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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가 입을 벌리는 여름, 그 여름이면 네가 살았던 집의 담벼락이 떠오른다. 꼭 장마가 올 때 피던 그 커다란 꽃들, 미친듯이 담벼락을 타고올라가 툭툭 터지던 능소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쏟아지는 빗물에 떨어지던 붉은 머리들. 주황빛 발악. 그 밑에서 해사하게 웃던 네 얼굴과 곳곳에 피어나던 보라빛 멍들. 어쩔 수 없이 따라 웃는나. 0. 도망치자....
1. 기억하는건 그 날 복도에서 마주친 당신의 모습 뿐. 요일, 날짜, 시간 같은건 단순한 숫자놀음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 좀 더 기억을더듬어볼까요. 여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복도에 두어명 있었죠. 복도에 난 큰 창으로 더운 햇빛이 쏟아지던 늦봄에서 초여름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당신이 나를 알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당신을 알고...
*사극체에 익숙한 편이 아니라 조금 어색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인이 황제가 된 케이스는 거의 존재하지 않아, 몇몇 단어가 조금 다르게 사용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뜻하지 않게 용량이 길어져 퇴고를 하지 않은 채 업뎃합니다. 언제 퇴고할 지는 미정입니다. '힘을 원합니다.' 인간계에 내려와 처음 마주한 인간이었다. 또렷한 두 눈동자가 여전히 ...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한가한 주말을 즐기고 있던 스오우 츠카사는 남자의 방문 소식에 구르다시피 하여 방 밖을 뛰쳐나왔다. “텐쇼인 형님!” “건강해 보이네.” 남자는 꿀로 빚은 것 같은 해사한 금발과 하늘의 색을 담은 보석처럼 파란 눈을 가지고 있었다. 선하면서 동시에 유약하게 느껴지는 얼굴. 하지만 그 천사 같은 얼굴 아래로 강대하게 꿈틀거리는 힘을 ...
기락유연 열아홉 번째 전력 [초콜릿] 참여 글. 주기락이 온다는 소식에 전교가 떠들썩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개학식이라서 온다고 한다. 연예계 활동으로 바빠도 출결은 잘 챙겨서 학생의 본분을 다 하고 싶다는 것이 주기락의 의견이었다. 내가 이걸 어떻게 아냐고? 그거야 내가 주기락의 오랜 팬…… 아니, 주기락의 진성 팬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서다. 주기락...
짧은 회색 머리가 힘찬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고, 흩날리는 땀방울이 조명 아래서 반짝거렸다. 체구가 작아서인지 몰라도 누구보다도 가볍게 흘러가는 동작이 사람의 마음을 동하게 했다. '여기서 턴, 원, 투 스텝, 그리고 지금.' 마주서게 된 명영이 갑희를 올려다보며 싱긋 웃었다. 이 파트가 갑희가 이번 곡에서 가장 좋아하는 안무였다. 무대 위에 서있는 명영을 ...
안녕하세요😘 설을 맞아 월오연화로 연성을 했었는데 그 뒷이야기까지 그려서 한꺼번에 올리려는 욕심에 설맞이 인사가 늦었습니다🥹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쉬시는 동안 맛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 작가 <흑백논법>. 혹시 서점가에서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의 장르는 짐작이 가는가? 글쓰기 에세이? 틀렸다. 평론가들은 정치추리물로 분류하고 있다. 정치와 추리라니,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듯한 단어들이다. 더 이상은 책의 내용을 밝힐까 두려워 책 소개는 이만 마친다. 오늘은 <흑백논법>의 작가, 제임스 ...
안녕하세요! 카젠입니다. 이번 '금릉의 겨울' 에 나가는 -극한연애- 샘플입니다. 선입금을 받을 시간이 없어 따로 선입금을 받지 않고 현판으로 소량만 뽑아갈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현대AU 마피아가 약간 첨가 되어있습니다. - A6 떡제본, 약 80p이상, 본문 + 외전 + 축전 -가격 : 8000원 (가격변동가능성있음) 퇴고하다 더...
“일어나라, 제임스.” 제임스는 수틀을 내려놓고 아버지를 따라 일어난다. 스물 여덟의 노처녀, 제임스 매디슨. 살림을 잘 하는 것도, 나긋나긋한 것도, 상냥한 것도, 절세가인인 것도 아니다. 동네 아이들은 그녀를 보며 그녀처럼 늦은 나이까지 결혼하지 못하면 얼마나 창피할지 수군거렸고, 그럴 때마다 제임스는 고개를 조금씩 더 숙였다. 그러나 이제 그것도 끝이...
당신과 나는 몇 달 전에 약속을 했었다. 만일 세계정복을 하게 되면 제도만 잡아 놓고, 권력은 모두 위임하고 조용하고 한적한 어디인가로 가서 작은 집을 하나 사서 거기서 평생 함께 살자고. 내 인생에서 최대로 누려본 낭만이었다. 그것조차도 꿈으로 끝날 수 밖에 없었지만. 밑에는 깊은 강물이 조용히 흐르고 있다. 다리에 걸터앉은 채 눈을 감고 당신을 떠올려 ...
[매그너스. 알렉이랑 파티에서 만났다고 했죠?] “네. 그런데 알렉이 무슨 일로 오는지 알아요?” […를 찾으려고요.] “뭐라고요. 비스킷?” 클레리가 웅얼거렸다.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매그너스는 전화 너머의 클레리에게 되물었다. 답을 듣기도 전에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대화를 가로막았다. 나중에 다시 걸게요! 빠르게 말하곤 매그너스는 전화를 끊었...
1 저 돔은 네 몫이 아니다. 로버트는 어린 아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도시의 한 가운데, 높게 쌓여가는 성당을 바라보면서. 성당의 가장 핵심이 될 돔은 나무로만 틀이 만들어져 있을 뿐, 앙상한 뼈대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저 돔이 완성만 된다면 도시의 이름은, 그리고 그것을 완성시킨 라이트우드의 이름은 역사에 길이 기록될 것이다. 이 도시민들의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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