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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쳤어?” 아빠가 미쳤다. 드디어 단단히 미친 것 같다. 엄마가 쓰러졌던 현관에 선 아빠와 세 여자를 보니 어이가 없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지 얼마나 지났다고, 새로운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은 말이라고 한다. 흔히들 그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던가? 말을 하지 않으면 상대에게 전해지지 않는다고.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스스로 그것을 표현하기에 왜 이리 수줍음이 많았으며, 사랑한단 말이 뭐가 그렇게 아까워서 꽁꽁 속에 감춰놓으며 살았는지. 그걸 알면서도 제대로 고치지 못해 끙끙대며 지내온 날이 벌써 300일 가까이...
손에 쥐인 사진의 귀퉁이는 이미 너덜하게 닳아, 한 자락의 바람이라도 닿는다면 당장이라도 바스러질 모양새였다. 비교적 멀쩡한 낯으로 돌아온 뒤에 여전히도 남는 것은 그때의 순간들이었다. 당신을 어서 하루빨리 잊어버린다면 뜯어지고 떨어져 나간 그 손으로 소중하게 날 쥔 온기도, 당신의 심장을 뜯어낸 이 손 안의 감촉도, 뱉어내는 당신의 마지막 숨결까지 모조리...
할로윈 축제라는 것은 내게 있어서 조금 떠들썩한 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렇게 영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한 것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세상은 10월의 마지막 날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온갖 주황색의 장식을, 조악한 박쥐 모양의 종이 장식물을 여기저기 늘어놓기 바빴다. 그렇게 카스토르와 엑스의 성화에 휘말려 다섯 개 째의 잭 오 랜턴을 만들...
이건 약속과도 같다. 피와 먼지가 가득한 분쟁지역에 다시 돌아가게 될지라도 내가 결국 돌아올 곳은 당신이라는 그런 약속. 이마에 닿았다 떨어지는 온기를 느끼자마자 어쩐지 울음이 터질 것 같아 표정을 조금 무너트렸을지도 모르겠다. 방학 내 나를 괴롭게 만든 원인은 바로 당신이었는데, 그 괴로움을 없애는 것도 당신이었다. 마주치는 시선은 조금 위. 나도 모르...
"우리 도망갈까요." 예상 범주 안에 있었던 말이었기 때문에 그리 놀랍지도 않았지만, 들려오는 목소리엔 잔뜩 물기가 어려 있어서 마치 코어가 멈추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어떤 대답을 할지는 아마 당신도 모르는 것이 아닐 테지.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굳이 애를 써 말하고 있는 당신이었다. 나 또한 그것을 알고 있었으니 모른 척할 수는 없었다. 실낱같...
쓸데없는 화가 늘었다. 그것은 딱히 오오가미 코가에 한한 것은 아니었고, 1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언데드에게는 꽤나 큰 상처로 남아있기에 누구도 뭐라 하지는 않았다. 코가는 그것이 싫었다. 무력함과 슬픔에 잠식되어가고 있어도, 사람들은 그를 보며 대견하다던가, 불쌍하다던 가의 감정을 담아 볼 뿐이었다. 제대로 된 도움조차 주지 못하는 주제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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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청명 형.” “엉. 윤종이냐. 공부 잘 하고 있냐.” “1등 했어.” “잘했다.” 들어오자마자 윤종이 꾸벅 인사했다. 이제 곧 대학에 가야할 나이인 윤종과 조걸 두 사람은 요즘 공부하느라 바빴다. 조걸은 안 보이는 걸 보니 농구를 한답시고 또 나간 모양이다. 허름한 고아원은 빈말로도 형편이 좋아보인다곤 할 수 없었다. 슬럼가의 고아원은 후원을 받을만...
늘 준비되려고 한다. 이게 끝나면 그래도 좀 갖춰질 거야. 이게 더해지지 않으면 시작해도 의미가 없어. 이런저런 이유로 끝도 없이 많은 것들을 채워 넣고 준비하려 한다. 준비는 내 삶이다. 난 어떤 전조도 없이 닥친 일에 대응하는 임기응변에 약하다. 그런 일을 겪을 때마다 미리 준비해두지 않았던 것들에 뼈저리게 후회하고. 후회가 쌓일수록 내 준비는 더욱 철...
"신소혜! 너 미쳤어?!" "말을 섭섭하게 하는구나. 다 널 위한 것이거늘." "개X리 하지마! 목욕 중에 처들어 오는게 뭘 날 위한거야!" 저 새끼가 드디어 돌았나? 아니 돌기는 진작에 돌았는데. 아씨...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고 어떡하지? 일단 튀어? 어디로? 아직 옷도 안 입었는데! 일단 수건으로 중요 부위는 가렸지만... 어어... 저 미친 새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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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어떤 사람인가? 프로드는 세팅이 끝나자마자 거침 없이 글을 적기 시작했다. 『마일로 에든버러, 가브리엘 에든버러의 사이에서 태어난 외동아들로 고향은 런던 소호입니다. 부모님은 머글로, 아버지는 동화 작가, 어머니는 동화 삽화가입니다. 풍족한 집은 아니지만 즐겁고 행복한 가정입니다. 그 덕분일까요, 저는 단 한 번도 자신의 가난에 대해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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