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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 대 제자에서, 상사 대 후임이 될 때까지. 10년 간의 짝사랑이 오늘 끝났다.
... 호랑이? 무척 아름다운 호랑이였다. 쇠약해진 얼굴에, 몸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옆구리가 피투성이였다. 산속에서, 부상했다고는하지만 눈앞에 커다란 호랑이가 있는데, 이상하게도 무섭다거나하는 마음은 들지 않았다. 그에게 조금씩 천천히 다가갔다. "... 아픈거니?" 다친 곳 주위를 살며시 손으로 만지며 말을 걸었다. 호랑이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잠시 나를...
"엄청 배고파." "그치- 벌써 세시가 넘었네." 대체 몇 시간을 한 거야.. 시침이 벌써 점심시간보다 저녁시간에 가까워져 가는 시계를 보자 엉덩이 안쪽이 더 얼얼하게 느껴졌다. 꼬르륵 소리를 내는 주린 배를 감싸며 긴 정사의 여운으로 뻐근한 몸을 일으켜 앉자 눈이 찌푸려지며 입에서 절로 '아고고' 소리가 났다. 양예밍은 아까까지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내 ...
연인이 되자마자 한 침대에 누워 자다가 사이좋게 손장난. 지금껏 누군가를 집에 데려와서 함께 밤을 세운 적도 없을 뿐더러, 상대가 밤낮으로 보는 양예밍이라 낯부끄러워서 얼굴도 못 들겠는데, 샤워를 하고 오니, 저 놈은 뭐가 그리 좋은지 콧노래까지 부르며 아침을 차리고 있었다. 심지어 전라에 에이프런... 누군가에겐 새색시 같은 로망가득한 모습일지도 모르지만...
예밍의 손을 꼭 잡은 채로 잠옷 가게로 들어갔다. 점원들의 시선이 우리에게 온통 쏠렸지만 창피하지도, 민망하지도 않았다. "안녕하세요~ 저희 쌍둥인데요, 쌍둥이스러운 커플 잠옷도 있나요?"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기 바쁘던 점원들이 어느새 키득키득거리며 "이건 어떤가요~ 잘 어울리실 것 같은데~" "저희가 안 어울리는게 없죠~ 근데 저희가 좀 한 섹시하잖아요?...
팝콘을 품에 안고 콜라를 사들고 영화관에 앉았다. 멀뚱멀뚱 팝콘을 쳐다보고 있길래, “안 먹어?” 라고 했더니, 손으로 집어 우물우물 씹고는 미간이 조금 일그러졌다. “달아.” “아 맞다 너 단 거 안 먹지~ 미안 안 먹으면 내가 다 먹지 뭐.” 팝콘을 건네받고 끌어안고 먹고 있는 내 손을 빤히 쳐다본다. “왜 그렇게 봐?” “어, 아냐.” 마치 야한 거 ...
“예밍아, 간장 어딨어?” “어, 왕아 거기거기 선반 위에- 잠깐만 기다려봐 내가 찾아줄게-” “아냐아냐, 아! 여기 있다~ 찾았어~” 찾았다니깐.. 아랑곳않고 머리카락에서 물을 뚝뚝 흘리며 욕실 밖으로 걸어오는 예밍. “예밍아, 옷은 좀 입고 나오라니까- 하다못해 좀 팬티라도.. 야, 야, 내 옷 다 젖어- 어휴..” 아무리 혼자살았지만 집에선 벗고 있는...
어느 날 치명적인 병으로 임산부들이 사망하기 시작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거의 쓸 일이 없는 손님용 슬리퍼를 내어주며 “방이 좀 좁지만 들어와” ...라는 내 예의 차리는 말 따위는 귓구녕에 들어가지도 않는 듯한 양예밍이 처음으로 한 일은 내 집 냄새를 맡는 일이었다. 현관에서부터 크게 숨을 들이키더니 내가 안내할 틈도 없이 집 안을 알아서 누비기 시작했다. “여기가 식탁이구나 ㅠㅠ 야오왕이 여기서 밥 먹...
'오 신이시여' 믿는 종교가 없음에도 저절로 신을 찾았다. 등부터 퍼지는 레오의 열기가 발꿈치 끝과 정수리까지 뻗쳤다. 레오만의 발걸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소리로, 땅에 울리는 진동으로 충분히 예견하고 남았지만, 레오가 나를 안을 거라는 건 예상하지 못했다. 수 초 전에 팔이 들림으로 인해 갈라진 공기의 파동이 읽혔다. 그 파동을 느끼며 단순한 생각을 했...
첸과 나는 어릴 적 친구이다. 심심할 때마다 놀아주고 우울할 때 만나서 서로를 위로해 주는 그런 친구.. ‘ 놀아줘 나 심심’ " 심심해 ? 첸, 나 연습실이야” ‘하.. 난 연습만큼도 안돼는 존재였어 흑흑” “아 뭐래 오늘 진짜 중요한 연습이어서 그래 이따가 보자” 첸을 오구오구 해주며 전화를 급하게 끊고는 연습실로 다시 들어갔다. “미안, 연습...
: 이별 서로 헤어지는 현상을 일컫는 말. 며칠째 그에게서 전화도 문자도 한 통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_ 뿅, 문자왔숑~ "문자다!!" 본능적으로 핸드폰을 바라봤다. 문자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 우리 친구 그만하자 더 이상은 내가 힘들거 같다. ' _양예밍 친구를 안한다고? 그럼.. 대체 뭘 하자는 거야. 의문의 내용에 답장도 보내지 않았다. 그러...
"저기.." "응?" "좀 놔 줘.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거야-" "싫어?" 아무래도 방금 사인한 계약서는 연애하자는 계약서가 아니라 감금 동의서 였을지도 모른다. 별거 안 써있던데.. 젠장 내용 하나하나 뜯어봤어야했나? 이 놈이 변호사랑 막 의기투합해서 교묘하게 막 전문가가 아니면 알기 힘든 말로 써 놓았다던가? 너무 쉽게 사인했나? 싶을 정도로 아까부터...
화폭보다 영령한 루카스의 손이 손바닥과 비슷한 크기의 화폭 위를 스친다. 루카의 손이 화폭 위를 지날수록 색이 묻어나고, 덮어지고, 덮어진 색 위로 선이 그어진다. 흐린 색채에 선이 새겨져 선명해진 그림엔 격식을 갖춘 단정한 레오의 눈동자가 루카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소 경직된 레오는 달라진 루카스의 시선에 긴장했다. 침대에 누워서 나를 바라보던 시선은 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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