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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마 모라토리엄이라는 단어를 싫어한다. 평소처럼 모인 테이블에서 누군가가 장난스레 그 단어를 꺼냈을 때 본능적으로 느꼈다. 17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멋대로 쌓인 내 이기적인 데이터일지도 모르지만. 왼쪽 자리에서 미묘하게 달라지는 주파수에 웃었던 기억이 난다. 몇 달 만의 만남이었다. 그새 어깨까지 길어진 머리를 둥글게 묶고 알 수 없는 티셔츠를 입은...
나는 사치가 심한 애인에게 청혼하기로 결심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오래되지 않았다. 그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아침에 토스트와 커피를 즐기며 들었던 생각을 쭉 나열했을 뿐이다. 그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해 보자면, 내가 기억하는 그는 인생의 대부분을 반송장처럼 살아왔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왜인지 더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만...
며칠 뒤 상연은 찬희와 두 번째 미팅을 가졌다. 예기치 못한 재회임에도 불구하고 무난했던 첫 미팅 때와 다를 바 없는 분위기였다. 무려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다시 만난 옛 연인에게 잘 지냈냐며 안부를 묻는다든지, 서로가 알지 못하는 시간에 대해 질문을 한다든지, 재회한 연인들에게 기대하는 대화는 어디에도 없었다. 이상연과 최찬희는 스물셋과 스물하나가 ...
그렇게 우성은 송태섭이 어디를 가든 어미를 쫓는 아기 새처럼 우주선의 궤적을 따라 찾아왔다. 우주를 둥둥 떠다니는 생명체가 하나 달라붙었다고 해서 태섭의 일상이 변하는 것은 없었지만, -태서바,태서바 아까 그거 봤어? 저건 유령 고래라고 하는 건데 저번에 등에 올라타 봤거든? 등 아래에서 내려다보면 장기가 투명하게 다 비치는 게 엄청 엄청 징그러워! 그래서...
(*노래를 들으면서 보시면 더 좋습니다)(*pc로 작성되어 모바일로 보실 시 조금의 엇나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부엉, 부엉."부엉이 한마리가 창가로 날아든다. 그리고 그 부엉이가 전달해주는 것은... 소포와 편지. 편지 겉에는 '아론 S. 닉스'라는 글씨와 함께, '괴담을 좋아하는 자유로운 독수리에게'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그리고 소포를 열어본다면......
"리바이, 자?" 제 방문 틈 사이로 고개를 내민 엘빈이 말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그를 바라보니 엘빈이 씩 웃으며 방문을 닫곤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오늘의 엘빈은 답지 않게 웃음을 흘리곤 했는데 그 모습이 실없는 바보같았다. 얼굴에 가득 웃음을 그린 엘빈이 짠- 하는 추임새와 함께 제 앞으로 무언가를 내밀었다. ".. 갑자기 무슨." "리바이, 이게 뭔지...
1. '나폴리탄 괴담'이란 '나폴리탄 괴담'은 인터넷 괴담의 일종으로 미스테리한 상황에서의 매뉴얼을 다루는 특징이 있습니다. 매뉴얼 속에 신뢰성
친애하는 일기장에게 오늘도 꿈을 꾸었다. 여기에 온 뒤로 매일 꿈을 꾼다. 내게 조용히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나온다. 아가씨는 슬퍼 보인다. 나는 죽는다. 오늘도 꿈에 나온 사람은 내게 조용히 하라고 했다.나는 어떤 목걸이를 가지고 있었다. 초록색 보석이 박힌 목걸이였다. 내가 목걸이를 주머니에 넣고 가만히 서 있자 세라가 들어왔다. 세라는 내가 도...
축제에 온 이유를 잠시나마 잊게 해준 사람, 단탈리안 임피우스 그 이름이 떠올랐다. 같이 대화하고, 같이 있으면서 불안한 생각이 떠나가듯 그러한 생각은 하나도 들지 않았다. 마치, 내가 꿈꾸던 행복한 꿈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지게 되었고, 내가 축제에 온 이유를 뼈깊이 다시 새겼다. 내 멋대로인 감정으로 행동하지 않겠다,며...
(*노래를 들으면서 보시면 더 좋습니다)(*pc로 작성되어 모바일로 보실시 약간의 엇나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적한 3학년의 방학 기간, 편지 하나와 소포가 날아왔다. 애정을 담은 글씨로 써내린 편지 봉투 겉에는 네 풀네임이 적혀져 있다. 그리고, 그 아래에 '독수리들을 품어주는 상냥한 독수리에게'라고 써져있다. 소포에는 부숴지지 않도록 열심히 싼 쿠키 ...
[현망진창 덕에 쓰는 스트레스풀기 사심용 글이며,100%작가의 상상글입니다.] [너의 향기에 취해,몸짓에 취해] [언제까지나 픽션은 픽션으로 즐겨주세요.] 한장의 사진. 그건 다분히 의도적이며 정국을 저격하는 의지가 보인 사진이었다. 여주가 응급실에 실려 간 그날, 석진이 여주의 손을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이 담긴 사진 한 장. "하아... 씨발, 짜증 나...
대만준호 60분 전력_ 24회 주제. Across Universe영국 드라마 <닥터 후> AU입니다. 정대만은 지금 세상의 끝에 서 있다. 알고 보니 심장이 두 개인 권준호와 함께. 세상의 끝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권준호?” “어, 어?” 새벽 일찍 개인 연습을 나온 정대만이 여분의 공용 수건을 찾으러 체육관 창...
햇볕은 누구든 보이는 족족 태워버릴 기세로 내리쬐고, 구름은 뭉실뭉실 저 머나먼 곳에서 피어나 초록색의 엽록소를 내뿜고 있는 이파리들 사이로 지나가는. 그런 계절이다. 그래, 언제나 시시한 여름이다. 새파란 하늘에 손을 갖다 대보다가도 숨 막힐 듯 다가오는 열기에 그만 접어버리는 그런 하찮은 짓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과열된 공기 속에 나만 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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