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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아 님, 이삭(이단하) 님
웃었다. 작고 보잘것없는 소리로 웃었다. 짧게 끊어져 바닥을 치며 소리 울리지도 않을 울음으로 웃었다. 무슨 대답을 바랐던 걸까요? 스펙터는 꿈지럭거리며 허리를 미끄러트렸다. 어떤 융단도 깔리지 않은 바닥은 차가울 테다. 바닷바람 머금고 달빛을 받아낸 마루에는 냉기가 잔뜩 스며들어 있었을 테다. 아무렴 상관없었다. 스펙터는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무릎을 세워...
스펙터는 숨을 내쉬었다. 아주 떨리는 호흡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것을 조금씩 흘려내었다. 한 번에 던져버렸다간 저 앉은 자리에서 멀어져 버릴까. 오래전, 정해두었던 길 위에서 벗어날까, 멈추어 버릴까 두려웠던 까닭이었다. 스펙터는 눈을 들어 천장 가까이 매달린 수액을 바라보았다. 똑, 똑, 똑, 규칙적으로 떨어지는 수액에 시선이 감기고, 흐릿한 어둠에 물...
스펙터는 긴 한숨으로 현관을 닫았다. 전등은 자동으로 켜졌고,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을 적당한 온도로 맞추어놓은 실내가 그를 반겼다. 신을 벗지도 않은 채 복도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홍채는 가라앉아 있었다. 가슴이 답답했다. 차오르는 것이 있건만, 그것의 이름을 어떻게 붙여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웠다. 생각 가장 아래, 익숙한 기계 소음에 눈을 들었다. 복도...
장소는 상관이 없다, 자신의 근원은 숨긴 것이 많은 자였고, 숨기려 하지 않는 자이기도 했다. 혹, 문제 내는 것을 좋아하는 자인가? 어스는 이것이 두 번째 약속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고작 두 번에 기록된 것이 몇 개였던가, 좁아진 조리개가 계단 아래의 땅, 발에서 멀어진 흙에 숫자를 세었다. 하나, 유령이 머물 장소는 지금에야 하나뿐이다. 둘, 스펙터는 ...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은 스펙터의 귀에 들려온 것은 불청객의 소란스러운 발소리였다. 급작스레 종료되었던 생방송을 보고 찾아온 사람일 테지, 스펙터는 머리를 빼 도로변을 쳐다보았다. 깜빡이는 눈에 비친 얼굴은 아는 사람이었고, 모르는 사람이었다. 여기 아냐? 멀리서부터 달려온 모양인지, 숨을 고르는 소리가 거칠었다. 돌계단 양쪽, 심어두었던 관목에 얼굴을 가...
스펙터와 어스는 저택으로 이어진 돌계단의 중간 즈음에 쪼그려 앉았다. 어느 누가 먼저 앉자, 제안하지도 않았다. 스펙터와 어스는 동시에 허리를 숙이며 몸을 돌렸고, 나란히 앉은 둘은 눈을 끔뻑이며 어색함에 갇혀 있어야만 했다. 바다와 멀어졌음에도 간간이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낯설었다. 발아래에서 까끌까끌한 모래는 소란스러웠다. 두 쌍의 유리 빛 홍채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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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 기록이 없더군. 리볼버는 운을 띄웠다. 한 걸음 떨어진 곳의 스펙터는 침묵했다. 잔잔한 기계음이 대답을 대신할 수 있을 리 없었고, 스펙터는 입을 열었다. “옛 지인을 만났습니다.” 사실과 거짓을 섞은 문장은 회색이었던가, 섞이지 못해 소용돌이치고 있던가. 어둠 울리는 백색 소음이 마침표와 마침표 사이를 가득 메우고, 엷게 퍼져갔다. 하늘이 어떠한 색...
“비 오는 날이었습니다.” 어린 날의 감상에 기대어 있었다. 가랑비에 옷 젖듯, 떨어지는 물방울 옷자락에 스며들 듯이 서서히, 조심스럽게 운행하는 먼 시간으로의 탑승권. 시침은 어느 방향을 가리키고, 분침은 어떤 자를 가리키고, 초침은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나요? 스펙터는 바다 위의 하얀 돌길이 점차 사라져가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산속에서 길을 잃은 오...
살아있는 존재는 주(住)가 필요하다. 어스는 저 가진 지식을 떠올렸다. 동물은 은신처라 명하고, 인간은 집이라 명한다. 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스펙터는 인간이었으므로, 어스는 집의 형태를 떠올렸다. 언덕 위의 주택이었고, 도심을 가득 채운 높은 건물이었고, 지어진 지 오래된 낡은 건물이었다. 그 외에는 차량도 있었다. 혹은, 종이상자 한 개이기도 했고,...
나의 이야기. 어스는 스펙터를 보았고 공중에서 허우적거리던 손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머리를 짚든, 가슴을 가리키든 어떠한 행동을 하려고 했던 모양이었다. 올라갔다가 내려간 손에 시선 던지던 스펙터는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꼬았다. 어스는 행동을 덧붙이지 않았고, 낮게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담백했다. “내 근원...
비아냥거리는 목소리 날이 서 있었고, 불만을 가득 담고 있었다. 마이크를 잡은 손목을 비틀자 뚝, 뚜둑, 위협적인 소리가 났다. 카메라 든 사람의 손짓과 발짓은 문제도 되지 않는다는 듯, 나중에 편집하면 된다는 소리를 늘어놓았다. 그는 반항적으로 기울인 고개를 사내의 코앞에 들이밀었다. 벌어진 입술과 비대칭으로 끌려 올라간 입꼬리가 기괴했다. 사내는 그들의...
가십니까. 문 앞에 서 있던 판도르는 몸을 돌렸다. 인간과 닮은 기계는 스펙터를 보았고,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유리 빛으로 달을 반사하는 자홍색 두 눈에 한 사람과 기계 한 대가 담겼다. 누군가를 배웅하기엔 충분히 늦은 시간이었고, 짙은 그림자에 제 몸 반쯤 내어준 스펙터는 짧게 고개를 숙였다. 머리를 든 그는 숨죽여 자조했다. 참으로 인간이란 간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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