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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미포 4041자 회랑을 따라 걷는 길이 유난히 미끄러웠다. 안경을 고쳐 쓰고 바닥을 닳은 구두로 더 밀어보았다. 닳은 구두 탓이라고 하기에는 이 복도를 하루에도 너덧 번 넘도록 오갔고, 그때마다 미끄러지기는커녕 제 발소리가 전역에 울릴까 무심결에 움츠리곤 했었다. 자세히 보니 아직 밟지 않은 길에는 물방울이 촘촘하게 흩뿌려져 있었다. 보이지 않는 실에...
Ep 1. - 세계관 최강 미친놈한테 코꿰였다(4) 4. 선행학습 16. 보자마자 그대로 고죠가로 데려갈걸 그랬나? 참을 수 없는 감정이 소용돌이 치다가도 편안한 얼굴로 유지와 메구미와 대화를 나누는 너의 모습을 보며 겨우... 겨우 이성을 누른다. 그 어릴적.. 더 넓은 곳이 있다고 알려준 너다. 그런 널 나만 본다고 가두는 건... 어린 내 시선을 좁게...
- 너의 옆에는 내가, 나의 옆에는 네가. 오직 서로만이 by. Davvero "너 뭐 무슨... 어디 이사 가?" "그 무책임한 말은 뭐지. 다 누구 때문인데. 누나 때문이잖아요." "이게 다 대체... 고작 1박 2일 여행에 짐이 뭐가 이렇게나 많아. 아니, 그보다 뭐가 나 때문인데?" 여주는 하마터면 엘리베이터에서 약간의 오버를 보태 놀라 자빠질 뻔 ...
마차에서 내린 테오는 바짝 긴장한 얼굴로 저를 데려온 사람의 뒤를 따라 걸었다. 시골 촌뜨기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턱도 안쪽으로 잡아당겼지만, 밑으로 쥔 주먹이 달달 떨리는 것만큼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갖은 고생 다 하며 자란 탓에 또래보다 어른스럽다 해도 그는 아직 열 살도 채 되지 않은 소년이었다. 열 살은 난생처음 보는 커다...
“아, 혁재야!” “..야! ㄴ나 수 숙제 해야 돼! 빨리 가자 이동해!!!!!” “? 종운 선배가 너 부르는 거 아ㄴ 읍!!! 읍!!!!!” “알았어, 우유가 그렇게 마시고 싶었냐???? 사준다고!! 가자!!!!” “…? 혁재야!!” 애써 저를 부르는 소리를 무시하고 이동해의 머리를 감싸 안 곤(?) 뛰어가는 이혁재를 보던 김종운은 고개를 갸웃했다. “피...
“그 때 네가 내 마음을 베었는데, 너무 얕게 스쳐서 흔적도 없이 아문 것 같아.” 들릴까? 그럴 리가 없지. 못 들을거야. 리체는 가만히 조슈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가 깨어있을 때에는 꼭꼭 숨기고 드러내지 않았던 마음이었다. “그러게 왜 쓸데없이 잘생겨서는.” 심지어 내 취향이기도 하고. 한숨을 쉰 리체가 눈을 감았다 떴다. 잠든 조슈아는 미동도 없었...
1. '나폴리탄 괴담'이란 '나폴리탄 괴담'은 인터넷 괴담의 일종으로 미스테리한 상황에서의 매뉴얼을 다루는 특징이 있습니다. 매뉴얼 속에 신뢰성
막시민 리프크네는 사랑을 몰랐다. 정확히는 사랑이 어떤 느낌인지 몰랐고, 자신은 누굴 좋아해본 적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사랑'을 논할 때도 막시민은 무덤덤한 반응으로 대하곤 했다. 옆집 소년이 사랑에 엉엉 울 때에도 나와는 전혀 상관 없는 이야기라며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동안 주변에 막시민이 좋아할법한 또래 아이가 아예 없었냐고 묻는...
“대체 언제 끝나니?” “거의 다 했어요.” “‘거의’가 어느 정도인데?” “열 장만 풀면 돼요.” “뭐? 열 장?!” 주현은 기다리는 게 지루해 죽을 맛이었다. 편히 쉴 수 있는 주말을 슬기와 함께 보내게 되어 기뻐했건만, 슬기는 숙제가 많다면서 책만 보고 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었다. “뭐가 그렇게 많아, 그 숙제 누가 내준 거야!” “말했잖아요. 수...
누구나 하나쯤 가슴 속에 담아두는 것들이 있다. 예컨대 한때 나의 전부였던 사람이나 사랑, 지금을 있게 해준 사소한 추억들. 획일화 된 일상을 버티고 바로 설 수 있게 해주는, 그러면서도 결국엔 무너지게 만드는, 그런 잔상들. 축축하고 더운 공기가 나를 짓누를 때면 나는 그를 회상하곤 한다. 내가 그를 회상하기로 결정하고 눈을 감으면, 어느 새 나는 그 곳...
- '누나'라는 흔하고 단순한 호칭 속에 담겨진 의미 by. Davvero "석진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여주의 집 소파에 엎드려 누워있던 석진은 대답 대신 고개만 돌려 거실 테이블, 그러니까 자신의 바로 앞에서 등을 보이고 앉아 노트북 화면만 뚫어져라 보면서 이번에 투고할 작품의 글을 쓰는 것에만 집중하는 여주의 뒷모습으로 시선을 뒀다. "갑자기 궁금한...
토끼몰이-첫사랑편 [첫…사랑이요?] [네, ‘lojk506’님께서 보내주신 질문이지만, 아마 저 뿐 아니라 전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이 아닐런지요? 폐하의 첫사랑은, 어떤 분이셨나요?] 3년 전이었나? 신년 기념 인터뷰에서 받았던 질문이다. 폐하의 첫사랑은, 어떤 분이셨나요? 순간, 내가 앉은 곳 반대편, 줄지어 선 카메라와 방청객들 넘어 희미한 조명아래 ...
* 본 글은 실제 인물과 전혀 관련이 없는 허구의 글 입니다. 커튼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에 감겨있던 눈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창문쪽으로 향해있던 몸을 돌려 누웠을 때 느껴지는 인기척에 눈을 떴을 땐 팔을 접은 채로 나를 내려다보는 제노가 있었다. "잘 잤어요?" "응.... 나 어제 소파에서 그냥 잠든거야?" "네 누나 근데 살이 왜이렇게 많이 빠졌어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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