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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을 내리려는데 어디선가 튀어난 용오름에 닻이 하늘로 끌려가는 것을 넋 놓고 바랐습니다 닻은 한없이 작아지다 태양과 함께 추락합니다 점점 소리를 높이는 닻을 보며 내 가녀린 등은 견디지 못하고 그만 궤뚫립니다 배가 와지끈 둘로 갈라지는데 나는 그것조차 아프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자. 어디로든.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갑작스럽게 보이지만, 기다릴 수 없었던 것 뿐. 그러니 가자. 어디로든. 내가 있고 네가 있고 우리를 모르는 곳이라면 어디가 되어도 떠날만한 이유는 충분해. 그러니깐 가자. 어디로든. 망설이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다른 것들은 모두 신경쓰지 말자. 진부한 핑계일지라도 한번뿐인 인생에서 한번뿐인 핑계라면 진부해도 잠깐이잖...
시간이 멈춘다면 우리는 계속 변할 수 없을 거야 물이 흐르는 것을 그만둔다면 누군가는 고통을 받을 거야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이야기는 전해지지 않을 거야 모든 움직이는 것에게는 그런 이유가 있어 너도 나도 그 무엇이든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면 기회는 계속 주어질 거야 어디 한 번 발버둥쳐보자 바뀌는 게 분명 있을 거야
산다는 것은 숨을 쉰다는 것 숨을 쉰다는 것은 느낀다는 것 느낀다는 것은 고통을 안다는 것 고통을 안다는 것은 겪어보았다는 것 삶은 경험의 증거일까 아니면 그저 끝을 기다리는 시간일까 산다는 것은 기다리는 것 그 기다림은 무엇을 위해서인 걸까
여전히 미련하고 어리석다 나란 사람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빛이 나고 아름답다 당신도 아직 변하지 않았다 여전하다는 것은 불안하다는 것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도 여전했다
불어오는 봄바람처럼 따듯한 당신을 향한 마음이 날카로운 펜촉이 되어 나의 심장을 찌른다. 당신을 사랑하는 나는 영원히 아플 것이다. 보답받을 수 없는 외사랑은 저주니까. 잠깐 앓는 열병같은 외사랑이었으면 좋겠다. 영원히 되돌아 오지 않는 메아리가 아니라. 오늘도 잠이 오지 않는 새벽이다. 당신의 이름을 되뇌이며 억지로 눈을 감는다. 꿈 속에서라도 이 마음 ...
당신은 어찌 그리 때 되면 알아서 매번 그렇게 내내 안부를 건네나요 이쯤이면 잊혀졌을 법도 한데 까먹지도 않고 나를 찾아 오시나요 잊겠다 완전히 지워버리겠다 다짐 하면서도 당신의 예고 없던 인사에는 쿵 하고 무너져버리는 이듬해에는 당신과 마주하길 제발 그럴 수 있길 내 모든 행운 끌어모아 당신을 소망할테니 당신과 내가 인연이 되어 스치고 스칠 수백번 중 단...
그것은 언제나 우리를 보고 있었으나 우리는 그의 존재를 잊지 못한다. 그는 어디에서나 존재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녀는 언제나 우리에게 말을 건네지만 우리는 늘 침묵으로 대답한다. 그것은 만질 수 있고 마실 수 있으며. 먹을 수도 있고, 다양한 소재로도 활용할 수 있다. 허나, 우리는 그것에 대해서 일말의 정보조차 없으며...
현실이 정말 심한 말이 나올 정도로 각박하고 가시투성이 길인데도 사람들이나 자기계발 책에서 클리셰처럼 하는 말 '당신이 사는 삶을 사랑하세요' 나의 현실을 사랑하라니요 가능하지만 힘든 일인 걸 알고 있을 텐데 양날의 검인 것을 직시하면서도 자신을 사랑하라는 당연한 것이 힘든 날 세상은 여전히 서로 등을 돌리고 항상 손에 날붙이를 쥐고 지내게 하는데 그게 펜...
그 별이 지던 날에 네가 태어났다. 별이 너무 찬란히 내려가 버려서 모두 다 그것을 축복이라 여겼다. 빛보다도 찬란하고 어둠보다 깊은 너야. 너라는 존재가 너라는 소중한 것이 나에게 와서 나와 함께해서 나는 몹시도 행복하다 나는 그리도 행복하다. 너에게 행복만을 전하고 픈 나의 마음을 너는 아는가.
* 나의 말 리리는 떠나고 없어 떨어지지 않는 명찰 낙서를 지울 땐 수세미의 마찰음이 거슬렸다 어디에 있어? 왜 아무도 찾지 않아? 리리야 리리야 리리리리야 리리리리리리리리, 비가 오기라도 하면 나, 마치 네가 된 것처럼, 아무 벽에나 손톱을 긁어, 껌을 뱉고, 웃고, 크레파스를 정리하거나 채널을 돌려, 왜 이래도 나타나지 않는 거야 배수로에 흐르는 물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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