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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밤이 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까닭은, 아침이 올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야.” 그때 누군가 물었다. “만약 아침이 어느 날 사라지면 어떡하죠?” 사람들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아침이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 Seventeen, Again! 2. 낯선 바람이 부는 곳 다음 날 아침. 오늘로 낯선 세계에 떨어진지 8일째. ...
달빛이 저택의 정원과 마루를 은은히 비추고 마루 위엔 한 여인이 예를 갖추어 앉아있다. 잠시 후, 저택의 큰 문이 열리고 한 사내가 들어오는데 백발의 흰 피부, 팔목에서는 어디선가 부터 흘러내려오는 피가 떨어지고 있다. 여인은 고개를 들지 않은채 말없이 그를 맞이한다. 그는 마루 앞 돌담 위에 서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는데, 그녀는 애써 시선을 무시한 채 일...
위무선이 악양의 음철을 제거하고 2년이란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하지만 그 2년이란 시간이 헛되이 낭비된건 아니었다. 풍사반과 소음기처럼 여러가지 법보를 만들어내었다. 특히 강염리처럼 따로 정보상을 꾸리며 기산 온씨에 관한 정보를 모으지 못하는 위무선으로써는 가장 효율적이고 확실한 정보수집을 위해 법보 하나를 개발하는데 이르렀다. 처음에는 직접 기산 온씨...
나는 자기애성 성격을 가졌다. ICD 진단 코드가 나오는 내용은 아니다. 그냥 소견이 있었다. 사실 별 감흥은 없었다. 마땅한 단어를 찾지 못했을 뿐, 직관으로는 이미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다만 열망한다. 자기애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풀면 "자신을 대상으로 한 사랑"이다. 그냥 자기와 사랑의 조합이지만 사랑은 보통 대상을 ...
별을 품은 아이야. 내 죄로 너무 빨리 져버린 아이야. 행복하기만을 바라여 주었던 빛이 오히려 너를 갉아 먹었으나 빛 만은 잃지 않은 아이야. 내 너에게 사죄의 의미로 원을 하나 들어주마. " - " 어찌 그런 원을 비느냐? " - " 그래 너는 역시 별을 품었구나. 아니 별 그 자체가 되었구나. 그래 이번생은 너의 앞길이 오직 너가 원하는 것을 전부 이룰...
어릴 때부터 20대까지는 대부분 비슷한 길을 걸어갑니다. 비슷한 환경, 비슷한 친구, 비슷한 공부, 비슷한 생활 패턴으로 살아가죠.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시험이라는 극심한 경쟁의
•코멘트는 마지막에• 나날이 예민해져가고 한숨만 늘던 시라부는 결국 진료를 보던 중 일이 생겨버렸다. 평소처럼 진료를 보던 중 여주와 비슷하게 생긴 환자가 노크를 한 뒤 들어왔고, 여주의 얼굴을 아는 간호사와 그의 애인이었던 시라부 모두 살짝 놀랐다. 애써 떠오르는 여주를 지운채 진료를 봤고, 환자가 살짝 웃으며 “감사합니다-“ 인사를 건네자 더욱 여주를 ...
<4부> 너와 함께 있는 이유 “안 가면 안 돼?” “또 그런다……” “나랑 살자.” 여주의 인기척에 현관 천장에 달려 있는 등이 반짝 켜졌다. 들고 있던 에코백을 잠시 내려놓고 신발을 구겨 신으려다가 다시 고쳐 신으면서 다음부터는 아예 슬리퍼를 신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참이었다. 바로 옆에 있는 벽에 팔짱을 낀 채로 몸 한쪽을 기댄 자세로 ...
팔 전체를 덮고 있던 옷의 길이가 어느 새 짧아져 있었다. 이른 시간 집에서 나설 때마다 스며드는 한기에 몸이 바르르 떨리던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이제는 온 몸을 뚫어버릴 것 같은 강렬한 햇빛이 여기저기 따라다니며 괴롭히기 시작했다. 늘 계절은 나도 모르는 새에 바뀌어 있었다. 봄이 왔다 하면 여름이 와 있고, 또 여름이 왔구나 하면 가을이 와 있고. 이...
에드윈 델 밀러와 세피로트 장의 관계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바닥에 그어진 평행선이라 할 수 있었다. 바닥에 그어진 평행선은 거리가 먼 곳에 있을수록 그 끝이 맞닿은 것처럼 보여 하나의 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가까이 가서 선을 내려다보면 결국 두 선은 닿지 않았고, 닿을 수조차 없다. 둘은 결국 교차하지 않는다. 둘 사이에 교차점을 만들 때 필요한 건 무...
[무도회 D-7 일, 엘리시스의 집무실] "나는, 그대가 '카나반'이란 이름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엘리시스는 단호하게 울리는 여왕의 목소리에, 결국.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처음, 무도회 초대를 거절 했을 때부터 여왕의 반응은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적당히 거절하면 다음엔 안하겠지, 싶던 초대가 하루, ...
2020년에는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대부분은 좋지 않고 슬픈 일들로 기억된다. 그러나 구태여 좋은 일을 하나 기억해보자면 사람들이 멈춘 사이 아름다움을 회복해가던 자연을 떠올릴 수 있다. 먼 유럽에서는 강에 물고기가 돌아오고, 흐려졌던 물이 맑아졌다고 한다. 그렇지만 먼 이야기만이 아니라, 그저 멈추어있던 이곳에서도 한결 맑아진 공기가 느껴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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