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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잔이 부딪혔다. 이윽고 두 개의 잔은 각각 입술로 옮겨졌다. 전통스럽다고 느껴질 법한 창문의 대나무살 너머에는 소담스러운 눈이 쌓여가고 있는 겨울이었다. 연일 이어지는 일들에 잠시 휴식을 취하자며 짧은 여행에 먼저 의견을 물어온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체리였다. 마이노가 하는 일에 있어서 마딱찮은 일이 있더라도 기어코 먼저 제가 입을 열지 않는 것이 그...
* 한국 로컬라이징 * 변함없이 눈치가 없는 전업주부 겸 애완견 이상윤x말랑말랑한 강준영 * 제로의 일상 등장견물 스포일러 * 가벼운 일상 로맨스 코미디 * 22,318자 1. 베이커 가 끝자락, 조용한 부지 위에 자리를 잡아 지은 2층 건물은 마당이 넓고 정원이 깔끔하게 관리되어 있어 교외의 여느 전원주택과 다를 바 없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 마당의 끄트...
어두운 밤이었다. 드물게도 밖에서 세찬 비가 쏟아져 내렸다.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이네스는 턱을 괴었다. 밖으로 잠깐 산책을 가겠다며 나간 샤를마뉴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네스는 창문을 열었다. 넓은 창이 끼익 소리를 내며 앞으로 밀려났다. 창문 밖에는 빗물이 고여서 아래쪽으로 흐르는 거리와 급하게 집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간간히 보였다. 언제...
셰이프 오브 워터, 많은 상을 탄 멋진 작품이다. 예전에, 유튜브로 리뷰 영상 정도만 찾아보고 친구가 너무 좋다고 보고싶다고 하는 말 정도만 들었을 때는, 영화가 너무 대단해 보였고, 책을 읽었을 때는 감동에 젖어 그냥 영화가 정말정말 기대되었고, 막상 영화를 보니 그 감동이 책에 비해 너무나 덜 했다. 개인적으로 영화보다는 책이 더 좋다는 뜻이다. 나는 ...
담요 * 2018년도 소장본에 수록된 글입니다. 01 담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좆같이 살다가 좆같이 죽어버리면 어쩌지. 그래서 좀 제대로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혁은 그 길로 취직을 알아보기로 했다. 그렇지만 제대로 일을 해 본 적도 없고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닌 스물여덟 이민혁을 받아줄 회사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냥 집 앞 오분 ...
*슈짐 흙냄새 나. 박지민은 강남 차병원에서 태어나 줄곧 강남구 일대에서 살아오며 배고프면 파파존스 피자나 시켜먹고 살았으면서, 꼭 전기도 안 들어오는데다 콜라도 못 먹는 산속에서 살아온 것처럼 비 오는 날이면 그렇게 말했다. 나면 어쩔건데. 그냥 그렇다고. 나? 나도 마찬가지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나는 파파존스보다 피자헛을 더 좋아한다는 것 정도. ...
첫 포스트는 발행했지만, 그다음부터는 자꾸 미루게 된다누가 마감까지 어떻게든 끌고 가줬으면 좋겠다!하나라도 꾸준히 연재해 보고 싶다! 이런 생각, 단 한 번이라도 해보신 적 있다면
우리 세계에 크디 큰 충격을 안겨준 알파고가 세계 랭킹 1위인 인간을 압도적인 실력차로 이기고는 바둑계를 은퇴했다. 알파고와 같이 같이 인공지능은 시시각각 발전중이다. 이대로 발전한다면, 우리가 상상했던 것처럼 인공지능이 감정을 가질 날도 멀지 않았다. ‘안녕, 베타’는 이 발전될 세계 중 한 세계를 그리고 있다. ‘감정을 느끼는 인공지능(로봇)은 인간이라...
이것은 멋진 작품이다! 단편모음집인데 좀 대단하다. sf물인지 모르고 빌린건데, 예상보다 몇 배는 마음에 들어서 너무 좋다ㅠㅠㅜ 지금 의도치않게 sf책을 2권 빌렸는데(이 때에 '안드로메다 성운'과 이 책, 이렇게 2권을 빌렸었다), 좋다. 히히히. 이 책 안에는 다양한 작가들의 단편선이 있다. 주제가 sf여서 그런지, 굉장히 범상치 않은 스토리 또한 많았...
X는 카페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의미 없는 짓임을 알았지만, 그래도 썼다.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였다. ‘어렸을 때의 나는 내가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난 좋은 부모님이 있고 아프리카의 어린이처럼 굶지도 않으며 개미처럼 밟혀 죽지도 않는다. 옛날처럼 여성차별이 심한 시대에 살지도 않고 노예제도나 사형제도는 없다. 민주주의는 꽃을 피웠으며 모두모두 ...
“…왜 왔어?” 정국은 힘없이 떨어진 태형의 고개 아래 투둑 툭 진회색으로 번져나가는 아스팔트를 바라보았다. 주머니 속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8월, 발목을 붙잡고 진득거리는 열대야에 등 뒤로 땀이 흘러내렸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욕심이었다. 지독히도 이기적이었다. 정국은 바로 이 시간, 며칠 전 태형과 편의점 근처 놀이터에서 나눴던 대화를 떠올...
나는 고독할 것이라면 완전히 고독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다. 학교를 나온다는 것은 사회의 작은 집단에서 나온 것 뿐, 절대 사회에서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원하지 않아도 사람들 사이에 참여해야만 했다. 나는 점차 내가 처한 상황에 신물이 났다. 누군가 내게 공감을 해 주고, 해결방안이나 조언을 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
"정보가 전부 유출되었어요. 우리 측의 사람들, 그러니까, 스파이로 쓰는 애들이 그 역할을 더 못한다는 뜻입니다.""....폴, 넌 어때? 어떻게 생각해?""사실입니다, 리더. 사람이 없어요. 써 왔던 사람들은 전부 정체가 발각되었습니다. 수배도 붙었고, 지문이나 DNA 정보도 쟤네가 다 알아요. 지금, 사람을 다시 구하기에는 늦었죠.""허, 더 말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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