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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 올리." "잘 자, 알." 기숙사 사감이 소등 시간이 되자 각각 방 문을 쾅쾅 때리며 불을 껐다. 불이 다 꺼진 밤, 알렉스는 리올을 향해 몸을 돌려 누웠다. 이불이 리올의 모습을 감춰, 실루엣만 겨우 보였다. 새근새근 숨을 쉬는 리올의 모습에, 알렉스도 눈을 감았다. ---- 알렉스가 일어날 당시, 옆 침대는 텅 피어있었다. 알렉스는 흐트러진 ...
어느 중학교 2-4반 한 학생이 사물함을 붙잡고 망연자실하게 서있었다. '체육복이 사라졌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사물함에 들어있던 체육복이었다. 당황스러움도 잠시. '체육복을 아침에 봤던게 맞았나?' 그는 천천히 기억을 되짚어 보기 시작했다. 아침에 체육복을 본 기억은 선명했고 별도의 기억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생각했다. '집에 두고 왔겠지' 그렇지...
자신의 손을 만지작대던 민규는 문득 제 품 안이 비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라. 어디 갔지? 그는 몸을 일으키려다 잠시 고개를 들어 주변을 훑는다. 근처엔 아무도 없다. 방 안에는 자신 뿐이다. 어쩔 수 없지. 그는 결국 침대에서 발을 질질 끌며 바닥에 발을 딛는다. "형?" 목소리가 길게 늘어진다. 작게 불러봤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다. "형, 어디 있어...
"쓰읍, 또 이런다." 혀 차는 소리와 함께 어깨너머로 손이 불쑥 들어왔다. 어, 빨리 왔네. 프란시스코의 손을 잡아챈 남자는 느릿하게 이어지는 목소리에 슬쩍 웃어보이고는 들고 있던 종이봉투를 대강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움직일때마다 삐그덕 소리가 나는 낣아빠진 의자를 끌고와 잡힌 손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프란시스코 앞에 자리 잡았다. 남자는 테...
글 루나 사랑해, 여주야 그러니까 제발 그 말은 하지마 날 떠난다는 말만큼은 하지마 너 없는 미래가, 무슨 소용이 있는데 이마크 조각글 FIN. •모든 움짤과 사진의 출처는 속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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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한가운데, 키 큰 성인 남성 두 명이 어정쩡하게 서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포장이사 직원들이 바쁘게 내려놓고 간 짐들이 여기저기 부려져 있다. 모델하우스처럼 깔끔하게 모든 가구가 풀옵션으로 구비된 집에, 거실 베란다 너머로 도심 외곽에 있는 계획 신도시의 쾌청한 하늘과 공원이 내다보인다. 민규는 바쁘게 집 구석구석을 돌며 TV와, 세탁기와, 건조기를...
별 한 점 뜨지 않은 겨울 밤 하늘은 짙푸르고 검은 무의 세계였다. 지상의 수많은 건물들이 화려하게 반짝여도 어둠의 적막을 해칠 수 없었다. 그러나 어느 때 눈송이가 내리기 시작하면, 검은 하늘은 세상 그 어느 곳보다 소란스러워졌다. 늘 고요한 밤은 새하얀 환희로 가득 찼다. 위스키 여름은 불쾌하기 마련이다. 특히나 장마철의 회색 구름은 보는 것만으로도 싫...
언젠가 겨울서점 영상에 요조님이 어디까지가 나의 일부일까에 대한 내용을 담고있는 책을 소개해 준 적이 있다. 또 (역시나 겨울님이 소개해주셨던)사이보그가 되다에서 나를 보조하는 보조도구들 (안경, 휠체어)도 나의 일부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나의 신체의 기준은 어느곳인가? 무엇까지 바꿀 수 있는것일까? 나의 뇌를 컴퓨터로 대체하면 그것은 내...
"야. 나와." 진형의 말에 평소라면 강아지처럼 꼬리라도 흔들 기세로 쫓아나갈 인우였건만, 인우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인우에게 함부로 대하는 진형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한껏 진형을 도발하던 영호가 더 안절부절한 눈치였다. "박인우!!! 나오라고!!" 인우는 송글송글 물이 맺힌 유리잔을 들어 차가운 음료를 마셨다. 마치 진형의 말이 조금도 들리지 않...
*해가 나지 않고 그림자가 있는 어둠 속에서 구화산의 환각이 보이는 청명이. *어떻게 너는, 수없이 꺾이고도 무너진 적 없는 것처럼 일어설 수 있을까. 이제 보니 일어선 것이 아니라 조각조각 부서진 네 환상이었구나. "..! ..아!..청...아..!" 아. 더 자고 싶은데. "..거..라..! ..명아! 일어나보거라...!" 왜 자꾸 귀찮게 깨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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