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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좋은 일 있어?" "아니, 나야 늘 똑같지. 왜?" "오늘따라 좋아 보여서. 너 그런 표정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지훈은 친구의 말에도 별다른 답 없이 그저 웃어 넘겼음. 딱히 좋은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훈의 일상은 평소와 그대로였기 때문에 할 말이 없는 게 당연하긴 했음. 평소와 달라진 게 있다면... 과외 선생님이 옹성우라는 점 정도? 미...
"재환아! 너 오늘 뭐해? 할꺼 없으면 우리집와." "오늘? 당연하지." "오예! 좋아좋아. 오늘 엄마가 나 생일이라고 너 좋아하는 갈비찜해준대. 아니, 생일은 난데 왜 너가 좋아하는 갈비찜 해주는 거야? 나참" "너희 어머니가 나를 좋아해서 그래. 우리엄마도 내생일에 너가 좋아하는 음식만들던대." "그건 그래. 크큭 좀 특이한 거 같아, 너희엄마랑 우리엄...
(재환이 시점) "하.. 민현씨 고마워요. 덕분에 병원은 안가서 다행이에요." "뭘요, 근데 재환씨 병원 진짜 안가봐도 되나요?" "하하 일단은요. 성우가 병원을 좋아하지 않아서.." "아, 그렇구나.. 일단 거실에 나가 있을까요? 의사선생님한테 설명부터 들어요, 우리." 방금전 성우의 전화를 받고 다니엘씨 목소리가 들렸을 때 이미 민현씨는 차를 돌리고 카...
네가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라고 어린왕자는 말했던가. 상무이사 사무실에는 아까 전부터 낮은 콧노래 소리가 은근하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결재를 해야할 서류 두 개에 싸인하고, 아버지와 일적인 통화를 하고, 김 팀장과의 짧은 회의까지 끝마치고 나니 어느새 11시 30분이 다가오고 있었다. 옹 대리는 11시 30분에 본인과 약속이 있...
5교시의 화학 수업은 지루하다 못해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다. 성우는 높낮이 없이 프린트를 읽어내려가는 선생의 목소리를 귓가에서 지워버리고 창가를 스치듯 쳐다보고는 수학 문제집에 시선을 고정했다. ...아, 방금. 다급히 책상 왼쪽 귀퉁이에 부착된 시간표를 확인한 성우가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수요일 5교시, 그 아이의 체육 수업이 들은 날이다.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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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애한 따뜻한 분위기.. 익숙한 목소리.. 익숙한 실루엣... 오랫만에 느껴보는 아늑함에 나도 모르게 나른해진다. 한창 이런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앞에서 하얀 빛이 나타나더니 무서운 속도로 나에게 돌진한다. 순식간에 모든곳이 깜깜해지고 고요해진다. 손에서 느껴지는 끈적한 액체와 코 끝까지 나는 비린내 그리고 어딘선가 벚꽃이 날아와 온 세상을...
회사에 도착한 시간은 9시 7분이었다. 아슬아슬하게 지각했지만 그때만 해도 희망을 갖던 성우였다. 부장님은 매번 9시 20분이 넘어가야 출근했기 때문이었다. 부장님만 일찍 오지 않았다면 누구도 뭐라하지 않아서 잘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매번 9시 훨씬 넘어서 출근하던 사람이 오늘은 제일 먼저 출근 했다고 했다. 조심스럽게 들어오던 성우는 부...
딸랑-- "어서오세요. 무엇을 주문ㅎ...워너원?!!" "깜짝이야! 이대휘 놀랐자나." "매니저님, 워너원이.. 워너원이.. 관린아 내 휴대폰 가져와. 얼른! 사진찍어야돼!" "대휘야.. 우리 지금 일하는 중이야. 조용히해.. " 문이 열리는 소리에 대휘가 난리가 났다. 완전 소녀팬이구만 소녀팬.. 뭔가 대휘한테는 소년팬보다 소녀팬이 더 잘 어울리는 단어랄...
낡은 선풍기 성우는 다리를 끌어안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오늘도 늦으려나.. 몇 일째 계속 야근이 이어지고 있었다. 또렷하게 보이는 별이 몇 개 있었다. “그래도 여기 진짜 좋은 게, 별이 너무 잘 보여. 덮고 좁아도 옥탑 방이 좋은 이유가 이건가 봐. 형도 그래서 여기 고른 거지?” “아니 여기 세가 싸서” “아 진짜 무드 없기는.. 이리 와 봐요”...
수업 처음부터 끝까지 지훈은 찜찜하고 찝찝한, 그 묘한 감정에서 벗어날 수 없었음. 분명 수업도 잘하는 것 같고, 확실히 다른 선생님들과 비교했을 때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이 자신과 가장 유사해서 수업의 이해도도 높았음. 특별한 기교를 부리는 것도 아니고, 정공법을 사용해 단계별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좋고, 다 좋은데... 잡자니 그 묘한 분위기가 마음에 ...
싯푸른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찾아왔다. 푸른 잎들은 지고, 열매들과 산동물들의 살이 차올랐다. 산맥의 주인인 지성은 수확이 무르익은 산을 돌보느라 분주했다. 인간들도 마찬가지였다. 작은 산밑 마을에서도, 추수와 작은 축제로 시끄러웠다. 이맘때 쯤이면, 도성 한가운데서 커다란 수확제를 하던 것을 성우가 낡은 기억속에서 끄집어냈다. 몇십년전이긴 하지만,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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