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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뛰네, 힘들지도 않나.” 매화는 체육관에서 불티나게 뛰어다니는 남자애들을 위에서 내려봤다. 2층 관중석에서 보는 농구 게임은 제법 눈길을 끌었다. 그중에서도 조명에 찬란하게 반짝이는 밝은 머리의 남학생이 가장 눈에 띄었다. 난간에 팔을 기대고 달리는 모양을 가만히 지켜봤다. “어디서 만났던가….” 체육관 바닥을 울리고 튀어 오르는 농구공처럼 희미한...
정해진 길을 걷는 건 쉽다, 라고 흔히 말한다. 특히나 결혼만 잘 하면 장땡인 여자들에겐 더욱 쉬운 일이라고. 허나 그들은 모를 것이다. 그 길에서 한 발자국이라도 엇나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것을. 앞만 있고 주위는 낭떠러지인, 그런 길을 것는다는 것을 모른다. 멍청하지만 우아하게, 고귀하지만 누구보다 낮게. 본디 여자, 특히나 여귀족의 삶이란 그러한 ...
* 39편 전제공개 링크 - https://blog.naver.com/rilacky/221897854505 “경로 찾아보니까 여기가 더 가깝더라. 출퇴근 시간도 줄 거야.” 내가 어디서 일하는지 위치를 알려주진 않은 거 같은데. 지민은 보통 영리한 편이었지만 지금은 그다지 의미가 없는 기억력이었다. 맞아도 소득이 없고 틀렸다고 잃을 것도 없었다. 멍한 얼굴...
소복히 먼지가 쌓인, 기이한 보랏빛 노을이터질듯 채우는 교실은, 기이하리만치익숙한 낯설음 이었다.환히 은빛에 빛이 반사되어 오묘한 빛을자아내, 어쩌면 그것도 꽤 기이했을지도 모른다.그 가운데, 실오라기 한가닥 떨어져도 소리가선명히 들릴만한 고요함만이 교실을 메꿨다.탁, 타닥,곧이어 차분하고도 선명하게 글씨들이 쓰여져칠판의 한 구석에 자리잡았다.「 그래서, ...
"야! 같이 가!!" 성운이 애타게 외쳤지만 이미 추격전에 신난 다니엘에게는 들리지 않는 듯했다. 수자령이 가지고 달아난 소중한 백호보주도 문제였지만 벌써 저 멀리 사라져서 점처럼 보이는 다니엘이 더 문제였다. 아까 세갈래로 나눠지기 직전, 지훈이 성운을 은밀히 잡아당겼었다. '니엘이, 잘 부탁해.' 그리고 미처 성운이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지훈은 믿는다...
↘ 링크를 클릭하셔서 6화를 바로 감상하세요! ↙ https://blog.naver.com/on_yeon/221892026318 [먼지]의 여섯번째 이야기가 업로드 되었습니다! 민윤기 (슈가) 가 남주인공인 이야기입니다 :D (고양이 인간, 반인반수물입니다 !!!) 모든 연재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하는 중이므로, 링크를 타고 가셔서 글을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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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그오 2부 1장 스포일러 및 날조 주의. 영구동토에 소환된 음악가가 가장 먼저 체감한 것은, 당연하게도 청각이었다. 매섭게 몰아치는 칼바람과 바바 야가의 무시무시한 웃음소리처럼 날카롭게 울부짖고 있는 눈보라, 그리고 그 틈새로 들려오는 마수의 거친 숨소리와 짐승의 하울링. 살을 에는 추위와 시야를 가로막는 눈보라의 기세보다도 앞서 들리는 소리로 자신이...
1. 1937년은 새해 벽두부터 요란했다. 새로 부임한 위원장은 전임보다 나을 것이 없었다. 그들 이전에 그 자리에 앉았던 이들이 다들 그러했듯 고만고만한 독재자의 종복들이었고, 같은 틀에서 찍어낸 것 같은 미치광이들이었다. 우편통신부로 좌천되었던 전임 위원장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실종되었는데, 누구도 그의 행방을 몰랐다. 그의 유해가 차르의 사냥터 어딘가...
옆에서 본인이 더 난리이던 재환은 세운의 입에서 '전웅'이라는 이름이 나오자마자 경직됐다. 잠시동안 충격에 머뭇거리던 재환은 용기를 내어 세운에게 물었다. "세운아, 저기 그... 웅이라면 서.. 설마... 그.." "응, 형이 생각하는 게 맞아." "아아.." 담담히 대답하는 세운을 보면서 재환은 자신의 섣부른 행동을 후회했다. 재환은 미안해서 급 조용해...
“오늘도 우리가 높으신 축복으로 이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도시 가장 큰 교회는 예배일에 걸맞게 사람들로 가득했다. 전면 창의 스테인드글라스는 형형색색이었다. 비록 저 양식이 지금 유행의 앞머리에 있는 건 아니지만 교회에서 이만큼 제 역할을 빛낼 예술적 요소는 없을 것이다. 칠이 조금 벗겨진 부분은 세월을 담고 있다 생각하면 꽤 봐줄 만한...
인장 커미션 https://picrew.me/image_maker/73864 도시의 많은 사람들과 가난과 불행이 덕지덕지 묻은 잿빛의 표정을 닮았지만, 고생 한 번 해본 것 같지 않은 부드럽고 긴 손가락을 가졌다. 소싯적 이름난 미인이었던 모친과 어찌나 닮았는지, 제법 눈에 띄게 섬세한 외모로 이목구비가 오밀조밀하고 속눈썹이 길다. 빛 들지 않는 눈빛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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