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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 <백수가 되어 그리운 것> 편이 이어집니다.
리네이밍 1 “아줌마, 저 왔어요.”“너는 어떻게 된 애가 야자도 안 해.” 아줌마 보고 싶어서 그랬죠. 리사가 얄미울 정도로 웃어 보인다. 애새끼는 하루가 멀다 하고 제니의 집을 들락거린다. 제니가 문지방 다 닳겠다며 핀잔을 주어도 장난스레 입만 내밀 뿐 엉덩이를 뗄 생각은 하지 않는다. 사실 나가라는 의도로 한 말도 아니었으니까. 옆에 앉아 가만히 공부...
지민이 놀라 정국을 쳐다보았다. 정국이 제 앞에서 욕을 했던 적이 있던가? 평소 이미지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내 지민을 향해 놀란 눈으로 쳐다보는 정국에 지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실수겠지. 세상에 욕 안 하는 사람이 어딨어? 그렇게 생각하고는 제 앞까지 뛰어와서 헥헥 거리는 태형을 보았다. 태형은 가쁜 숨을 내쉬며 지민이 들고 있던 티켓을 ...
태어나서 이런 불편한 술자리는 아마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었다. 술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지민은 헷갈렸다. 제 앞에서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보고 있는 태형 때문이었다. 웃긴 건 태형은 술에는 입을 대지 않았고, 호석에게만 열심히 술을 따라주었다. 마치 방해꾼인 호석을 아예 취하게 해서 잠재우려는 것과 같이 말이다. 그럴수록 ...
“아까 걔, 진짜 김재환 맞나?”“그런갑지.”김재환이 돌아왔나보다. 그런가보지, 뭐. 애써 태연하게 밭에 물을 주던 호스를 둘둘 감았다. 미세하게 손끝이 떨려서, 괜히 주먹을 여러번 쥐었다 폈다. 김재환이 이 깡촌을 떠난지 벌써 5년, 돌아올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애써 그리워하지 않으려 노력했었다. 그럼에도 멀리서나마 목격한 스물 세살의 김재환에,...
태형을 도닥이며 같이 단잠에 빠질 채비를 하던 정국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미간이 미세하게 좁아졌다. 쯧. 성가시단 표정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웬만하면 혼자 기척 없이 일어났을 텐데 태형이 저를 꼭 안고 있으니 그것이 불가능해 곤히 잘 자는 사람을 덩달아 깨우게 될 것 같았다. 애매하게 침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동안 문밖에 인기척이 당도했다. -태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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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새X.” 천천히 현장을 살피던 해영의 입에서 마치 탄식처럼 욕이 흘러나왔다. 해영은 이 바닥에서 꽤 괜찮은 경력을 가진 베테랑 형사였다. 웬만한 현장에선 동요도 없이 냉철하게 사건 현장을 프로파일링하는 그런 베테랑 형사. 그런 해영에게도 오늘의 현장은 너무나 참혹했다. 사체를 덮은 하얀 천을 내리고 사체를 확인한 해영은 당혹감에 휩싸였다. 그렇게 해...
Reverse. K 민기의 고백을 듣고 내가 며칠간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 건, 한 가지였다. 민기가 내게 말하는 '좋아해.'와 내가 느끼는 좋아하는 마음이 같을까. 짝사랑이라는 건, 사람을 아주 약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내가 했던 게 짝사랑이라는 걸 안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1년 가까이 그를 지켜보면서, 돌아오지 않는 시선의 끝이, 민기에겐...
마음이 착잡하다. 나이가 차면 경사만큼이나 조사에 갈 일도 많지만 몇 번을 입어도 검은 정장은 이질적이다. 숨을 조를듯 무거운 분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난 종인이 타이를 살짝 풀었다. 담배를 즐기지는 않지만 이런 곳에 오면 저도 모르게 찾게 된다. 한달도 넘게 새로 사지 않은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라이터가 같이 안 들어있는 걸 보면 없지 싶은데, 주머니를...
나를 명백히 싫어하는 사람과 일하는 것은 힘들다. 설사 그 사람이 나보다 아랫사람이라 해도 꺼림칙 한데, 그 상대가 직속상사일 경우는 어떻겠는가? 종현은 28년 인생 처음으로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과 일상을 함께하는 중이다. 물론 지금까지 자신을 싫어했던 사람이 왜 없었겠냐만, 이렇게까지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 모두가 알아차릴만큼의 반감을 느껴본 적은 처음이었...
작전명 W. W. 찌누 2028년 7월 17일. 오후 2시 43분. 서울 강남경찰서. 선배. 이 사진 뭐예요? 아, 얘네? 더블유. 더블유? 응. 10년 전인가. 너도 한 번쯤 들어는 봤을 걸? 예고장 던지고 갑부들 보석이나 명화 같은 거 훔치고 다니던 얘들. 아…. 들어 본 거 같아요. 어렸을 때. 걔네 사진이야. 처음에는 예고장만 날라오더니 이렇게 얼굴...
2. 3년째 살고 있는 자취방은 학교 가깝고, 편의점 가깝고, 치안 좋고, 채광 좋은 드림하우스였다. 게다가 안정적인 집안, 잘 관리되어 있는 학점, 귀찮고 피곤하게 만드는 동기, 선배, 후배도 딱히 없고, 알바 진상 없고, 사장님 착하고, 심지어 취업준비 마저 순조로웠다. 김현정 인생 그럭저럭 괜찮게 살고 있네! 하루하루가 만족스러운 나날들이었다. 손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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