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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과의 대화는 몹시 껄끄러웠다. 대부분은 제부에 대한 불만이거나 푸념, 그렇지 않으면 점집에 다녀온 얘기가 주를 이뤘다. 아무리 반복해서 들어도 지루한 운명철학에 관해 열을 올리곤 했다. -김서방이 을목일간이잖아. 을목은 어린 싹인데. 작년이 신축년이었잖아. -신축년이 뭔데? -육십 갑자로 헤아려서 서른여덟 번째 해였다고. 천간이 신금이었고, 지지가 축토...
그런 뒤에 모두가 응접실로 되돌아왔다. 그리고는 앉아서 서로를 쳐다보았다…….이때에 그들의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들은 비정상적이고도 열병과 같은, 마치 병에 걸린 듯한 것들이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추리 소설의 클래식 중 최고봉이라고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이후의 모든 추리 작품들이 이 작품, 혹은 크리스티의 다른 소설에 영향을 받았다는...
처음 그 아이를 제대로 본 것은 동훈 형님의 장례식장에서였다. 가끔 동훈 형님이 은근슬쩍 회식이나 뒤풀이 중 내뺄 때마다 혹시 여자라도 생긴 거냐고 그와 함께 놀렸었다. 얼굴이 새빨개져 손사래를 치며 황급히 자리를 벗어나는 꽁무니를 보고 그와 나는 분명 여자가 생긴 거라고 확신했었다. 한 번은 그가 몰래 따라간 적이 있었는데 꽃다발을 들고 간 모습이 한없이...
아쿠타가와가 출근할 때 지나는 골목에 새로 가게가 생겼다. 아쿠타가와가 지나는 시간대는 주로 밤이나 새벽이라 가게가 열려있지 않기 때문에 한 번도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창 너머로 흘끗 보기로는 케이크나 타르트 종류를 파는 작은 가게 같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손님이 얼마나 오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가게 앞에 세워진 작은 간판에 쓰인 오늘의 메뉴가 매일...
<26.이면> 몇년만에 쓰는거라 빠트린 설정 미스가 있을지도 몰라요. 오타 지적도 좋구 아쉬웠던 점이나 후기 등 답글 써주시면 글쟁이 신나서 날아갑니다^-^)7 이번화도 즐감해주시길 바라며 시작합니다~! -----'-'----- 처음 위화감이 들었을 때 빨리 눈치챘어야 하는 건데. 대체 언제부터 꿈도 구분하지 못할 만큼 둔해진 거야? 애초에 아오...
훌쩍훌쩍. 코 마시는 소리가 들려왔다. 승협이 물을 마시다 말고 놀라서 두리번거렸다. 고개가 위로 향했다. 주방에서 고개를 빼 이 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쳐다보았다. 아무것도 없었지만, 있으면 큰일이었지만, 훨씬 선명하게 들렸다. 마시던 물을 내려놓고 조심조심 계단으로 향했다. 어두운 통로에 희미한 빛줄기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노크를 할까 하다가 잠귀도 ...
<괴이현상 실종자수색연합 수색대원 행동지침> <주의사항> *해당 문서는 언제나 수색연합 본부 사무실에 비치되어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만약 이외의 장소에서 본
정신이 아득해진다. 깊은 바다에 빠지기라도 한 것처럼 몸이 저 아래로 빨려들어간다. 금방이라도 꺼질것만 같은 빗속의 불씨처럼 들려오는 소리조차도 점점 멀어진다. 입 안에서는 비릿한 피 냄새가 올라오면서 기분나뿐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아직까지 살아있는걸 보니 목숨이 꽤 질긴가봐?" 비웃음이 가득한 목소리가 붉은 형체에서부터 퍼져나온다. 머릿속에서 웅웅대는 ...
"그러니까 꿈에서 봤던 산이 달랐다고?" 민종이 눈썹을 움직이며 묻자 준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차에 부딪힌 최지민이 트렁크에서 내려지며 감기는 정신 속에 봤던 산과 박아름이 산책을 하다 범인이 누군가를 땅에 묻는 걸 보고 쫓기던 산은 분명 다른 산이었다. "범인이 2010년까지는 경기도 포천시에 살았고 2010년 이후로는 경기도 파주시로 이사를 갔으니...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정신을 차려 보니 자의식 과잉이었다. 내가 무슨 연예인도 아니고, 국회의원도 아닌데,사람들이 무슨 말을 원하고 기피할지, 내가 하는 행동이 어떤 인상을 줄지, 보편적인 사회상식과는 좀 다르지만 저 사람만의 고유한 역린은 무엇일지, 내가 하는 언행이 모순되지는 않을지…(도대체 누가 내 과거 언행을 눈 부릅뜨고 낱낱이 기억하고...
23-1 23-2
<Ⅰ> 야마시타 카즈하(山下 和葉)는 요즘 여자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착하고 성실하며 착실하다. 특별한 능력을 제외하면 오빠인 야마시타 켄조와 견줄 정도로 우수하고, 명문대인 제도대(수학 전공)에서 못해도 평균 학점 4.0을 유지할 정도였다. (졸업을 하면 교수 추천으로 영국의 명문대학인 케임브리지 대학에 유학하기로 결정되어 있다.) 남들이 대...
이현은 자작나무마을의 귀퉁의 제 12가구에 살았다. 문을 열고 나가면 오른쪽으로 제 11가구가 있었고 왼쪽에는 자작나무 숲을 따라 흐르는 시냇물이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빛나고 있었다. 제 11가구를 지나 오른쪽으로 골목을 꺾으면 집들이 쭉 늘어섰고, 돌로 된 벽을 사이사이 자라난 민들레 때문에 들레길이라 불리는 그 길을 따라 쭉 걸으면 이현의 학교인 백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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