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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글에 인프피의 가식에 대해서 좀 다뤘는데, 갑자기 “착하지 않은 인프피, 가식적 인프피”에 꽂혀서 돌아옴. 저번 글에 뭔가 인프피 관련 생산적인 글을 들고 온다고 했으나, 갑
응급실의 서늘한 조명 아래, 살며시 웃는 얼굴을 마주보고 있었다. 유강민의 숨결이 생생하게 닿았다. 그 품에 안긴 제 두 손이 조금 우스웠다. 꼭 아주 망가지기 쉬운 소중한 것처럼 들려있어서. 새까만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크게 호흡했다. 심장이 차분하게 쿵쿵 댔다. 눈맞춤이 길어지면, 저와 유강민을 뺀 모두가 멀어졌다. 회사와 재단, 학교, 결혼, 과거, 미...
바람이 불었다. 나는 비틀거렸고, 함께 걸어주는 이가 그리웠다.
아직 어린 그 아이를 나는 외면할 수 없었다."언니 애잖아! 언니 배로 낳은 자식이잖아!""시끄럽네 정말. 그 얘기만 몇 번째니?"시설에 맡기겠다는. 아니, 그것조차 내가 잔소리를 해댄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처음에는 일말의 주저없이 버리려고 했었다."그렇게 아까우면 네가 키우던가.""언니 진짜…!"원하지도 않는 아이를 가졌으니 모성애가 생기지 않는 건 이...
그는 기억한다. 백일몽 같던 그날의 일을. 누군가가 말하길, 아마 '그날'의 일은 제로에 가까운 가능성을 뚫고 일어난 일이라고. 그는 그 말에 애써 입꼬리를 올려 고개를 끄덕였다. 제로에 가까운 가능성, 확실한 불확실성. 그것은 과연 실현될 수 있는 것인가? 그는 긍정했다. '백일몽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실현될 수 있었던 이유는 ...
-일소청명이라고는 하나 청명른 요소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장일소 과거 날조 주의 한 소년이 뒤를 매섭게 쫓아오는 사내들을 피해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소년은 유복하지 못한 곳에서 자라 도둑질로 하루하루를 먹고 살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운 나쁘게도 그만 저 사내들에게 들키고 말았다. 저 사내들은 소년이 살던 곳에서도 성격이 더럽기로 유명하던 자들이었으며 전...
“미안. 역시.. 좀 곤란하네.” “어... 그래요? 그럼 오늘 나갈게요. 근데 일방적인 요구라는 건 아시죠? 변호사 달고 오는 건 서로 피곤하니까 뒤처리 잘 해주세요.” 박병찬은 쉽게 되돌아온 대답에 놀라지 않으려 애썼다. 사람들 말로는 자신이 편애했다던, 그리고 그 편애에 편승했다던 후배는 서늘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진짜 여우 같은 놈이에요. 그...
캐리어에 성의없이 물건들을 던져넣은 뒤 유다는 별도의 노트북 가방을 하나 더 챙겼다. 기실 캐리어보다는 이쪽이 훨씬 중요했다. 남자-유다는 일단 본인이 밝힌 대로 그를 제임스라 부르기로 했다.-는 캐리어를 넘겨받고 유다를 자신의 차에 태웠다. 어두운 회색의 자동차는 너무나도 특징이 없어서 외려 기이하게까지 느껴졌다. 길거리를 지나가다보면 비슷한 차를 십수대...
사랑하는 미카엘 신부님께. 벌써 여수에 짐을 풀고 체육관을 차린 지 일 주일이 되었습니다. ……아이, 그냥 평소대로 써야겠네. 존댓말 쓰려니까 간질거려서 못 쓰겠다. 해일아, 너 없이 생활한 지 벌써 일 주일째다. 너 없으니까 계란 부침도 안 먹게 되고, 빵 같은 것도 안 먹고, 그냥 네가 자주 먹던 것들을 볼 일이 없네. 서울이 더 추우면 춥겠지만, 여수...
가슴이 두근대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을 기뻐하면 해 14년째 좋아하는 밴드 노래를 듣거나 매일 시를 쓰며 민화를 그리고 꼭 그런 것이 아니라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거 일반적인 백과사전 상식으로만은 살아남지 못하는 지구에서 그렇게 가슴을 뛰게 하는 여러 가지인 너의 손끝이 나의 발끝이 된다 고독한 늑대나 복수초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마음에 시 한 구절을 ...
* “미네칭, 뭐야 그건?” 점심시간이 되고, 다들 싸온 도시락을 꺼냈다. 난바라 중학교와는 두 번이나 시합하기로 했다. 그런데 시간이 애매해서 오전, 오후로 나누게 되었고, 때문에 난바라 중학교로 온 테이코 선수들은 따로 도시락을 싸 와야 했다. 다같이 벤치에 앉아 도시락을 꺼내 먹는 중 무라사키바라가 아오미네가 들고 있는 도시락을 슬쩍 보고 말했다...
>불륜 소재주의 >농구의 구단이나 시즌 외에도 여러 배경이나 설정은 전부 날조와 왜곡입니다 ‘너랑 나랑 닮았대, 우리 아빠가.’ 서태웅이 미국에서 가장 자주 본 자국민은 송태섭이 아닌 정우성이었다. 기본적인 친분을 고려하면 의외였고, 대학 간의 물리적 거리를 감안하면 자연스러운 상황이었다. 우성은 같은 얼굴도 해외에서 마주치면 유독 반갑게 느...
자꾸만 성윤이 생각났다. 잔뜩 젖었던 그 눈이, 다물린 입술이, 마지막엔 억지로라도 웃어주던 그 얼굴이. 이렇게 연결 지어서 생각하면 안 되는 걸 알지만 이상하게 자꾸만 연결 짓고 싶었다. 성윤을 그 슬픔에서 구해준다면 잃어버린 아이에 대한 미안함도 조금은 지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성윤은 잘 지내고 있을까. 더 우울해지진 않았겠지. 또 이상한 생각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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