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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아버지. 안녕하신지요. 혜인입니다. 두 분을 떠나보낸지도 벌써 8년이 지났습니다. 이 땅엔 당신들을 떠올리는 자가 더는 남지 않았습니다. 저를 제외하고, 그 누구도 없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살고자 합니다. 이 땅에 남아서. 당신들의 죽음을 기억하고, 희생을 기리며. 그 슬픔을 안고 살아가겠습니다. 당신들께서 살려주신 이 목숨으로, 이 손으로. 사...
20. 12. 19 너에게서 편지가 왔다. 형에게. 형 안녕. 나 원필이야. 이 편지를 읽을 때 형은 뭘 하고 있을까? 형 옆에는 아마 내가 있겠지? 벌써 창피하다... 웬만하면 나 없는 데에서 읽어줘. 우선, 생일 축하해. 벌써 내가 형을 알고 다섯 번째로 챙기는 형의 생일이네. 형이랑 처음 만났을 때 생각난다. 그때 형은 지금이랑은 좀..많이 달랐어. ...
to.사랑하는 우리 엄마 엄마 안녕. 엄마가 떠난지 벌써 7년이 다 되어가네요.아빠는 여전히 집으로 돌아오실 생각을 안하나봐요. 다행히 이모가 엄마 없을동안 저를 잘 키워주셨어요. 엄마가 지내는곳은 어떤가요? 저를 내버려두고 가신 그곳. 거기서 제 생각은 하시나요? 뭐, 학교생활을 걱정하신다면 저는 잘 지내고 있죠. 좋은 친구들도 사귀었고 요즘은 아르바이트...
To. 친애하는 나의 친구들에게. 오늘은 날이 좋네. 밖에 나가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야.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며 낮잠 자기에도 딱 좋은 시간대이고. 그러니 이 평화로운 시간이 사라지기 전 어서 마지막 편지를 남겨보려 해. 이 편지는 오로지 내 친구들만을 위한 편지니까 다 읽으면 불에 태워주길 바라. 다들 안녕, 아마 너희가 이 편지를 읽는다면 나는 죽은 ...
내 새로운 친구이자 멋진 연주자인 기원에게 안녕 기원아. 네가 써준 편지들 잘 읽었어. 우체통을 열어보니까 2개나 있더라고! 보고서 깜짝 놀랬지 뭐야. 네가 자신의 얘기를 많이 해줄 수 있을만큼 나를 편한 상대로 생각하는 것 같아서 기뻤어. 그나저나 네가 사는 나라가 정말로 나와 달랐다니, 원래 같았으면 서로 편지가 도착하는데 일주일은 넘게 걸렸을텐데 우체...
이런, 조금 이른 시간이었구나. 그래도 잠에서 깬 시간이었으니 다행이라고 해둘게. 너무 놀라지 않았기를 바라.편지 배달을 하는 부엉이들은 대게 머리가 좋지. 딱 맞춰 도착한 게 아니라, 그곳에서 일어날 때 까지 기다렸을 수도 있는 것이고. 물론...그리 똑똑하지는 않은 아이들도 있는 것 같았지만. 지난번 편지를 부치러 갔을 때. 성격이 급해서 편지를 빨리 ...
시대를 막론하고, 젊은이들은 유행에 민감한 법이다. 한창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었던 환태의 귀에 들려온 학생들의 이야깃거리는 흥미를 자극했다. "얘, 학교 마치고 명치대학교에 가서 국어 한 시간 배우러 가는 거 어떠니?" 같은 말들을 듣고 있으면, 고작해야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이 간다는 그 대학교가 어디인지는 몰라도, 영 처음 듣는 곳이기에 어리...
https://posty.pe/hara8w 안녕하세요 릴리! 오늘도 어김없이 날씨가 좋은 밤이에요. 편지의 답장을 어찌나 기다렸는지, 오늘 하루 종일 우편함만 바라보았다니까요? 그러다 집배원분이랑 어색하게 마주쳐서 삐그덕 거리며 집에 가는척하면서 편지가 왔나 기웃거렸지만 말이예요. 릴리 씨도 강아지 좋아하시는구나! 드디어 공통점을 찾은 것 같아 기뻐요. 강...
-발버둥쳐 봤자, 안 되는 건 안 된다. 소년은 그런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포기 같은 짓을 하면 그 누구도 자신을 뒤돌아봐 주지 않을 거라고, 그래서 최선을 다해서 밑바닥에서 발버둥을 쳤다. 소년은 무슨 짓을 해서라도 주변인들이 자신을 인정해 주기를 바랬다. 소년은 키가 작았다. 빼빼 말랐다. 주근깨 투성이였다. 체력도 없었다. 그렇다고 귀염성 있는 성격...
그는 편지를 써서 찢어서 날려보냈다. 정확히는 흩뿌리듯 해버렸다는 것에 가까웠다. 먼 여행을 떠날 때 육신이 무거워 그것을 버리는 것처럼. 살아있는 글이 당신에게 닿을 수 있을리 없었고 불로 태워버리기엔 라이터가 없었기에, 손으로 찢어 글을 죽여 날리는 것이다. 마음을 담은 글이 영혼이 있다면 그 육신은 종이일테니. 그는 누군가 죽어가는 전쟁터에서 조차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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