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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것을 움켜쥔 시간은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속도로 흘러간다. 그리고 그 속에서 수많은 감정이 싹트고 자라나고 살아간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도,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도, 누군가를 이기고자하는 마음도. 인간의 마음은 빛과도 같이 밝으며 어둠과도 같이 어두우며 새벽과 황혼과도 같이 애매모호 하기도 하다. 그중에 사랑이 ...
그녀는 숨이 막힐 정도로 빛나고 눈이 멀어버릴 정도로 빛나던 사람이었습니다. 네, 그녀는 참으로 아름다웠고, 그 누구도 그녀를 싫어할 수 없을 것만 같았지요. 하지만 그것은 이미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더는, 네. 더는 그녀는 아름답지 않아요. 언제일까요, 내가 기억하는 먼 과거의 그녀는 참으로 빛났습니다.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말하고, 누군가 그것을 깎아내...
[BGM추천 : 클레지콰이 _ 러브레시피] 그를 만나기전까지 나는 삭막한 사람이었다. 달콤한 것도, 커피도, 비도.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혹은 나만큼 메마른 사람이 아니고서야 즐길 것이 분명한 것들을 나는 싫어했다. 아니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그것들에, 그가 좋아하는 것들에 나도 모르게 반응하게 되는 나를 발견했을 때, 나는 진정으로 그를 사랑함을...
대지에 물이 고인다. 당신은 어디로 갔나요. 나는 홀로 어둠속을 헤매는데 당신은 어디를 갔나요. 왜 나를 홀로 두나요. 무서워요. 왜 나는 홀로 이 길을 지나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요. 너에게 맹세할게. 나는 영원히 너만의 것. 아아, 인간의 맹세란 어찌 이다지도 허망한가. 아이에서 소녀로, 소녀에서 여인으로.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 여인은 허망히 구...
태양은 달이 있기에 그 빛을 인정받습니다. 빛은 그림자가 있기에 그 빛을 인정받습니다. 물은 불이 있기에 그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공기는 그 속에 살아가는 생명들이 있기에 그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나는 당신이 존재하기에 그 존재를 인정받았습니다. 그렇기에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은 나의 빛이고, 나의 태양이며, 나의 구세주입니다. 그런 당신께, 말합니다. ...
나의 주인은 게으르다. 아니, 매사에 의욕이 없다. 뭐든지 대충대충. 게으르다는 것과 의욕이 없다는 것이 같은 말이 아니라면 그녀는 의욕이 없다. 게으르지는 않다. 계속해서 뭔가를 저지르고 또 해나가는 것을 보면 그것은 사실이다. 주인의 아침은 생각보다 조용하게 시작된다. 그녀의 기상 시간은 늘 비슷하다. 알람도 없이 어느 순간 눈을 뜨고 이불 속에서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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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조용했다. 소름이 돋을만큼 조용해서 더욱 그랬는지도 모른다. 여하간 그 시기의 학교는 죽음이라는 기묘한 것으로 인해 겁에 질려있었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어른들은 그 무게를 알고, 비극에 슬퍼했다면 아이들은 옆에 있던 누군가가 사라졌다는 그 기묘하고도 생소한 현실에 벌벌 떨었다. 아니, 모두 거짓일지도 모른다. 나의 착각일지도 모른다. 그냥 모두 ...
태풍이 휘몰아쳤노라. 그것은 환상의 종말을 고하는 마귀의 노래요, 시간의 끝을 알리는 개벽의 종이로다. 오오, 왕이여. 나의 시간을 지배한 이여, 당신은 어디로 가셨나이까. 찰박- 붓을 담갔다가 꺼내면 검은 먹물이 묻어날 것만 같은 하늘이 퍽 마음에 들었다. 태풍이 온다고 했던가. 그리 작게 중얼거리며 발을 옮겼다. 가고자 하는 길을 잃은 지 오래였다. 그...
[BGM추천 : 에픽하이 _ 落花(낙화)] 떨어지는 꽃이 소름이 돋도록 아스라한데 나는 어디를 걷고 있는가? 비틀어져 바스러져 버린 꿈이 이토록 가여운데 나는 무엇을 꾸고 있는가? 모두가 비난하거늘 나는 걷고 있구나. 세상의 빛이 찬란하다. 투명한 유리창 너머에 무한한 줄기로서 이어지는 빛이 소름끼쳤다. 덜덜 떨리는 손끝이 전해오는 차가운 기운이 뇌를 잠식...
검은 밤이 내려앉았다. 고요한 밤을 여는 올빼미의 소리가 날카롭게 울려 퍼졌다. 끝없이 되풀이되는 마법 속에서 소녀는 천천히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소녀가 이불 속에 몸을 잔뜩 움츠렸을 때 피처럼 붉은 잠옷 자락이 이불 밖으로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빛 한 조각 새어 들어오지 않는 어둠 속에 웅크린 소녀는 천천히 되뇌었다. 이 잔혹한 밤이 얼른 지나가길...
눈이 내린다.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린 눈이 따뜻하게만 느껴진다. 왜라는 물음이 소름 돋을 정도로 다가오는 이 순간. 나는 순수를 꿈꾼다. 이것 좀 부탁해요. 당연하다는 듯 건네지는 서류를 붙잡는 손이 너무도 낯설다. 내가 거절하지 않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는 듯 건네지는 서류가 나를 파고든다. 창밖의 칙칙한 잿빛 하늘이 너무도 처량하다. 으아? 죄송해요. 지...
투두둑. 붉은 빗물이 황폐한,대지가 버린 대지에 강을 만들었다. 모든 죽어가는 것들이 도달하는 마지막 땅. 천국과 지옥에서 거부당한 모듯 것들이 도달하는 최후의 영역. 그곳에 붉은 강이 흘러내렸다. 스스로 죽음을 택한 자. 마지막 숨을 스스로 버린 자. 어깨에 짊어져야할 숙명을 내버린 자. 우리는 그들을 자살한 자라 칭했다. 하늘이 버리고 대지가 부정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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