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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속에 살았다. 당신과 함께있는 지금, 내가 한 없이 바보같았고 크나큰 착각에 빠져있다는 것을, 나는 알아버렸다. 당신의 순수하고 환한 미소가 나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당신의 당당하고 착한 행동이 나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당신의 부드러운 말 하나하나가 전부 나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내가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아버린 너무 일찍 알아버린 ...
곧게 뻗은 마룻바닥을 타고 묵직한 발소리가 퍼져나간다. 소리는 퍽 빨랐으나 중구난방으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뚜렷한 목적지를 가지지 않은 낌새였다. “글쎄 오늘은 바쁘대도.” “갑자기 바쁜 척 하는 것은 아니고요?” 성급하게 모퉁이를 도는 대로 기척이 거의 없는 걸음이 뒤를 쫓는다. “내가 무엇 하러 그러겠니.” 하마터면 뒤돌아볼 뻔 한 것을 가까스로 참았...
메나카. 어떤 행성의 바다는 말이야. 어둠이 내려앉고 달빛이 그 위를 비출 때, 너를 생각나게 할 만큼 아름다워. 짙은 푸른색으로 살랑이는 물결은 너의 머리카락, 반짝이는 빛들은 너의 눈동자를 닮았어. 물속으로 들어가면 물들이 나를 껴안고 너와의 추억을 되새기게 해. 물 밖으로 나와 그 광경을 바라보면 네 자체가 생각나서 난 행복하고 괴로워. 하지만 딱히 ...
" 말해봐요, 이솝. 여전히 날 사랑하나요? "서슬 퍼런 칼날의 끝이 상대의 목덜미를 향했다. 칼을 손에 쥔 남자의 푸른 눈에는 여기저기 솜이 튀어나온 때 묻은 인형의 모습이 비쳤다. 회백색의 실 털과 단추 눈, 흰 마스크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인형은 남자의 발밑에서 제 목에 겨눠진 칼끝을 바라보다 입술을 달싹였다." 여전히요. "척 봐도 마스크 너머의 달뜬...
"선배-"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에 닿는 순간 훈련용 기구를 반으로 가르던 검의 궤도가 멈췄다. 검의 궤도를 따라 불던 미풍이 멎고, 숨을 몰아쉬며 허공에 뻗었던 검을 천천히 내린 이가 고개를 돌렸다. 꽤나 앳된 얼굴이 빙글거리며 웃는 게 보였다. 태평하게 손을 흔들어오는 익숙한 얼굴에 사카즈키는 그저 가볍게 고개를 까딱였다. "...무슨 용건이라도?" 연...
※ 주의 신체훼손, 고어한 묘사, 체벌, 불합리한 상황, 조롱, 학교폭력 묘사 가상의 고등학교를 소재로 한 나폴리탄입니다. 실제로 이름이 겹치는 곳이 있다 할지언정 창작물과 현실의
천천히 나를 옭아매다 숨을 멎게 해줘. 네 손길이라면 그 무엇도 아프지 않아, 숨 막히지 않아. 사랑해 줘서 고마워. 사랑이란 명목하에, 내 모든 걸 원하고 통제하려는 너를 거부하다 결국 받아들이게 됐어. 네 말대로 네가 아니면 나를 사랑해줄 사람은 없더라. 내가 더 나은 사람이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줬을까 싶어. 물론 이제 상관 없는 이야기야, 이제...
길게 숨을 내뱉자 희뿌연 연기가 제 기도를 타고 입에서부터 뿜어져 나왔다. 연기는 금방 흩어지지 않고 방 안을 맴돌았다. 아, 창문 열어둘걸. 뒤늦은 감상이 떠올랐지만 구태여 몸을 일으키지는 않았다. 침대 바깥으로 펼친 팔의 끝에는 담배를 끼운 손이 축 늘어져 있었다. 아무리 꼴초라도 제 침대 위에 담뱃재가 떨어지는 것은 달가운 일이 아니었으니. 어두운 밤...
나는 기억한다. 임무, 일, 윗선의 강요,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 행위 자체는 악하나 의미는 선한 일. 나 스스로를 오랜 시간동안 취하게 만든 첫 번째 살인을. "왜 그래. 죽을상을 하고." 고죠 사토루는 뻔히 알면서도 질문한다. 내가 살인을 버틸 수 있는 그릇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내가 어젯밤에 사람을 하나 죽인 걸 알면서도 질문한다. 좁은 테...
이카리 신지가 죽었다. 간신히 삶을 유지하며 살아가던 여린 꽃송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가 죽고 며칠간 방에서 그저 가만히 앉아있었다. 딱히 뭐라 설명할 수 있는 생각도 행동도 하지 않으며 그저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는 지금까지 살아온 어지러웠던 삶과 다르게 아주 고요하고 힘 없이 세상을 떠났고, 나는 다시 혼자 남겨졌다. 쓸쓸하다거나 슬프다거나 하는...
-제가 이 중에 아무거나 연성할 수도 있음! -이게 뭐라고 만천자 -썰체 주의! (아닌 것도 있음) -뒤로 갈수록 글이 좀 길어져요 왜지 -잼나게 봐주세요 루루 미수반 바다조 의불 있지. 라더야. 박잠뜰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울렸다. 서라더가 흔치 않게 불리는 제 이름에 느릿하게 고개를 돌렸다. 익숙한 갈색 눈동자가 절 향했다. 박잠뜰의 눈꼬리가 얇게 휘어졌...
Nightmare 에서 이어집니다.링크: https://posty.pe/5902sn *유혈주의 and he let her go. 캄캄한 어둠 속에서 그는 천장만을 바라본다. 익숙한 공허함이 방 안을 채우며, 그것을 증명하듯 싸늘한 천장은 아무 말 없이 묵묵부답으로 먼지만을 스륵 떨어트린다. 이곳에서 며칠이나 지났는지, 몇 번을 기절했다 깨어나니 도저히 가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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