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아이야. 너는 누구보다 순수하더라. 어둠 속에 살아가는 하이얀 도화지는 주변이 어두울지언정, 그 어둠에 물들지 않는 순수함을 간직했더랬지. 바로 너 처럼.
눈앞에 조잘조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그마한 아이를 내려보았다. 때로는 신나게. 때로는 진지하게. 그리고 때로는 덤덤히. 아이는 제가 죽기 전이든, 죽은 이후 든 변함 없는 모습을 보였다. 잠들기 전, 할머니가 들려주는 동화책 이야기를 듣는 것 마냥 네 이야기를 듣는다. 자연스레 눈동자가 굴러가며 상대의 동공의 크기, 호흡, 시선처리, 목소리톤, 손동작,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