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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ㅂ, 아니. …널 준위님께 편지 왔습니다." 벌써 몇 통 째인지. 이제는 분명히 알고 있으니 다 쓸모없는 짓인데도. 당신들이 보여준 건 모두 거짓이라는 걸. '나'의 한낱 꿈이었다는 걸. 그래도 어디 버리지 않고 꼭 쥐고 들어온 편지를, 개인실에 들어섰을 즈음에야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버린다. 한두 통씩 모이던 편지들이 이제는 책상 위로 수북이 쌓여...
서걱서걱 만년필 소리와 함께 나한테서 종이한테 내 마음이 전해져간다. 서걱서걱. 서걱서걱. 종이가 내 마음을 어찌 다 담겠냐마는 그래도 정성 하나만이라도 전부 담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온 마음을 다한다. 이것은 편지일까, 유서일까. 점점 끝을 향할수록 형태를 알 수 없는 글들을 끌어안는다. 이런 편지마저도 사랑해 주기를. 아니, 이런 편지를 쓰는 나를 사...
(여러 번 썼다가 지운 흔적. 맨 윗장의 편지지는 윗부분이 너덜너덜하게 찢어져 있다. 남겨진 것은 너덜너덜한 편지지 여러 장. 그마저도 한 장을 채 못 채운 문장들이 너저분하다. 삐뚜름한 글씨로 적힌 카푸치노 예쁜이에게. 편지 봉투는 한쪽에 가지런하다. 편지지를 그 밑에 깔아두었다. 눈물 자국이나 핏자국이나. 조금 꼬질꼬질하기도 하다. 남겨진 자에게 보내는...
난 자꾸 꿈을 꿔요. 엄마가 약해지기 전으로 되돌리는 꿈을. 약해지기 전= 병 걸리기 전 엄마, 저는 가끔 그 날 공항에 혼자 서있어요. 시원하고 외로운 냄새가 나는 넓은 홀에 덩그러니 놓여서 두리번거려요. 저 멀리엔 멀대같이 큰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여요. 하지만 제 곁엔 아무도 없죠. 5살 눈에는 다 커보임 그때 엄마는 외로운 손을 찾아서 비행기로 데...
[봄] 다시 봄이 찾아왔다. 밤사이 얼어붙은 창문을 따뜻한 빛으로 조심스럽게 깨우고, 간밤에 잘잤냐는 안부인사를 보내는 나의 상냥한 봄이 찾아 온 것이다. 이제 나는, 우리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 나는 당신을 만나기 전까지 줄곧 봄과 하고싶은 것들을 종이에 적으며 매일 밤을 지새웠다와 같은 이야기를 한다면 당신과 얼마 만나지는 않았으나 적어도 상냥하다거나 ...
권태기 간절했던 인연의 끝이 많이 헐거워졌습니다. 만나러 가는 발자국에 더이상 활기가 없었고. 단지 당연한것이 있을 뿐이였습니다. 이것 역시 사랑임을 깨달았음하는구나. 깃털 같던 원고지 속 서정시는 이제 벽돌같은 논설문이 되어서는 더 이상 우편함이 비워지지 않습니다. 아득한 무관심에 하나둘씩 쌓이기만 하는데, 바싹 눌러붙은 잉크는 우리의 사랑과 크게 다르지...
1. '나폴리탄 괴담'이란 '나폴리탄 괴담'은 인터넷 괴담의 일종으로 미스테리한 상황에서의 매뉴얼을 다루는 특징이 있습니다. 매뉴얼 속에 신뢰성
우리가 세라핀을 떠올리며 온실을 찾았던 날, 내가 가져온 차를 보고 네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어. 홍차가 아니네. 가장 좋아하는 차를 가지고 오라고 했지. 그래서 홍차를 가져가지 않았어. 졸업하고 스테이티아로 돌아갈 때 언니가 좋아할 법한 홍차를 선물로 가져가고 싶어서 홍차를 마시기 시작했고, 언니와 마주보면서 티타임을 가져도 긴장한 티 나지 않도록 티타...
(부엉이 우체국을 거친 듯한 양피지를 펴면 또박또박 쓰려 하지만 급하게 썼는지 조금은 휘갈겨진 글씨가 쓰여 있다. 부엉이가 애교스럽게 손가락을 물더니 작게 울고 다시 날아갔다.) Dear. 알 군. 안녕하세요, 알 군. 잘 지내고 계신가요? 다시 9월 1일이 오기를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 졸업이라니, 믿기지 않아요. 호그와트가 많이 그리워요. 사실 수업보다...
안녕, 샤를. 먼저 꽃 가루 알레르기가 없다는 것이 정말로 다행이네요, 그리고 편지를 받고 기뻐해줬다니 저도 정말로 기뻐요! 친구와 편지를 주고 받는 기분이 어떤지 지금 알아가고 있거든요. 점점 당신의 생각대로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네요. 그래서 꽃을 보내는데 종류별로 보내려고 한송이씩 보내요. 장미, 데이지, 앵초, 라일락, 프리지아... 그냥...
여름 합숙, 솔직히 말하면 왜 하는 지도 내가 여기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그저, 학교에서 하라고 하니 대충 '네 알겠습니다' 라고 사인한 종이를 낸 것이 끝이다. 더 깊게 반항해봤자 좋은 꼴을 못 본다는 것도 아니까. 학교에서 이렇게 내려오는 일은 절대 자의로 그만두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부모님들 조차 제 뜻이 아니기에 고분고분, 트러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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