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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엠비탸를 갖고 왜 쓰는가? 먼저 나는 INFP가 MBTI를 사용하는 것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함. 사람들을 깊게 이해하고 알 필요가 없을 때 그 사람을 판단하는 중요한 수
“엉아, 까쟈 쥬세여.” “에이, 그거 아니랬잖아. 유치원에서 배워 온 거.” “으응, 까쟈.”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쿠라모치의 무릎 위로 기어 올라오기에 엄한 표정을 지었다. 어허, 입술을 꾹 다물고 눈썹을 찌푸린 쿠라모치의 얼굴을 본 사와무라가 이잉, 하고 애처로운 눈을 하다 배시시 웃는다. 자그맣고 오동통, 단풍잎 같은 손을 예쁘게도 포개어 주욱 내...
미유키는 커다란 꽃다발을 보며 한참을 가게 밖에서 서성거렸다. 가게의 주인은 대체 저 산만한 덩치의 남자는 무얼 하는가 하고 다소 불안한 모습으로, 금방이라도 경찰을 부를 듯 휴대폰을 꼭 쥐고 있었으나. 안절부절, 초조한 얼굴로 가게 앞의 꽃을 쳐다보았다가 제 손에 들고 있던 작은 상자를 쳐다보았다가, 한숨을 푹 내쉬는 모습을 보고는 안심하여 마저 꽃을 다...
료스케의 침대 위에 꼬맹이 둘이 올라타 있다. 현관문이 열리는 순간 달려올 줄 알았더니, 어머니만 반갑게 맞아주던 이유가 있었다. 미동도 없이 두 놈 다 새근새근, 숨소리만 고요하다. 료스케는 묵직한 가방을 쿵, 하고 바닥에 내려놓았다. 일부러 소리를 죽이지 않았는데도 일어날 기미는 없고,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면 세상 무겁게 감긴 눈은 뜨일 것이라고 생각...
고작 며칠 사람이 없었다고 책상부터 티를 낸다. 방의 주인과 퍽 가까운 사이도 아니면서 유난이로구나, 크리스는 손에 든 젖은 걸레로 책상부터 닦기 시작했다. 책상 앞 벽에 걸어준 판에 덕지덕지 메모지가 붙어있는 걸 일부러 무시한다. 맘 같아서는 모조리 떼어내고 싶지만-크리스는 보통의 청년들보다 깔끔한 남자였다-, 막 같이 살기 시작했을 때 일어났던 작은 싸...
미유키에게 있어 외로움이라는 것은 살아가는데 있어서 그다지 큰 문제를 주는 요소는 아니다. 본디 태어나기를 그렇게 태어난 것인지 혹은 어렸을 적 자라난 환경의 문제인지를 논하자면 미유키는 ‘얄밉게도 얼빠진’ 얼굴로 웃으며 자리를 피할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생각해보면 아마도 본디, 태어난 성향일 것이다. 어머니는 어떠셨을지 지금 그로서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사와무라와 쿠라모치의 관계는 모호했다. 사와무라가 아슬아슬 고등학교 3학년이었을 때엔 봄 첫 자락에 싸여있던 4월에라도 한 방을 쓰던 사이, 고등학교 선후배, 야구부 동료로 정의할 수 있던 관계였지만. 대학시절까지 질질 끌고 가려던 관계는 어느덧 어슴푸레 느껴지는 호기심 어린 시선들 사이로 흐지부지 흩어졌고 결국 두 사람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안녕하세요😘 설을 맞아 월오연화로 연성을 했었는데 그 뒷이야기까지 그려서 한꺼번에 올리려는 욕심에 설맞이 인사가 늦었습니다🥹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쉬시는 동안 맛있는 것도
사랑은 감정의 축제다. 알아차리기도 전에 들뜬 마음들은 이성을 거부하고 온 몸에서 떨어져 나간다. 오쿠무라는 발 딛은 땅바닥 아래로 깊게 가라앉으며 사와무라를 떠올렸다. 사와무라, 선배는 송곳 같은 사람이었다. 주머니 깊숙한 곳에 넣어두어도 뾰족한 끝은 얇은 천을 뚫고 나온다. 그의 이름을 모르던 순간에도 큰 구장을 뒤흔드는 목소리는 오쿠무라의 달팽이관을 ...
오래된 지갑 안을 열어보니 영수증 뭉치가 있었다. 유독 두툼한 이유는 이거였구먼, 카네마루는 일말의 미련을 품고 지갑을 크게 벌렸지만 소득은 없었다. 종이뭉치는 그냥 종이뭉치였을 뿐. 뭐가 그리도 많이 들어있는지 지나간 기억을 되새기며 잉크도 뭉개진 영수증들을 꺼냈다. 기간도 옛적에 지나버린 적립쿠폰들과, 쓸데없는 응모권, 누군지도 모를 연예인의 포토카드와...
비가 내리면 미유키는 우울해진다. 이유는 하나다. 야구를 못하니까. 꼬불꼬불한 뇌 안에 들어있는 것이라곤 하얀 야구공과 긴 배트와 갈색의 미트가 전부일 소년의 옆얼굴은 불퉁하니 짝이 없고, 마찬가지로 작은 뇌-쿠라모치가 확신했다- 안에 공과 글러브와 배트뿐일 소년, 사와무라는 미유키를 쳐다보다 이윽고 창 바깥으로 시선을 옮겼다. “엄청 옴다.” “그-러게....
너의 소꿉친구들의 이야기라면 귀가 아프도록 들었다. 후루야 사토루는 사와무라 에이준의, 폭 내려앉은 속눈썹을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사와무라의 고향, 언제나 한산한 운동장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함께 뛰어놀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후루야가 발목이 아파 인상을 찡그리고 있노라면 무르팍을 곧잘 깨먹고 울먹이며 집으로 먼저 돌아가곤 했던 아이의 이야기를 해주었...
쿠라모치에게는 어느샌가 생긴 습관이 하나 있다. 그 스스로도 알아챈 지 얼마 되지 않는 작은 것, 아마도 5호실, 철모르던 고등학생 시절에 생겼을 남자의 작은 습관 하나. 새벽녘 눈도 뜨지 못할 때에 혹은 얼핏 잠 못 이루고 몽롱히 어드매의 흐릿한 경계선 위를 터덜터덜 걸을 때. 그 시절과 다소 달라졌을 수는 있겠다, 사와무라와의 거리가 달라짐에 따라 쿠라...
미유키가 눈을 뜬 것은 새벽 세 시의 일이다. 몸은 노곤노곤하니, 녹아든 것 같이 맞닿은 피부 너머로는 따끈한 온기가 전해지고 미유키는 눈도 제대로 못 뜬 주제에 웃음이 먼저 터졌다. 밤늦도록 보챈 탓에 옆에서 자는 연인은 누가 업어 가도 모를 정도로 곤하게 잠들어 있었고 미유키는 어느새 반짝 눈이 떠져서는 살짝 내려간 이불을 두 사람 어깨까지 데울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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