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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에 내리자마자 바다를 보러 갔다. 하늘이 그림처럼 맑았다. 하지만 바닷바람이 쉬지 않고 휘몰아쳐 기념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았다.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려 엉망진창이 된 사진을 보고 은조는 깔깔대며 눈물이 날 정도로 웃었다. 모래사장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점프도 하고, 물구나무서기도 하고, 온갖 포즈를 다 잡으며 사진을 찍고 나니 금세 허기가 졌다. 바닷가...
[03.] 끼익─ 감금실 철문이 열리자 어둠 속에 파묻혀 있는 지친 어깨들이 삐죽 곤두섰다. 차가운 바닥에 맞닿은 엉덩이들이 외진 곳을 향해 다급히 기어갔다. 또다시 끌려갈지도 모른다는 공포로 군중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탈진하여 흐늘거리는 부름이 출입문 부근에 던져졌다. 목에 착용한 검정색 벨벳 초커를 제외하곤 걸친 게 없는 그의 알몸 위로 속옷을 비롯...
열일곱 생일을 맞이하기 전날 밤, 날이 꽁꽁 얼어붙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에 태어나버린 탓인지, 생일 즈음이 되면 항상 온 세상이 차가워진다. 자정 넘어 살금살금 부엌에 차를 끓이러 갔었는데, 현우 형이 있었다. 놀라서 뒷걸음질 치다가 은조는 그만 식탁 다리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그 바람에 식탁에 올려두었던 찻잔이 떨어져 깨졌다. 깨지...
치이익. 츄야는 주방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눈을 뜨니 다자이가 부억에 서서 요리를 하고 있었다. "츄야,일어났어? 힘들텐더 좀 더 누워있어. 내가 아침하고 있어." "힘들줄 알면 어제 그만하랄 때 그만하지 그랬냐? 그리고 니 절망적인 요리실력 다 아는데. 너 요리하는 거 보고 그냥 놔두면 그 때는 내가 미친 거니까 병원데려가." 그러면서 츄...
샤쿠야쿠와 보탄은 행동력이 120%쯤 되는 사람으로 린도의 나이에 맞춰서 란과 같은 초등학교 4학년 2학기에 편입을 시켰다. 문제는 그 초등학교에서 란은 방긋방긋 웃는 얼굴로 사람을 두들겨 패기로 유명한 공식 또라이다. 오죽하면 학교 내에서 하이타니의 변호사라고 하면 다들 아~ 그 사람?이라고 할 정도였으니까. 그런 공인 또라이가 자기 동생이라고 린도를 데...
불행은 갑자기 찾아온다고 했던가? 상황을 보면 딱히 갑자기 찾아온 것 같진 않지만 란에게는 갑작스러웠다. "란. 린도. 어째서... 음." 당황스럽고 민망한 듯 란과 린도의 아버지인 샤쿠야쿠가 방금 전까지 입술을 비비던 '아들들'을 바라봤다. 린도는 아버지의 눈길이 의미하는 바를 모르기에 반갑다고 달려가서 안긴다. 란은 자신이 한 행동의 의미를 완전히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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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실수가 줄었네요. 사수가 불쑥 꺼낸 말은 의외였다. 회사 탕비실이었다. 그녀는 회사에서 유일하게 나를 회장 아들로 대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잘잘못을 일러주는 태도가 확실해서 우물쭈물하는 사람들보다 편했다. 아직 평사원이지만 성과가 없어도 고속 승진을 할 나를 대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비굴했다. 어색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하얀 이를 드러냈다. 어쩔 수 ...
선의 엉덩이 위에 얼음팩을 올려주고 피자도 주문하고, 도진은 선의 맞은편 침대에 반쯤 기대 앉아 아까 읽던 책을 다시 펴들었다. 일단 궁금증이 일었으니 챕터를 몇 개 건너뛰어 체벌 파트부터. 책은 첫 장부터 끝 장까지 순서대로 봐야한단 주의지만 진득하게 붙들고 있기엔 예상보다 선과의 관계 진전이 더 빨랐다. 이런 것도 관계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면 말이지만...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카이는 제가 잘못 본 건지 눈을 비볐다. 분명 천장이 있어야 될 자리에 푸른 하늘만이 있었다. 이건 꿈이야. 현실일 리 없어. 며칠 전에 고친 지붕을 또 뚫었을 리가 없다고. 현실을 부정하면서 침대에 내려온 카이는 아침을 먹으러 갔다. 수도원에서의 아침은 닌자들이 순번을 정해놓은 대로 진행되었고, 그 순번에 따르면 오늘은 콜의 차례...
레스클의 네 번째 서식인 (Nov) diary_blurry를 공유합니다! 서서히 계절이 변하는 감각을 모티브로 초겨울의 색감과 한계 없는 레이아웃을 표현했습니다. 먼슬리, 위클리, 데일리, 메모 페이지에 레스클 스티커와 LSC 멤버십 카드까지 모두 한 번에 담았으니 꼭 받아가시길 바랍니다 🐱🤍 슬라이드를 넘기시면 하이퍼 링크의 위치가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 ...
<12월 12일 공지 사항> 1화에 일부 수정 사항이 있습니다. 반영되는데 약간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나중에 천천히 확인해주세요. 메인공과 수, 서브공들 포티스 포레스트(수) 24세, 170cm 광활한 대지의 포레스트 영지의 주인인 젊은 공작, 상냥하고 다정하지만, 연애나 섹스에 대해선 쑥스러워하고, 좋아하는 상대도 생긴 적이 없다. 다양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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