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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선배
1960년 4월의 첫 번째 월요일, 프랑스 파리 제 6구의 생 제르멩 데 프레 지역은 평소보다 유난히 더 붐비는 아침을 맞았다. 퓌르스템베르크 거리와 쟈콥 거리의 교차로 구석에 위치한 까페에서 평소와 같이 까페오레를 마시던 이본느 델라쿠르는,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다소 구식이나 멋지게 차려입은 인파가 퓌르스템베르크 거리로 향하는 것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 나의 친애하는 라일린에게, 너와 파리에서 만났던 게 요즘은 마치 꿈 처럼 느껴져. 너를 품에 안았을 때 느껴지던 온기와 살결의 감촉만이, 마치 환상처럼 내 기억에 남아 있다는걸, 넌 알까? 넌 내게 마치 백일몽 같아. - 리마> 맨발로 디딘 땅에선 더 이상 냉기가 올라오지 않았다. 올랭프는 무표정한 얼굴로 보바통 성곽을 산책하며 성벽을 손으로...
큰소리를 치기는 했지만, 사실 올랭프라고 파리를 잘 아는 것은 아니었다. 굳이 따지자면 보바통 아카데미에 입학한 이후에는 학교에서 살다시피 했기 때문에 어릴 적의 기억에 의지해서 아일린을 안내하고 있었기에 올랭프에게도 새로운 경험이나 마찬가지였다. “라일린, 사실 너도 잘 모르는 거지?” 벌써 세 번째나 장소를 옮기고 허둥대는 올랭프를 흘겨본 아일린이 더 ...
설레임과 초조함이 섞인 숨결이 입술 사이에서 하얗게 꽃피었다. 그리움과 흥분이 뒤섞인 꽃이 날숨에 밀려 서늘한 공기중에 흩어졌다. 그렇게 올랭프는 몽마르트르의 마법사 광장 한켠의 까페에 앉아 아일린이 오기를 기다렸다. 얼마 전 부엉이가 물고 온 편지에 따르면 아일린은 오늘 도버에서 깔레 행 포트키를 사용해 프랑스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입국 절차를 마...
석 달이라는 시간은 길다면 길었고, 또 짧았다면 짧았다. 달이 세 번 차오르고 이지러지고도 또 위상이 변하는 동안, 누군가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누군가는 영혼을 뒤흔드는 운명을 마주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희망과 좌절 끝에 치욕을 맛보았다. 쥬느비브와 대부분의 다른 학생들은 첫 번째 경우였고, 올랭프는 두 번째 경우였다. 세 번째에 해당하는 아드리안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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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회차 9-2에서 이어집니다. 연금술의 정수를 담아 만들어 지속적으로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현자의 돌로도, 죽음과 대적할 수 있다는 죽음의 성물로도, 그 누구도 그 무엇으로든 흘러가는 시간을 멈춘 적은 없었다. 동화 속에 나오는 죽음의 성물로도 사신의 눈을 피해 운명을 늦추고,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다른 마법사들을 무릎꿇리고, 과거의 그림자를 불러...
밀리센트가 심고 간 ‘음흉한 뱀이 아니라 지혜로운 독수리’ 의 씨앗은 올랭프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올랭프의 음란한 욕망에 불을 지폈다. 단 한 번도 자신을 정숙한 숙녀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욕망의 노예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올랭프는, 아무래도 자신이 스스로를 과대평가 한 게 틀림었다고 반성했다. 호박 주스는 마셨지만 파이어위스키도 꿀에 절인 클로브도 없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영영 느끼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사람이 직접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충격적으로 고통스러웠다. 몸이 나누는 온기가 마음속까지 스며드는 감각이 너무나 달콤해서, 그 감각이 자신을 지키는 방어기제를 허물어 가는데도 막지 못하고 그저 보고 있었다. 상대방에게 심장을 찌를 수 있는 단검을 쥐어 주는 행동이라는 걸 알면서도, 항복하는 것 이외에는 그 무...
마담 콘스탕트는 호그와트의 교수 대부분이 자기만 잘난 줄 아는 교양없는 멍청이들이라고 늘 이야기했지만, 변신술 과목을 담당하는 알버스 덤블도어 교수만은 마담 콘스탕트의 무자비한 입놀림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쥬느비브는 그 이유가 마담 콘스탕트가 덤블도어 교수의 푸른 두 눈에 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고, 올랭프는 단순히 덤블도어 교수가 마담 콘스탕트에게 비...
사랑을 모르던 피그말리온은 본인의 재능이 너무나 뛰어난 나머지 자신이 만든 조각과 사랑에 빠지고 말았고, 그 사랑을 어여쁘게 여긴 아프로디테는 자신의 조각처럼 생긴 배필을 원한다는 피그말리온의 소원을 들어 주었다. 아프로디테의 제단에 제물을 바치고 집에 돌아온 피그말리온이 조각에 입을 맞추자 차가웠던 상아 조각에 생명이 깃들어 살아 움직이는 여인인 갈라테아...
“어제 그건 뭐였어?” 올랭프는 방에서 나오는 밀리센트의 손목을 잡아끌어 휴게실 구석에 몰아붙인 후 물었다. 밀리센트는 주위를 살펴 근처에 다른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두 눈을 빛냈다. “찾았니?” “찾긴 찾았는데…. 밀리센트, 태피스트리와 그림의 차이에 대해서 알고 있어?” 미심쩍은 얼굴로 묻는 올랭프와는 달리, 밀리센트는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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