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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을 쓰는 지금, 나는 호주에 있다.내 나이 스물 아홉(29), 막차다. 나름 인생을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다.늘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걸까?무얼 원하는 걸까?무엇을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라는 모든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와 더불어, 나중에 나이가 들었을 때, 막대한 부, 명예, 지위 그리고 인류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첫 날 한참 걷다가 대충 11시쯤 괜찮아보이는 카페에 들어가 음식을 시켰다. 가게 이름이 너무 특이하고 재밌어서 유일하게 기억에 남는 곳이다. <바다는 안 보여요.> -제주도에 카페를 차렸다고 하면 다들 바다가 보이냐고 한다. 설명이 너무 웃겼다. 나중에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검색해봤는데 아직도 영업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들어가 식사할 만...
**어리다: 옛날 ‘어리석다.’ 지금 ‘나이가 적다.’** 2014년 6월 16일 막 성인이 된 나는 제주도로 내려갔다. 도망이었다. 학창시절 내내 아빠한테 맞고 엄마한테 외면받고 담임한테 망발 듣고 친구들한테 소외당하면서 늘 하굣길 ‘이대로 바람에 묻혀 사라졌으면.’ 바랐던 소녀는 어디든 좋으니 여기가 아닌 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제주도는 그 중 가장 유...
’얄팍한 로맨티시즘이 한계에 도달하면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일본적 미학의 얄팍함의 표상‘ 야스나리의 제자이자 같은 사조를 공유했던 미시마 유키오의 할복자살을 두고 박경리가 내뱉은 말이다. 모쪼록 틀린 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것은 결과론에 불과할 뿐. 그과정 속의 죄없고 덧없는 아름다움만은 진실하다고 생각한다. 덧없기에 아름답다. 처연하고 어엿브어 그...
1. 기억이 정확히 나지는 않지만, 2021년도부터 adhd 약물을 복용 중에 있다. 스프라테라와 콘서타 둘 모두 복용 중이다. 스트라테라는 크게 효과가 있지는 않고, 콘서타만 먹으면 역류성 식도염이 올라와서 그것을 완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콘서타와 함께 먹기 시작했다. 정신이 아주 명료해지고 좋다. 그 전에는 생각을 제어할 수 없고 불안은 가중되고 충동은 참...
나는 1년, 아니 2년 넘게 혼자 Y를 눈에 두고 좋아하고 있었다. 짝사랑에서 외사랑으로 바뀐 지 얼마 안 되었고 애석하게도 지금의 나는 삶의 권태로움에 숨을 허덕이는 스물 여섯 살이다.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끔찍하게 외로울 수 있다는 의미이다. Y가 없으면 나는 영영 어딘지 모르게 텅 빈 채로 살아갈 것 같은 착각이 들어서 이기적인 욕심을 부리고 갈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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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쭉 환상을 보면서 살아왔던 것 같다. 무지개가 환상이 아니라 실재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나는 무지개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무지개는 실재하지 않고, 그것을 보았던 것조차 나 혼자 뿐이었다고, 그 사실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아직도 모르겠다. 글을 쓰거나 책을 엮어내는 일은 나름의 즐거움과 의미를 가지겠지만, 그걸로 돈을 벌기 시작하는 순간부...
정화의 디폴트 워홀 (46) D+38. 2023년 3월 31일_ かぜが。 。 。 오늘은 일기를 짧게 마치고, 엊그제 무료로 진행했던 호벤T과의 '코칭' 후기를 남길것임! 😃 1. 늦게 일어나서 ENFJ검사, 미니멀청소, 야채 스프, 놀이터, 통화, 크로키랑 낙서, MBTI 꿀잼 2. 어쩌다 통보하듯 말하게 되었나 ..? 3. bee9 바나나 초코 머핀!, ...
배가 고프면 밥을 찾는다. 아무거나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배가 고프면, 아무거나 맛있게 먹는다. 그럼 사람들이 안다. 저 사람 배가 고프구나. 그럼 그 점을 이용하려 들 테고, 쓰레기를 먹어도 모를 거야. 외로우면 사람을 찾는다. 아무나 소중할 정도로 외로우면, 아무나 반갑게 맞이한다. 그럼 사람들이 안다. 저 사람 외롭구나. 그럼 그 점을 이용하려 들 테...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세로로 긴 모니터가 설치된지 대충 1년쯤 되지 않았나 싶다. 요즘 세상에 그렇게 별스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딱히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신경 끄고 넘겼는데, 연말에 예민해진 상태로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모니터에 대해 ‘신경을 끄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정반대로, 의식하지 않겠다고 작정하고 마음먹지 않으면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손에 담긴 비눗물을 변기에 흘려보낸다. 변깃물에서 기포가 가볍게 올라오고, 불쾌하게 향긋한 냄새가 났다. 허리를 굽히고 세면대 물을 튼다. 입에서 무언가 쏟아져나온다. 경련하는 위, 역류하는 식도. 하지만 입은 침묵한다. 철퍽거리는 소리. 액체와 고체의 중간쯤의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 변깃물 위로 내가 마신 칵테일들이 차례차례 나열된다. 알록달록하게 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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