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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흔히 운명의 상대를 만나면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운명 같은건 믿지 않았다. 그건 그저 사랑에 빠지기 쉬운 사람들이 쉽게 사랑하고 쉽게 식어버릴 장난 같은 감정이라며 웃어 넘겼었다. 그런 나의 세계에 모든 소리를 막아버리고 그저 잔향마냥 울려퍼지는 것은, 거리에서 스쳐 지나가는 한 청년의 낮고 조용한 목소리었다. 귀...
“나더러 혀가 크대요.” 정말 뜬금없이 튀어나온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에, 묵묵히 앞만 바라보고 있던 서머터지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그곳에는 혀를 살짝 빼물고 제 선홍빛 혀를 확인하려 애쓰는 에브루헨이 있었다. 지금 거울 같은 것이 있을 리 없으니, 그로서는 제 혀를 확인하기 위해 꽤나 열심이었지만…옆에서 보기에는 코미디가 따로 없었다. 혀를 내민 바...
서머터지는 잠을 잘 안 자니까, 나 좀 내일 아침 일찍 깨워 주겠어요? —라는 말에 흔쾌히, 까지는 아니어도 순순히 수락했던 것이 어제의 일이었다. 그의 말대로, 감정을 깨닫고 난 뒤 점점 인간처럼 행동하는 등 그들의 모습을 닮아 가는 아모치온과는 달리 자신은 신에 가까워진 존재였기에, 서머터지는 잠을 잘 자는 편이 아니었다. 아니, 굳이 고쳐 표현하자면 ...
※자장가와 이어짐 중간에 임시저장으로 써둔 내용을 잃어버려 땜질로 쓴거라 좀 어색합니다 그 날 이후로 에브루헨 아모치온에게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그는 여신의 권능 중 창조의 힘과 투영의 힘을 쓰지 못했다. 본디 순환의 힘이 더 제 적성에 맞는다곤 하지만, 평소에도 창조의 힘을 아주 버려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일' 이 있고난 이후로부터, 에브루헨...
아메 서머터지는 평소엔 잠이라곤 도통 없는 존재였다. 그에게 있어서 휴식이란, 사명을 이루도록 주어진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을 허비하는 행동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그는 필수적으로 휴식을 요구하는 인간을 불편하게 여겼다. 그래, 그랬을 터이다. 자신이 엘 수색대의 지친 모습을 눈치채고 '아메, 조금만 쉬었다 가요.' 라고 말하는 것을 그는...
'나랑 사귀어 줄래요?' 라는 에브루헨 아모치온의 당돌한 고백에 아메 서머터지가 얼떨결에 긍정한 이후 둘은 연인 사이가 되어버렸다. 말이 연인이지 에브루헨 아모치온의 일방적인 애정행위를 아메 서머터지가 떨떠름한 상태로 받아주는 게 전부인 상황이지만. 그래서 아메 서머터지는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애써 감정을 억누르고 외면해 왔다. 그러던 와중에 감정이 ...
팬·구독자와 소통하고 홍보하는 6가지 노하우
*직접적 묘사 있는 연성 제외 백업 *순서 무작위 *아인 1라인른 다양하게 연성하였으니 지뢰는 알아서 피해가시길 *컾링 아니어도 아인들 낙서 종종 있음
2019.01.12 싫다면 뿌리쳐요. 차가운 손을 붙잡고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이내 얇고 말랑한 입술위에 자신의 입술을 겹친다. 에브루헨은 서머터지의 얇은 입술의 감촉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그가 살짝 입술을 벌렸다. 하지만 혀와 혀가 얽히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그저 겉 입술만 가볍게 할짝거린 에브루헨의 혀가 조용히, 따스한 숨결과 함께 떠나갈 뿐이었다...
2018.11.17 에브루헨은 곱게 길러진 자식이었다. 부유하고 젊은 부모의 밑에서 무엇 하나 모자란 것 하나 없이 자라왔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질 수 있었고, 하고 싶은 것은 뭐든 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태어났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부모님이 제 곁에 오래 있지 못해도 내색하지 않았다. 두 분이 바쁘게 일하시는 ...
2018.11.04 실오라기 하나 남지 않은 몸으로 함께 뒹굴기 시작한 뒤로 시간이 얼마나 흘렀던가, 이젠 기억도 나질 않는다. 두 사람이 엉켜있는 부분은 서로의 체온으로 따뜻하다 못해 뜨거울 정도로 후덥지근했으나, 젖어있던 땀이 식어버린 뒷목은 차가웠다. 에브루헨은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고개를 들어 덜컹이는 창문을 바라보았다. 금방이라도 창문을 부수고 들...
2018.10.27 “Trick or Treat!” 시끄럽게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깊은 잠에서 깨어난다. 밤을 새고 늦게까지 글을 쓰다 잠든 지 다섯 시간도 채 되지 않은 참이었다. 잔뜩 인상을 쓰고 나가보니, 현관 앞에 웬 하얀 덩어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잠시 당황하던 서머터지는, 흰 천을 뒤집어쓰고 호박 바구니를 내미는 이들을 자세히 살펴보았...
2018.10.21 아메 서머터지는 여러모로 완벽한 남자였다. 어떤 일이든 허투루 처리하는 법이 없었으며, 못하는 일이 있기는 한 걸까 싶을 만큼 다재다능했다. 대충 훑어본 내용을 줄줄 외는 것은 기본이요, 한번 기억한 것은 잘 잊지 않았다. 가끔은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 로봇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마저 듣곤 했다. 외적인 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칼같이 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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