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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지민이의 그이는 그리 큰 체격이 아니라는 걸 깜박했지 뭐야. 덩치가 비슷했다고. 자기가 상상했던 그런 모습이 나오질 않았어……. 사실 비슷한 키에 윤기도 지민이 만큼 마른 편이었고, 기껏 해봐야 어깨가 훨씬 더 넓은 편이라는 거? 그러니 셔츠를 입어도 아빠 옷 입은 것 같은 광경은 펼쳐지지 않았지. 존나 곰돌이 푸 같은 거야. 변태 같더라고……. “아니...
ㅡ네가 좋다. 진심으로. 너랑 연애 한번 해보고 싶어.태어나서 처음으로 받은 직설적이고, 그렇기에 사랑스러운 고백이었다. 가라앉아 침체되는 의식 중에서 텅 빈 가슴을 간질이는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뜨거운 열기를 식혀주던 미풍, 별이 쏟아져내릴것만 같은 밤, 옆에 앉은 사람의 온기. 유연은 곧이어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였는지 깨달았다.백기. 사랑이라는 단...
for love : 착각 혹은 기대 W. 랑짤 유독 여운이 깊었고, 정국에겐 깊은 만큼 긴 회복의 시간이 흘렀어야만 했다. 후련하게 다 털어내고 다시 일어나려고 하면 자꾸만 추억이 발목을 잡고, 귓가를 헤집어 놓는 서로의 목소리가 정국을 다시끔 주저앉게 만들었다. 잊고 지내다가도 괜시리 제 손에 번호를 적어주던 호석의 그 손이, 아직도 머릿속 한켠에 박힌 ...
"16년 전 임무. 염석진이 밀정이면 죽여라." "지금 수행합니다." 옥윤은 총을 내렸다. 내려진 총의 총구에서는 아직 뿌연 연기가 올라왔지만 그녀의 시선은 오직 한곳만을 향하고 있었다. 거대한 한천들이 너풀대는 황야, 그리고 그 곳에 쓰러진 밀정. 16년 동안 기다려온 날이었다. 그때문에 목숨을 잃은 동포들이, 그리고 옥윤 그녀가. 명우를 먼저 보내고, ...
이름 뜻 하난 죽이는 거 받았는데 그걸 몰라 쟤네는. 소 희 락 19910113 M 기상청 공무원 사람은 온전해야 살아간다는 말을 누군가 남겼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누가 남겼나에 의구심을 가짐으로써 완전한 오류임을 알아냈다. 사람은 부족하고 무언가 결핍된 채 생애를 시작하며 끝을 낸다. 중간중간 얻어가는 것이 많을지언정 모든 욕구를 해결해내지 않는 이상...
3 정말 오랜만에 윤기랑 같이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어찌나 설레고 기분 좋던지. 진짜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어. 지금 당장 누군가 지민에게 옥 장판 살래? 물어보면 살 의향이 있을 정도. 떨리는 손으로 비밀번호를 누르고, 나오기 전에 싹 치워서 말끔한 집 안을 바라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어. 이쯤이면 현관문 띠리릭 닫히자마자 바로 확 달려들어서 키스하고...
※ 주의 신체훼손, 고어한 묘사, 체벌, 불합리한 상황, 조롱, 학교폭력 묘사 가상의 고등학교를 소재로 한 나폴리탄입니다. 실제로 이름이 겹치는 곳이 있다 할지언정 창작물과 현실의
멀리도 왔네. 어지간히 주의를 기울여 찾지 않으면 지나가기 딱 좋은 위치다. 엉성하게 닦아놓은 비포장도로를 한참이나 달려왔다. 그래도 찾았기에 망정이지, 안도와 형용할 수 없는 걸쩍지근한 마음이 공존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종진을 앞에 둔 순간 이미 애저녁에 끊은 담배가 고파 입안이 바짝 말라 손등으로 입술을 훔친다. 꽤 오랜 시간을 달려왔다는 걸 증명이라도 ...
뭔가에 반대할 때에는 항상 그 의도가 중요하다.왜 그것을 반대하는가, 왜 하필 그것을 반대하며, 그것은 또 다른 무엇과 연관되어 있는가. 그것에 반대하는 일은 스스로를 어떤 사람으로 규정하는가, 그러한 규정을 통해 어느 집단에 속하게 되는가, 혹은 어느 집단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가.반대의 근거는 어떻게 근거가 되었으며, 이를 근거로 채택한 데에는...
03 비는 사정없이 쏟아져 내렸다. 소나기였다. 아츠시는 제법 묵직한 장바구니를 바라보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냥 가는 것도 힘든데. 비 오는 날에는 따듯한 우동이 먹고 싶다는 말을 무시하고 집에 갈걸. 예정 없던 장을 본 탓에 아츠시는 거센 빗속을 뚫고 집으로 가야만 했다. 노란색 우산을 펼친 아츠시는 모두가 망설이는 빗속을 향해 한 걸음 발걸음을 내디...
유연은 떨리는 눈동자로 허묵을 올려다봤다. 그의 얼굴은 평소와 같이 차분했지만 검게 일렁이는 눈빛이 무언가를 암시하는 것만 같아 두려움이 밀려왔다. 리포트 하나 제출하러 왔는데 이게 무슨 봉변이야. 잘생긴 교수님 얼굴을 보는 건 나쁘지 않지만 이렇게 밀폐된 공간에서 단둘이 있으려니 좀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집 앞에서 스치듯 묵례만 하고 가는 거랑은 ...
3년만에 임용고시를 합격했다. 합격통보를 받고는 눈물이 조금 쏟아질 뻔 했지만 옆에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눈물을 보일 순 없어 대신에 깊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오랜만에 나갈준비를 했다.머리에 왁스좀 바르고 면도좀 해서 꽤 사람노릇은 하였으나 옷은 몇달째 사지않아 어제도 입은 후드집업을 대충 껴입었다. 선생님, 안녕 1.#생각나 겨울이 지난지 얼마되지 않아...
“태성 쌔, 앗!” “조심-!” 조심하세요, 매일 데자부를 느끼며 하루를 시작한다. 사실 그건 나에게 데자부라는 평범한 세 단어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같은 질문을 계속하는 사람에게 무엇이 문제냐 물어본다면 대답은 언제나 같은 것처럼 24시간 내내 그의 곁에 머물러있는 꼴을 하고 있는 나에게 무엇이 잘못되었느냐 물어본다면 항상 같은 반점으로 대답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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