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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는 스타 플릿에 재적을 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가문이었다. 가문의 장녀인 명경이 제독의 자리에 올라와 있는 것을 포함하여, 가족의 구성원들은 스타 플릿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물론 거기에 가문의 입김이 아주 작용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들은 자신의 자리에 걸맞은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사람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대신 그...
흔히 바보와 연기는 높은 곳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미츠루기는 천재인데도 높은 곳을 좋아한다. 녀석은 높은 곳에서 탁 트인 하늘을 바라보면, 풍경 자체에 압도당해 자신의 존재는 사소하게 느껴지고 마음이 차분해진다고 한다. 미츠루기가 엘리베이터를 불편해 하는데도 집도 사무실도 높은 층을 고집하는 건 그 이유 때문이다. 일하다가 한숨 돌리고 싶을 때 마다, 미츠루...
※ 메애님(@Meee_ae) 리퀘스트커플 : 키세쿠로 / 키워드 :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첫만남+첫 스킨십 여름의 초입이었다. 다른 학교들과의 공동 합숙까지는 약 보름 정도가 남은 시점이었고, 하루 하루가 아까운 날들이었다. 예정에 없던 합숙이 결정 된 것은 결코 갑작스럽지 않았다. 누구도, 심지어 눈치 없기로 준 세계 최고 급인 리에프마저 갑작스레 나타난 ...
처음 만났던 날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는 반증이 될 수 있을까. 제가 그를 소중하게 여기지 아니한다는 그런 증거가 될 수 있을까. 그럴 리가 없었다. 그저 처음부터 그가 제 곁에, 제 앞에, 저와 함께 있는 것이 당연해서 그래서 그걸 기억하는 데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조차 없었을 뿐일 터였다. 그러나. 이 모든 생각이 결국에는 변명이 될까. 변...
After all, the romance : 결국, 로맨스 (10) "손이 왜 이래요?" 덥썩 쥔 팔목이 뜨끈했다. 무어라 말을 하려고 그러는지 한참을 말을 고르던 그가 숨을 삼키고 야트막히 웃었다. 웃는 것 보다는 미소에 가까운 웃음이었다. 그렇게나 얄팍한 미소는 좀체 본 기억이 없었다. 쿠로오씨, 선배, 부르려던 입을 닫았다. 흩어질 것 같다고, 꿈같...
전화를 받지 않았다. 분명 과제만 제출하러 잠깐 다녀온다고 했었는데. 방금 핸드폰의 시계를 확인해놓고 괜히 힐끔. 도서관 벽에 걸린 시계에 짧게 시선을 두었다. 좋게 말해도 점심때는 다 지나간 시간이었다. '제출만 하면 되니까, 다녀와서 같이 점심 먹으러 가자.' 새삼 그의 목소리가 다시 떠올랐다. 네코쨩, 하고 부르며 웃는 얼굴이 평소보다도 더 나긋했다....
1. '나폴리탄 괴담'이란 '나폴리탄 괴담'은 인터넷 괴담의 일종으로 미스테리한 상황에서의 매뉴얼을 다루는 특징이 있습니다. 매뉴얼 속에 신뢰성
비가 왔다. 그러고 보니 지난밤에 짧게 끝난 문자에서 네가 그런 말을 했었다. 내일 비 온다니까 우산 챙기라고. 분명 기억하고 있었는데 왜 우산을 까먹었더라? 대충 말린 탓에 여즉 젖은 채인 머리를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빗속으로 뛰어들었다. 제법 굵긴 굵었지만 당장 가방에 젖으면 안 되는 것은 없었다. 뭣보다 일찍 연습이 끝났으니까- 문득 걸음을 멈췄다. 일...
미묘하게 붕 뜬 공기였다. 늦게 비가 온다더니 그래서 그런가. 생각하며 조금 걸음을 서둘렀다. '오이카와씨 차 있으니까 데려다 줄게.' 말해온 제안을 거절했다. 해서 부루퉁해진 뺨에 입술을 누르며 미안함에 웃었지만, 아마 앞으로도 저는 이런 류의 제안은 거절하고야 말 터였다. 소리내어 설명 할 수 있는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스스로에게만이라도 솔직하게 이야...
전화를 걸었다. 시간은 꽤 늦어 있었고 약속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바로 받지는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랬다. 단조로운 신호음이 흘렀다. 약간 식은 커피가 담긴 머그잔 안은 안으로 바라다볼수록 검었다. 점점 깊어지는 것 같은 착각을 부른다. '미안, 미안.'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늦게 전화를 받은 것에 사과부터 건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밖이야...
보고 싶은 영화였다. 그러나 제 애인과 보기에는 서로의 입장 상 미묘하게 꺼려지는 영화였다. 돈 내고 영화 보고 괜히 서로 눈치까지 볼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영화 약속에 응했었다. 흔히 말하는 호감을 가진 남녀가 보기에 좋은 로맨스 영화였고, 그녀의 속내를 전혀 모를 정도로 눈치가 없지도 않았다. 해도 영화 약속은 영화 약속일뿐이지. 그런 나쁜 생각...
처음으로 말을 섞었던 것은 몇 달 전이었다. 얼굴이 눈에 익은 편이었는데, 어디서 보았던가 까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았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비는 봄 비 치고는 제법 기세를 타고 있었다. 버스 정류장까지 한참이 남았던 데다 연습 오프로 여유로운 와중에 비를 맞으면서까지 뛰고 싶지 않아 들어갔던 카페였다. 등하교길 몇 번인가 봤지만 들어가 보...
해가 다 졌다. 장을 보고, 저녁을 준비하고 먹고 치우고 그러고나니 눈 깜짝 할 새였다고 믿고싶었다. 아래쪽 공간을 좀 더 활용하려고 이래저래 찾아다녔던, 1층 없이 바로 2층이 되는 2층 침대는 퍽 걸터앉기 좋았다. 해서 걸터앉았을 뿐인데 어느새 찐한 빛을 내다가 넘어가버린 해를 찾듯이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아니, 사실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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