다. 다른 중종에 비해 승부욕이 없는 편인 재범이지만 이 치타만큼은 예외였다. 제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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