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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기타를 치는 남자가 있다. 나는 이 숲에 가끔 들린다. 경기도 쪽의 국립휴양림인 이곳은, 숲 입구 쪽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면서 시끌벅적하게 하지만 위로 갈수록 등산하기가 힘들어서 사람이 별로 없다. 남자는 숲 중턱에 갖다놓은 벤치에 앉아서 쓸쓸한 기타곡을 친다. 조용한 곡이다. 조금 희망차게도 들리는 듯하다. 그는 헤아릴 수 없는 깊이...
거리의 가로등이 한꺼번에 켜졌다. 까만 밤을 밝히는 점들, 차의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 끝이 없어 보이는 도로. 나는 밤은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차를 몰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머릿속에는 질문만 들어찼다. 게으르고, 의욕이 안 나고, 방황하는 나 자신에 대한 비난이었다. 스무 살,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는 집중이 되지 않아 공부하...
나는 너구리를 한 번 보다가 내 손에 들린 미니 자두 상자를 한 번 보다가를 반복했다. 지금, 너구리는 아무도 없는 동네 하천가에 내려와서 나를 향해 간절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정확히는 내가 마트에서 갓 사온 자두에 눈독들이는 것이다. 나는 졸업을 해서 뒹굴거리는 대학생이다. 아버지에게 신세를 지며 살고 있다. 한 번도 알바를 해본 적이 없고, 매일 게임...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것은 언제나 짜릿하다. 나는 밤 10시가 되면 우주로, 검은 세계로 나아간다. 나는 창고에 두었던 로켓 모양의 보라색 우주선을 타고 끝없는 우주로 가고는 한다. 얼마 정도 갔을 때, 모든 공간이 수축되는 지점이 있다. 나는 그곳에 빨려들어가면서, 오늘은 또 어느 세계로 가게 될지 기대한다. 언젠가는 내가 대학에 가지 않은 세계로 갔었고...
내가 다니는 유니스 마법학교는 취업문이 좁다. 의과 계열 마법사들은 치료 쪽으로 취직길이 활짝 열려 있지만, 나같이 순수학문 마법 학과들은 굶어죽기 딱 십상이다. 나는 지도교수님(마탑에서 50년 이상 있으셨던) 과의 상담을 마치고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로 친구들에게로 돌아왔다. "상담 잘 했냐." 체육마법학과 3학년인 이 친구는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이 인상...
나는 가끔 꿈을 꾼다. 그곳에서 나는 행복하다. 일상에서의 무료함 또한 없다. 강아지와 고양이가 손을 잡고 날아다닌다. 나는 그것을 보고 웃다가 눈을 감는다. 검은 우주가 배경이지만 바람을 느낀다. 내 볼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 나는 눈을 뜨고 위로 솟구친다. 고양이가 살짝 놀란 듯 야옹 소리를 낸다. 위에는 끝없는 검은 공간 뿐이다. 하지만 나는 안정감을...
첫 포스트는 발행했지만, 그다음부터는 자꾸 미루게 된다누가 마감까지 어떻게든 끌고 가줬으면 좋겠다!하나라도 꾸준히 연재해 보고 싶다! 이런 생각, 단 한 번이라도 해보신 적 있다면
(민감한 소재 주의. 이성 교제 그리고 폭력과 관련된 문제.) 저주에 걸린 것은 때로는 진저리나고, 때로는 저주로부터 벗어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언제나 우리는 그 영향력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다. 13년 전, 나는 마법 아카데미에서 가장 빛났었다. 모두가 날 좋아했다. 나는 온갖 사교 모임에 불려가고는 했고, 내가 입을 열 때면 모두 눈을 반짝이...
버스가 길을 지났다. 간격을 두고 띄워져 있는 건물 주차장들의 불들이, 버스가 지나갈 때마다 하나씩 켜졌다. 차갑고 어두운 밤을 불빛들이 차분히 비추고 있었다. 그 풍경을 창문을 통해 보다가 버스의 앞쪽을 바라보았다. 마을 버스 크기의 조그만 버스에는 기관사 모자를 쓴 버스 기사가 아무 말 없이 운전하고 있었다. 주위에는 나 뿐이었다. 그는 헤드라이트가 비...
나에게는 하트 모양 흉터가 얼굴에 있었다. 날 때부터 있었던 하트 모양의 불에 데인 듯한 흉터는 사람들과 나를 명확히 구분했다. 중학교 때는 남자애들이 하트 괴물이라고 놀려대고는 했고, 여자애들은 멀찌감치서 수군대고 내가 그 근처로 가면 길을 멀리 돌아가고는 했다. 그래서 나는 흉터를 어떻게든 감추기 위해 화장을 해본 적도 있다. 그러나 흉터 자국은 살아 ...
나는 기도실 안쪽을 보았다. 햇빛이 내리쬐는 기도실에 있는 그녀는 언제나 예뻐보였다. 하얀 피부의 곱게 뻗은 손이 간절하게 모아졌다. 그녀가 눈을 감고 뭐라 중얼거릴 때마다 햇빛이 그녀를 축복하듯 내려앉았다. 어느날, 고등학교 1학년이어서 학교 입학에 두근대던 나는 다른 세계로 들어오게 됐다. 이 우주는 과학이 발달하지 않고 중세시대부터 마법이 발전한 우주...
*자살 관련 소재가 있습니다. "오십 만 원." 그는 합리적인 가격이라며 눈썹을 치켜올리며 덧붙였다. 그의 미소가 짙어졌다. "별 하나에 오십 만 원이야." 나는 욕을 내뱉었다. "그건 너무 비싸지 않나요, 제 시급이 9160원인데." 하늘에 달린 별의 소유권을 파는 남자가 팔짱을 끼고 고개를 돌렸다. "아님 말고. 나 지금 육십 퍼센트 할인해서 파는 거야...
"아, 미리 말해두는데 나랑 닿는 사람은 모두 쿠키가 되어버려." ...나는 잠깐 귀를 의심했다. 뭐라고? 대학교 첫 수업에, 처음 내게 말을 걸어준 남자애는 간단한 인사를 하면서 해사하게 웃었다. 꽤 성격 좋아 보인다고 생각할 무렵, 그가 웃으면서 이렇게 말한 것이다. 나는 그대로 굳어서 "아... 그래..."라고 말한 다음 폰에 집중했다. 대학 와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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