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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 <백수가 되어 그리운 것> 편이 이어집니다.
해리의 발령 공지 이후 일주일 동안 루이는 매일같이 고민했다.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해리가 단신 부임하는 게 맞았지만 감정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함께 가고 싶었다. 게다가 해리와 함께 산 1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루이는 해리에게 너무 익숙해져 있었다. 해리가 떠난 다음에 나는 괜찮을까? 문득 자신의 생활이 걱정스러웠다. 엉망진창이 될 집안을 상상하는 건...
해리가 신입사원일 때 만난 루이와 연애를 시작한 지도 2년이 지났다. 그동안 해리는 대리가 되었고, 해외사업 팀으로 부서 이동을 하면서 잦은 출장을 다녔다. 루이는 최근 몇 개월 후 있을 승진 시험을 준비 중이었다. 루이에게 직책이라는 건 큰 의미는 없었지만, 지금보다 업무가 조금 바빠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었다. 사실 너무 바쁜 건 좋아하지 않았지만 해...
해리는 제법 잘 가꿔진 정원에 작게 감탄했다. 군데군데 잡초가 조금 있기는 했지만 누군가 꽤 신경 쓰며 가꾼 티가 났다. 루이는 해리가 자신이 어릴 때부터 자란 집에 있다는 사실이 벅찼다. 둘은 깍지껴 잡은 손에 힘을 더 주고 마주 보며 웃었다. 해리는 그제야 조금 긴장이 풀렸다. 대문에서 현관을 향하는 길에 양쪽으로 들쑥날쑥 자갈이 깔려 있었다. "이거 ...
로애 外 : 동혁 시점 태생이 불행한 이를 찾으라 한다면 단연코 나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이동혁은 불행했다. 대기업 회장의 사생아로 태어난 건 동혁의 인생에서 가장 나쁜 패를 붙잡게 된 것이었다. 늙은 회장이 동혁을 데리고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죽어버리자 동혁은 집안의 사람들에게 하대받고 살았다. 좆을 잘못 놀린 건 늙은 사내지 자신이 아닌데 동혁은...
* 전편과 바로 이어지는 시점은 아님 해리의 아침은 언제나 빠른 편이었다. 평일 아침은 6시 30분에는 눈을 떴고, 휴일은 그보다 1시간 정도 늦었다. 간혹 새벽에 잠이 들어도 일어나는 시간은 늘 비슷했다. 평생을 잠이 많게 살아온 루이는 그런 해리를 신기해했다. 똑같이 새벽에 잠들어도 해리는 다음 날 어김없이 같은 시간에 눈을 떴다. 졸리지 않아? 안 피...
조용한 안방. 태형은 여전히 정국 위에 올라탄 상태다. 한 뼘만큼 벌어진 커튼 틈새로 조금 들어온 새벽의 빛. 그 빛을 반 받은 태형과 역시 빛을 은은히 받는 정국. 하얀 얼굴이 푸른빛 받아 그렇게 잘생겼더라, 태형은 눈을 끔뻑이며 생각했다. 침을 삼켰다. 목울대가 울렁였다. "왜 대답이 없어요?" "어..? 어..." 대답을 독촉하는 정국. 얼떨떨한 태형...
트위터에서 앙칼공주랑 바보온달 보기 :: https://x.com/euji_p/status/1722978263750869162?s=61&t=TwICeNBIoRT__UPa7G
'오늘 날씨 엄청 좋다' '..그런가' '맑은 거 싫어?' '아니, 구름이 없잖아' 유독 하늘이 높았던 날이었다. 이상하게 여름이 늘어지지도, 그렇다고 겨울이 이르게 오지도 않아서 가을이 선명했던 그런. 학교가 일찍 마쳤던 어느 날 그네에 앉아 하늘을 들여다보던 미연이 불쑥 말을 건네왔고, 따라서 시선을 올리며 대답을 뱉었다. 바람도 잔잔하고, 하늘의 채도...
달곰한 향초와 쓴 커피 나를 어리게 하는 때 묻은 낭만 지나친 고민과 피어나는 불안 나를 더 어리게 하는 허황한 욕심 색색의 황혼이 드리우면 그제야 흘러가는 나의 시간 환한 파란이 오기 전 숨죽이는 나의 시간 꿈과 꿈을 쫓는 나는 사람과 사랑을 쫓는 것만 같아서 오늘도 도망가는 빛바랜 진심들 고개를 숙이는 어린 활자들
해리는 회식을 좋아하지는 않아도 제법 잘 어울리는 편이었다. 술은 잘 먹지 못하지만 붙임성도 좋고 살가운 성격이라 어디에 가도 잘 어울렸다. 루이와 사귀면서부터는 함께 하는 술자리에 따라가느라 큰 회식이 아니면 잘 참여하지 않았고, 그마저도 동거하면서부터는 더 가지 않았다. 일 때문에 바쁜 시간이 많아 그 외의 시간에는 루이와 더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컸...
나일은 팀장에게 보고를 마치고 막 자리로 돌아와 한숨 돌리려던 차에, 루이의 부름을 받았다. 만성적인 귀차니즘에 한가해도 업무시간에는 좀처럼 자리를 비우지 않는 루이의 흔치 않은 호출이었다. 근데 이 형이 웬일이지. 진해리랑 뭐가 잘 안되나. 연애를 비롯한 거의 모든 사생활에는 철벽을 치던 루이였기에 나일은 그의 부름 자체가 의문투성이였다. 도착한 3층 휴...
다음 날, 해리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시간에 잠에서 깨어 조깅을 하고 왔다. 간단하게 샐러드와 햄, 계란을 굽고, 빵을 구웠다. 루이가 좋아하는 달달한 핫초코, 제 몫의 커피를 준비하고 해리는 침실로 향했다. 아침부터 시체처럼 곤히 잠들어 있는 루이에게로 가까이 다가갔다. 아직 깜깜한 새벽, 이제 더는 안 된다며 애원하는 루이에 해리는 아쉽게 몸을 떼어냈다...
"네, 그럼 부동산에 이야기할게요. 알겠습니다." 루이는 퉁명스럽게 핸드폰을 내려놨다. 몇 달 후 재계약을 하는 지금 살고 있는 원룸 주인과의 통화였다. 보증금과 월세를 모두 올려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보증금이야 그렇다 쳐도 월세가 너무 터무니없이 올라 루이는 주인에게 흥정을 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걸 어떻게 내, 미쳤지. 아오, 시발. 역시 하느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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