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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예나는 혜원을 사랑하게 되었다. 첫 만남으로부터 겨우 14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래서 다소 뜬금없다 느낄 수도 있지만, 분명히 그랬다. 삶에서 그 어떤 특별한 개연성을 바라는가? 삶이란 언뜻 우연으로 점철되는 굴곡들의 연속이고 예나는 그것에 제대로 휩쓸렸을 뿐이다. 다만 예나가 혜원에 대해 생각할 때면 예전과 달리 몇 가지가 더 추가되곤 했다. ...
차는 이따금씩 덜컹거렸다. 백미러에 길게 걸린 염주 구슬들이 저희끼리 부딪치며 달그락대는 소리를 냈다. 고장난 히터는 전원이 켜진 채로 묵묵했다. 숨을 뱉을 때마다, 하얗게 김이 서린다. 창밖에는 눈들이 흰 밀가루처럼 흩날리고 있다. 멍하니 본다. 움직이지 않는다. 서울보다, 겨울이 빨리 오는 곳이라고 했다. 터미널에서부터 삼십 분 가량을 그들은 아무 말도...
이따금 정신을 차리면 소파에 고개를 묻고 있었다. 시간은 언제나 새벽 5시. 다시 잠들기에도, 그렇다고 출근 준비를 하기에도 어중간한 시간인 탓에, 그저 깊게 숨을 내뱉고는 고개를 젖혔다. 얄궂게 닿아오던 소파의 등받이. 어쩐지, 하. 그럴 리 없지만 콧잔등에 내려앉은 것만 같던 낯익은 복숭아 향기. 너의 핸드크림 향이었다. 언젠가 거실 소파에 앉아있던 너...
너와의 기억을 떠올리자면, 항상 똑같았다.뭔가 다양한 걸 함께 겪고 느낀 듯한데, 떠올리자면 그것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새까만 밤하늘, 웃으며 하늘을 가리키던 너, 그 손가락 끝을 바라보면 빛나던 별, 그리고 그 옆의, 아직 피지도 않은 벚꽃 봉오리. 늦은 시간 밖에 나와있는 것이 지치지도 않는지, 별을 발견하면 기분이 좋다며 얼굴을 벚꽃색으로 물들이곤 해...
글을 읽기에 앞서 : 주의본 글을 쓴 사람은 교정기관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이 없습니다. 때문에 본 글에서 묘사되는 구치소에 대한 디테일은 틀릴 가능성이 매우 많을 수 있습니다. 또한 본 글에 등장하는 구치소는, 인천에 위치하는 구치소를 염두에 두고 쓰였습니다만, 실질적인 관계는 없습니다. 구치소에는 미결수나 단기간 수감수가 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글...
<괴이현상 실종자수색연합 수색대원 행동지침> <주의사항> *해당 문서는 언제나 수색연합 본부 사무실에 비치되어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만약 이외의 장소에서 본
채형원은 요리를 하지 않았다. 아침밥을 먹느니 5분이라도 잠자는 편을 택했고, 점심은 구내식당이나 인근식당에사 해결했고, 저녁은 현대인에 걸맞게 배달어플을 애용했다. 부엌 싱크대에서 하는 일이라곤 픽 실패한 맥주 버리기 정도? 한 마디로 데코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한평생 살아온 채형원의 생활식습관이 쉽게 바뀔리가 없었다. 분명 늑대 아침밥 챙겨주려고 알람을...
현성이랑 기연이가 데이트하는데 지혜랑 혜진이한테 발각되는게 넘 보고싶어요. << 도시락님이 원하신 소재로 연성해보았습니다! 제가 기연이로는 처음 써봐서.. 날조가 심하니 이해부탁드립니당. ※ 맞춤법 검사를 하지않아 오탈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 - 이기영은 일찌감치 일을 마치고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다. 잠들기 전 확인한 거울에는 이지혜...
그날은 그냥 그런 날이었다. 아주 평범하지도,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그래서 더 기억날 일이 없는 날. 교수님은 그날도 이름을 부르지 않고 레슨을 진행했다. 늘 그래왔고 전혀 특이할 게 없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는 처음 보는 낡은 다방에 들렀다. 그 뿐이었다. 새카만 입술을 보고 '오. 특이하네.' 라고 생각했다. 잡지에서 본 고스족 정도로 생각했던...
90. 혜인씨가 남기고 간 세가지
6월은 바빠서 연성하기가 힘들어요. 좀 텀이 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한편은 올려놓아야 할 것 같아서... 쓰는 데 오래 걸리고 재미없는 이야기입니다. 생각한 내용으로 바로 갈려고 했더니 중간 고리가 필요해져서ㅠㅠ 연출과 초점을 많이 바꿔서 그나마 나은 걸로 내지만 완전히 마음에 들진 않습니다. 뒤에 이어질 내용을 위한 중간고리로 쉬어간다고 생각해...
오후 12시가 되었는데도 햇볕 한 줄 들어오지 않는 반지하방은 정은의 기분을 더욱 눅눅하게 만들었다. 햇볕이 들어오지 않아 어두운 걸 좋아하는 제 취향에 딱이라며 자기합리화를 하던 것도 다 옛일이었다. 정은은 겨우 몸을 일으켜 침대 아래 떨어져 있던 비닐 봉투 안에서 두통약을 꺼내다, 옆에 뭐라 써져있는 작은 메모장 하나를 발견했다. [일어나면 밖에 트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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