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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스토 a. 교내에선 무엇이든지 쉽게 가십이 된다. 알고보면 참 시덥지않은 누군가의 사정들이, 고등학교 2학년 아이들 사이에선 굉장한 사건이 되는 것이다. A와 B가 사귄다는 이야기, 고백했다 차였다는 이야기, 다쳤다는 이야기 등등. 하루에도 몇 번씩 그런 이야기들이 여러 입을 타며 흘러다닌다. 그렇게 돌아다니는 소문들을, 가장 처음 꺼낸 아이는 아마 대...
18.
08. 삼 일째 좋지 않았던 컨디션이 결국 최악에 달했다. 가벼운 감기로 지나갈 줄 알았던 증상은 어느새 고열로 변해 지민의 호흡을 가쁘게 했고, 두툼한 이불을 둘둘 휘감고 누워있는 지민의 몸은 반대로 추위에 으슬으슬 떨렸다.생전 처음 겪어보는 기이한 열병이었다. 지민은 손가락을 더듬어 가까스로 탁자 위에 있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뚜르르. 단조로운 신호...
*알파오메가 소재 주의 01. 인간은 꾸준히 진화했다. 그리고 종국에는 세 종류의 형질로만 남게 되었다. 알파, 베타, 그리고 오메가. 21세기의 지구는, 인류의 전 역사를 통틀어 그 어떤 시대보다도 철저하고 비참한 계급사회 아래를 굴러가고 있었다. 오메가는 그 공고한 계급 구조의 가장 밑바닥이었다. 그들은 약했고, 가난했으며,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만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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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날조 주의. 다자이가 손에 쥔 한 장의 쪽지에는 얼핏 보아도 귀찮음에 갈겨 쓴 흔적이 남아 있었다. 잔뜩 구겨져 주름이 진 종이의 끄트머니를 엄지와 검지로 꼭 붙잡은 채 한참이나 가만히 내려다보던 그가 소리를 내어 읊는다. 육칠팔팔칠팔삼. 자네가 미쳐버린 탓에 머릿속에 떠오른 암호를 내게 툭 던져주고 있는 걸까, 아니면 무언가 의미라도 있는 단어인...
내 이름은 슐리. 올해로 10살. 하는 일은 학교가 끝나고 닭들 밥 주고 마당 쓰는 거. 우리 집 고양이 감자 밥도 엄마가 없을 때 줘. 오늘은 학교 졸업식이야. 선생님이 어제 말씀해주셨는데, 학교를 졸업하게되면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니까, 부모님이 하는 것과 똑같은 일을 집에서 배우게 될 거래.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은데, 나의 ...
어둠조차 그를 가릴 수는 없었나 보다. 폐허의 별에서 그는 홀로 찬란하게 빛났다. 칙칙한 벽을 등지고서도 머리칼은 가장 고귀한 금속과 같이 해 질 녘의 색으로, 투명하게 가라앉은 눈동자는 새벽의 색으로 반짝였다. 칸코우는 그가 자신을 똑바로 응시하자 잠시 할 말을 잊고 말았다. 그도 놀랐는지 입술이 감탄하는 것처럼 살짝 벌어졌다. 흘러나온 목소리는 영혼의 ...
그들, 하루사메는 내게 관심 한 톨 주지 않고 떠났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우르르 인기척이 빠져나가고 얼마 후, 나를 일으켜 세우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손을 쳐내려 했다. 하지만 완력에서 뒤져 도저히 빼낼 수가 없었다. 결국 가능한 건 노려보는 정도였다. 청년이라기엔 어리고 아이라기엔 큰, 그래, 소년이다. 그는 세이슈를 둘러쌌던 야토들과 똑같은 복...
-월간녤옹 6월 창간호 참여글 뜨겁게 내리쬐는 적도의 태양과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바다 위에서 - 유월의 바람은 뜨겁고 질척였다. 초여름인데도 벌써 종일 해가 강한 탓에 도로의 열기가 운동화 밑창을 넘어 올라올 정도로 달아올라 있었다. 나는 맥없이 손부채질을 했다. 아침 일찍 마주하곤 하는 등굣길은 백 번을 걸어도 여전히 진이 빠졌다. 주택가를 지나 오르...
※ 폭력, 유혈, 신체 절단에 관한 묘사 주의. 난데없이 죽어버렸던 것, 환생했던 것, 그곳이 잠깐 보았던 만화 속 세상이었던 것 모두 어지러울 정도로 황당하고 절망스러웠지만 이날 이때까지 정신을 붙잡고 있을 수 있는 건 환경마저 나를 괴롭히진 않았기 때문이었다. 내면의 풍랑과 싸우고, 고뇌할 수 있는 건 외부의 상황이 잠잠할 때여서이다. 세상에는 평온 속...
나는 변덕스러운 사람이다. 무언가의 이해에 있어서도 그랬다. 환생이라는 일생의 대사건에 관해서도 같은 버릇을 보이곤 했다. 이미 벌어진 일이니 받아들이자는 게 생각의 주류긴 하였으나 때때로 억울해서 돌아버릴 것 같은 때가 있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겉으로나마 굉장히 얌전하게 지냈다. 원래 마음에 화도 생각도 많은 것치곤 조용한 사람이었으며 지금은 차분하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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