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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네 번째 영원에서 1. 권은비 “웬 꽃이야?” “그냥요. 왠지 기분이 좋아서?” 불쑥 시야에 들어차는 꽃에 고개를 돌려보니 당연하게도 채원이 있었다. 안녕. 오랜만이에요. 품이 큰 푸른색의 줄무늬 셔츠. 검은색 면바지. 첼시부츠. 원래도 이렇게 입었던가. 습관처럼 물끄러미 옷차림을 살피는데 채원이 손을 흔들었다. 코앞에 두고 손을 흔드는 모양에 은비는 ...
※마스커레이드 관련 짧은 망상입니다! ※날조 주의, 캐붕 주의 우리는 별안간 밴드를 만들기로 했다. 어릴 적부터 이 한 길만을 택해온 사람처럼, 다른 길은 생각도 해본 적 없는 사람처럼, 그렇게 당연하게, 태연하게 밴드를 만들었다. 운동장을 뛰어노는 소리를 배경 삼아 악기를 정하고, 연주할 노래를 정하고, 그렇게 시답잖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교실 안을 비...
김독자는 지하철에 앉아서 생각했다.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우주의 정경이, 꼭 학생 때 버스를 타고 오던 날의 밤 같다고. 그날은 부슬비가 내렸었다. 빗방울이 창문을 수놓았고, 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는 물방울들이 지금 창문으로 보이는 별 같았었다. 그것들을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자국을 남겼었다. 꼭 나 여기 있어요,라고 말하는 듯한 동그란 자국을 다시 손가락...
위무선은 기절하고 싶었다. 그저 상처를 건들였을 뿐인데 세상 떠나가라 우는 아이들을 보며 오히려 제 마음을 달래야 하는 자신의 처치를 동정했다. 더군다나 위무선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든, 강하든 자신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더라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위무선에게도 약점은 있었다 그 약점은 바로 어린 아이들이다. 위무선은 어린 시절을 보육원...
어젯밤은 간만에 운동을 빼먹은 날이다. 일주일에 5일 밤을 육체를 단련하는 가치로운 시간으로 보내왔지만 웬일인지 어제는 낮부터 ATP의 비정상적인 증폭으로 하드한 홈트레이닝을 했다. 그래서 밤에는 타버린 재가 되어 꾸벅꾸벅 정신을 못차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헬스장에서 메이트와 시시덕대며 운동하기 싫다는 담소를 나누다, 어느새 코인노래방이 대화의 주제로 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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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향해걸어가는 동안 벛꽃이 이제 시들고 떨어지기 시작했다. 김민규한테 고백도 못했는데... 거기다가 나는 아직 내 첫사랑도 못 잊었다. 그런대도 나는 김민규를 좋아한다. 하지만 고백을 아직까지도 못했다. 근데 우리 둘다 남자라서 희망이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밖에 안 떠오른다. 가망이 없는건가. 내가 김민규를 처음 좋아했을때도 벛꽃이 있을때였었다. 학...
*이 장면을 시작으로 쓴 픽션입니다! - 워크샵 장소가 천천히 가까워오고 있었다. 햇볕이 내리쬐는 하늘을 즈홍은 잠깐 올려다봤다. 남자와의 스킨십이라…. 동성애에 편견이 있는 건 아니지만, 별다른 흥미 또한 느껴본 적이 없었던 자신이었다. 그렇지만 대본 속 가오스더는 그런 생각을 뛰어넘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한 사람을 지고지순하게 짝사랑하는 가오스더는 순...
"뭐라고?" "여우가 보고싶어서 왔어." 지금 이 얼빠진 인간이 뭐라는거지? 여우가 보고싶어서 왔다니. 나를? 왜? 아니, 호기심에 그럴 수는 있겠지. 근데 죽을걸 뻔히 알면서도 기어들어온거잖아. "죽고싶은거야?" "...그건 아니야. 좀 달라. 하지만 난 병에 걸려서 오래 못살거야." ...틀리다. 내 눈엔 보인다. 이 인간의 수명은 앞으로 50년 넘게 ...
*인터뷰의 말이나, 장면에서 픽션을 가한 이야기입니다! 짧게 짧게 씁니다! 삶이란 예상치 못하게 흘러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 말을 믿지 않았던 건 아니었지만, 이런 식으로 다시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끌려 들어갈 줄은 즈홍조차도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안녕하세요. 양위텅입니다. 자신을 소개하는 위텅의 목소리는 중얼거리는 것처럼 작았다. 즈홍은 저절로 인...
여러 번 시간을 돌렸다. 이제 몇 번째인지는 알 수 없었다. 모든 것엔 흔적이 남는 법인데 시간을 강제로 돌리니 제대로 흘러가지 않아서 흔적도 자국도 남지 않았다. 달력을 넘겨도 다시 넘겨야 했다. 이쯤 되니 시간이 제대로 흘러가는 게 어색했다. 시간을 돌리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바꾸고 싶은 상황은 매번 똑같은 형태로 다가왔다. 윌의 손을 놓치면 차가 그를 ...
본 글에 적나라한 혹은 깊은 묘사는 존재하지 않으나, 사람에 따라 거부감이 느껴질 수 있을 법한 [ 우울감, 죽음, 자살, 전쟁, 자해 ] 관련 언급과 언어 2등급 이내의 비속어가 검열 없이 존재합니다. [자살, 자해] 의 경우 06번에 자세히 언급되며 본 문단은 흰색 처리가 되어있습니다. 거부감 느끼실 경우 창 끄시고 휴식 취하는 걸 권장합니다.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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