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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도착하면 꼭 연락해." "음...싫은데요?" 자기 예상과 전혀 다른 대답이 나오자 솔직한 그의 미간이 찌푸려지는데, 아이처럼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는게 귀여워 참으려 해도 쿡쿡 웃음이 났다. " 공항 도착하자마자 연락할건데." "....짜증나 너. 빨리 가버려." "네, 잘 다녀오겠습니다. 토카이 선생님." 타카시나는 잔뜩 심통이 나 못나진 얼굴을 잡...
김동윤은 잘 곳이 필요했다. 단지 정말 이 학교에서 잘 곳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이 지독하게 더운 여름이 끝나려면 아직 한참이나 남았고, 벌레들의 합창은 매번 동윤을 깊은 잠에 이룰 수 없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그냥 교실에서 자기엔 책상들 사이를 요령있게 뛰어다니는 학생들이나 매일 보면서 조잘조잘 뭐 그리 할 말이 많은지 떠드는 사이에서도 잠을 잘 수 없는...
산 중턱에 다다랐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갈수록 험난해지는 지형에 가마가 흔들리던 것도 한참이다. 미천한 것들의 정성이라며, 너도나도 모여 가마뚜껑에 달아둔 주렴이 귓가에 정신없이 스쳤다. 양손을 포개고 앉아있던 키스미는 멍하니 가마에 난 자그마한 창을 올려다봤다. 인부들의 억센 발걸음이 한발 한발 풀 길을 헤칠 때마다 마른 가지 위의 새들이 깃을...
사방이 열기에 잠식된 그 계절. 턱턱 막히는 순간, 난 나의 숨을 방해하는 너를 폭염이라 불렀다. 곳곳에 흐드러지게 핀 아지랑이는, 사계절 중 핀 꽃 중에 가장 아름답지 않았던 꽃이었다, 네가 내 여름이 되기 전까지는. 나의 유일이 되어버린 너에게, 나는 도통 헤어나올 방법이 없었기에. 숨을 쉬기도 벅차, 툭하고 힘없이 떨어지는 액체에도 신경 쓸 겨를도 없...
https://twitter.com/aguero257/status/1134449576335663104?s=19
이명이 이어져선지 자오윈란의 두 눈썹은 태초의 하늘과 땅처럼 가깝기 그지없었다. 션웨이는 그의 표정을 면밀히 살펴 머릿속에 울린 비명이라는 놈이 한 번 울렸다 사라지지 않았음을 눈치챘다. 자오윈란의 몸을 감싼 손에 조금 더 힘이 들어갔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자오윈란은 걸음걸이가 불규칙해졌다. 걸음을 멈추기도 하고, 좌우를 두리번거리고. 연이어 고개를 갸웃거...
1. '나폴리탄 괴담'이란 '나폴리탄 괴담'은 인터넷 괴담의 일종으로 미스테리한 상황에서의 매뉴얼을 다루는 특징이 있습니다. 매뉴얼 속에 신뢰성
나는 케이크를 떨어 뜨 렸 다 . 북적거리던 카페의 모든 사람들이 말을 멈추고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부끄러움에 그 자리에 멈춰서 꿈쩍도 할 수 없었다. 아, 바닥을 제대로 볼걸. 이 빌어먹을, 끈이 잘 풀리는 신발을 신지 말걸. 아니, 그냥 애초에 공강 시간에 카페에 오지 말걸. 동방에서 시간 때울걸… 온갖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가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
너의 죄는 비애를 길들이려 한 것이다 생의 단 한 순간에도 길들여지지 않는 비애는 그을린 태양 아래 거칠고 긴 숨을 내쉬며 가만히 누워 있다 쓸갯물이 모여 생을 가르는 劍이 되기도 하다니 검은 폭포 아래에서 모든 것들은 부수어져 거품이 되어 버린다 거품이 되어 날아가는 것들의 헛된 아름다움이 너를 구원할 수 있을까 비애는 길들여지지 않는다 너의 죄는 비애를...
※인게임 유하루트 시크릿 스토리 중, 공사 중인 옥탑방 앞에서 지수를 만나기 전 유하의 시점으로 작성했습니다. 유하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이 들어갑니다. 생각해보면, 남보다 뒤떨어졌던 적이 몇 없었다. 어릴 때부터 또래 중에서는 내가 제일 키가 컸다. 달리기도 나를 이기는 친구가 없었고. 티비 속 경기를 보고 눈을 반짝여, 결국은 시작하게 된 펜싱도 승승장구...
오늘 밤은 하늘에서 유성우가 떨어집니다. 밤의 축제를 즐겨보세요. 사람들은 별똥별을 본다며 난리였다. 여자애들도 별똥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꺄꺄 소리를 질렀고 나는 내 옆자리에 있는 짝꿍을 쳐다봤다. 언제나 봐도 무뚝뚝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고지식하고 원리원칙만 지키는 샌님 같은 녀석이자 내 애인. 나는 녀석에게 오늘 밤에 약...
. . 0. 생각보다 사람에게 빠져드는 속도는 빠르다. 이것은 그도 마찬가지였다.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정사각형의 창문을 바라보던 남자의 몸을 시커먼 날개가 감싸기 시작한다. 까만 깃털이 흩날리며 남자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다. 그때 한 마리의 까마귀가 그 창문에서 빠져나와 날갯짓을 하며날아간다. 선선한 하늘을 가로지르며, 도중에 휴식을 취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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