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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실수한 걸까. 나는 딱딱한 돌바닥에 누운 채 생각했다. 항상 허리에 차던 검을 뺏기고, 얼굴에 피가 말라붙은 채였다. 린튼 가의 경비는 삼엄하다. 오십여 명에 달하는 기사들이 교대하며 밤새 정문을 지키고, 저택의 1층에서 지내는 고용인들은 단도를 항상 몸에 지니고 있다. 그것도 모잘라 가문의 일원들은 모두 침대 곁에 검을 두고 잠을 청한다. 사람들은...
파미우스의 말에 의하면 창을 휘두르는 순간 눈앞에서 번쩍이는 어떤 섬광을 봤고 동시에 팔다리가 비틀리고 오므라들어 서 있을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입증하듯 파미우스의 손은 마치 빈 주먹을 쥔 듯 손가락 마디가 굳어 있었고 한동안 펴지지 않았다. 파미우스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아까 거짓 보고를 했던 파수꾼이 나무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하지만...
"샤워 가운만 걸쳤는데도 잘생겼으면 반칙 아니야? 진짜 너무 하지." 특별히 에이레네가 타준 블루베리 에이드를 마시면서 보이지도 않는 산을 바라보는 스쿠알로, 그 옆엔 벨도 함께했다. 티 룸에 벨이 들어온 건 드물다 못해 거의 처음이지 않나. 관심도 없었으면서 왜 들어왔나, 둘의 대화가 단순히 궁금해서였다. 사석에서 대화 나누는 건 잘 못 보던 장면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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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현상 실종자수색연합 수색대원 행동지침> <주의사항> *해당 문서는 언제나 수색연합 본부 사무실에 비치되어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만약 이외의 장소에서 본
지긋지긋 하다. 아른 거리는 붉은 옷깃을 모른 척 하기엔, 그것은 너무나 강력했고 눈이 부셨다. 아니, 눈이 부신 것은 강렬히 내리쬐는 햇빛 탓일 수도 있지만. “아- 더워, 이정도면 계절이 아니라 자연재해 수준 아니야?” “정말 그랬으면 우린 이미 다 타죽었겠지.” “우왓- 어두워.”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궁. 가볍게 올라간 입 꼬리처럼, 무게가 없는 말이...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 이것이 분명한 사실이고, 변하지 않는 감정임을. 그러니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은, 결코 나의 감정이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감정을 택하고, 학습하여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 당신을 사랑했다. 당신이 나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더라도,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족했다. 분명히 나의 감정은 헌신이었고, 나는 감정을 몰랐다. 감...
모두가 달아나야 할 때라고 생각했던 때에 신전 점거라니 이해할 수가 없었어. 명령에 따르면서도 우리 모두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어. 하지만 제라리온이 통찰과 직감에 뛰어난 사람이라는 걸 잘 알았던 동료들은 의아해 했을 뿐 불안해 하지는 않았어. 불안에 떨었던 건 나 혼자였어. 철썩같이 믿었던 신역의 법이 깨지고 파수대를 제거하라는 신탁까지 나온 마당이었어...
“마지막 경고다! 놈을 내놓아라!” 앞장 선 병사가 거칠게 말했다. 대머리 병사의 목소리 같았지만 투구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확실하지는 않았다. 병사들의 수가 13명인 걸로 보아 며칠 전 무리우스의 신역 진입을 막으려다가 돌을 맞고 쓰러진 병사들 소속의 15인부대로 보였다. 그리고 앞장 선 병사는 15인부대의 대장으로 보였다. 13명 모두 투구를 썼고 방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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