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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기억은 달콤한 향기가 났다. 유중혁은 시나리오와 살생에 쫓기던 어제를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 채로 마트에서 장을 봤다. 대파, 당근, 알배추 같은 갖은 채소와 새벽에 들여왔다며 정육점 주인이 자랑하는 신선한 소고기에 조미료며 간식거리며 아낌없이 카트에 담았다. 계산대 위에 물건을 늘어놓으니 조금 과한가 싶었다. 이상하게도 많이 샀다. 지금 사두어야 ...
그러니까. 김독자가 일행에게 심어놓았던 트라우마의 위력은 상상 외로 강력해서, 모든 시나리오를 끝내고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온 지금에도 그 힘은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가령. 이를테면. "아저씨……." "응? 왜그래, 유승아?" "……." 입술을 깨물었다, 벌렸다가, 다시 깨문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선뜻 하기가 어려운 듯, 한참을 망...
내가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비단 영상미와 연출에만 있지는 않다. 나는 영화 속의 감정선을 무척 좋아한다. 잔잔하든 격정적이든 영화 속엔 사람의 감정이 드러난다. 그 감정들로 인해 생기는 갈등, 고통, 고뇌, 그리고 그 끝에 보이는 등장 인물의 내면. 이런 것들을 보며 나는 많은 감정에 대해 배웠다. 물론 이는 예술이고 매체이고 현실과는 다르다. 그럼에도 ...
중혁독자 연예계AU로 김독자 컴퍼니의 대표 김독자와 소속 간판 배우 유중혁. 사실 어렸을 적 아역배우였지만 그때 이름도 안 밝혔고 짧게 활동했던 거라 아무도 모르는 유중혁의 과거를 유일하게 아는 김독자가 프로게이머 유중혁을 설득시키면서 시작되는 김독자 컴퍼니 성공신화. * 어느날 무슨 회사 대표랍시고 자길 보고 싶다며 한 남자가 찾아왔다는 얘기에 유중혁...
15세 관람가 정도면… 키스는 하지? 황민현, 28세, 커피프린스 사장 타고난 집안과 외모로 평생을 호위호식 살아오다 덜컥 망해가는 커피숍을 살려내라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커피도 못 마시는데 어떻게 카페를 운영하냐 항의했으나 유산 상속을 받기 위한 유일한 관문이었기에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만인에게 친절하고 다정하나 조금만 친한 사람들에게는 잔소리...
※공포요소, 불쾌 주의※
"유중혁" "…" "중혁아" "…" "유중혁아-" "…" 유중혁은 대답하지 않았다. 김독자는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있는 유중혁의 등 뒤에 무릎을 세워 매달려 계속해서 유중혁을 부르고 있다. 처음엔 조심스럽게 화가 많이 났냐는 듯이 다정하게 부르던 것이, 지금은 점점 성의 없어져 그냥 이름을 부르려고 매달려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유중혁은 짜증을 억누르...
[쿠루도로] 퍼렁별이 아닌 케론별에 잠시 파견된 케로로 소대원들은, 케로로 중사를 제외하고 두 팀씩 나누기 위해 제비뽑기를 했지만 정말 효율 나쁜 보직의 조합으로 나누어진 것을 다들 알면서도 케로로 중사의 등살에 떠밀려 결국 케론별의 멀리 떨어진 두 곳으로 나누어 배치되었다. 조용하고 신속한 처리를 바란다면서 군대조차 파견해주지 않음을, 쿠루루 상사는 크크...
[도로기로] 그들에게는 여느 때와 다름 없는, 나른한 오후의 침략회의였다. 케로로 중사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해가 서쪽에서 떴는지. 침을 튀겨 가며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소대원 4명 중 타마마 이등병과 기로로 하사만이 케로로 중사의 말에 하품 없이 듣고 있었고, 쿠루루 상사는 노트북을 만지작 거리고, 도로로 병장은 무릎을 꿇은 채로 눈을 감고 수련하듯 ...
모래 바람이 쓸고 지나간 곳에서 눈이 따갑다며 한 순간 눈을 감는다. 그 무엇도 남아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눈을 뜰 수가 없다. 접착제를 붙여 놓은 듯 눈꺼풀이 떨어지지 않는다. 현실을 마주하는 것은 언제나 두려운 일이었다. 눈을 뜨면, 그제서야 나는 내 주변의 모든 것이 모래와 같은 것임을, 아주 작고 사소한 것임을 깨닫는다. 지나간 뒤에 바닥을 쓸...
정원의 흔들의자에 앉아있었던 아름다운 두 사람의 사진액자는 깨져버렸습니다.아아- 이제는 다시는 그대와 만날 일이 없겠군요.한사람은 잔혹한 현실에 눈물 흘리고 한사람은 행복했던 추억들을 잊으려 합니다. 애초부터 불확실한 관계였었지만 서로를 제일 위해줄 수 있고 가장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던 관계가 산산조각나 버린 것이였습니다."하루하루가 우울하고 그대가 보고...
#01 "솔직히, 독자 씨 수식언은 당연히 독심술사나 예언가, 뭐 그런거여야 하는 거 아니에요? 뭘 그렇게 오래 고민을 하지?" 정희원의 말에 일행들이 와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우스운 농담이라도 들은 듯한 반응이었으나 정작 말을 내뱉은 당사자가 뭐가 우습냐며 눈을 흘겨댄 통에 웃음소리는 곧 잦아들고 말았다. 눈치를 보는 양 주위로 머쓱한 침묵이 내려앉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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