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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핫플 피시방 가는 중. 너도 올래?” 긴 과제가 끝난 우하는 시험 기간이 오기 전에 참아뒀던 게임을 실컷 하고 싶었다. 대학로에 널린 피시방을 두고 굳이 버스를 타고 옆 동네로 이동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내가 왜 가냐. 아무 피시방이나 가면 되는 거지. 버스 타고 옆 동네까지 가다니 정성이네. 게임 작작 해 미친놈아.] “공부도 게임도 환경...
정분(情分)나다 * 반질반질 윤이나게 닦인 나무 바닥에 쿵쿵 울리는 발걸음 소리가 울린다. 어딘가 다급한 듯 보이는 큰 보폭에도 불구 꽉 쥔 두 주먹은 제 살을 파먹을 듯 시뻘겋게 타오르고 있었다. 늦은 여름밤까지 서책을 읽는 가주를 위해 분합문을 훤히 열어둔 사랑채로 시원한 바람 대신 분노로 들끓는 열기만 한가득하다. “네 이놈!”
그런데 우리 사이는 조금 애매했다. 키스도 했고, 울고, 속마음을 털어놓고, 화해도 했고, 섹스도 했는데 언제 사귀지?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우리 사귀자, 난 네가 너무 좋아 같은 고백을 하지 않아도 그냥 사귀는 건가? 내가 초등학생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건가? 혹시나 권해성이 1월 1일에 고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내심 기다리고 있었는데, 사랑...
말로는 연인 사이로 발전할지 친구사이가 될지 모른다고 했지만 마음은 이미 연인 사이였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권해성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아마 간단한 스킨십도 허락을 맡고 하는 지금 상황으로는 꽤 시간이 걸리겠지만 분명히 새로운 시작을 할 거라고 확신했다. 몇 십분 뒤 화장실에서 돌아온 권해성은 안아도 되겠냐며 묻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초반에는 약을 복용하며 상담치료를 진행했고 시간이 지나 약을 천천히 줄이고 상담을 중점으로 치료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애인에게 매달리고 울고 화를 낸 기억이 없다, 부분부분 기억이 나질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원래 트라우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고 난 뒤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며 크게 에너지 소비를 하게 된다는 말이...
[지금이야?] [응, 예쁘지? 뭐 하고 있어?] [책 읽고 있었어.] [병원이랑 회사는 갔다 왔어? 지금 한국은 몇 시야?] [오후 6시야. 너 자고 있을까봐 연락 안 했는데 병원도 갔다 왔고 회사도 갔다 왔어.] [약도 잘 먹고 있지?] [응, 너도 잘 쉬고 있는 거 맞지? 아픈 곳은 없고?] [응, 안 아파. 집 가던 길에 벤치에 앉아서 보내는 거야.]...
▲무인편 ▲선샤인 Warning! 드~러운 쿠소드립이 판을 칩니다 BGM (재생자유) 밑쪽에는 스쿠스타의 미후네 자매, 유우뽀무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보실 분은 보세용
"넌 성인이니까 네 앞가림 정도는 알아서 한다고 생각했다. 그건 당연한 게 아니냐 하민아? 관심이 없었다고? 집을 나간 건 네 선택이었잖아." "아버지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친구 집에서 얹혀사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널 존중했다. 그 아이한테 돈은 줬어? 아르바이트해서라도 매달 돈을 줬으면 되는 거 아니냐?" 지금 돈을 줬냐는 이야기는 왜 ...
"…미안해." "미안할 것도 많다, 그냥.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다치지 말고. 진짜 너무 걱정돼." "괜찮아, 이제 내가 다치지 않을 정도로 사랑할 거야. 제일 중요한 건 나고 우선순위도 나니까. 정말 괜찮아." 말만 그런 거 아니고 정말 우선순위를 너라고 생각하는 거 맞지? 하고 묻는 최태민의 목소리를 듣고 잔을 들어 술을 넘기고 대답했다. "당연하지...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는지 확실히 알지 못했기에 치료를 받아도 더 아플 뿐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다. 힘들면 힘들다고,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를 했었어야 했는데 그게 참 쉽지가 않았다. 이렇게 간단한 걸 하지 못했던 나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지만 이제 과거의 나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 그때의 내가 내린 결론은 그 상황에서 가장 이상적인 선...
"…난 내가 너 없어도 잘 살 줄 알았어, 편할 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그렇지 않더라. 시간 지나니까 네가 생각났고, 잊으려고 미친 듯이 일해도 네가 사라지지 않았어. 밥을 먹을 때도, 일을 할 때도, 잘 때도, 씻을 때도 자꾸만 네가 보였어." "응." "환청이 들렸고 점점 이상해지기 시작했어. 그 상태로 내버려 두니까 더 심해졌나봐, 이상하긴 했지만 내...
*600원 짜리 포스트는 2회 분량입니다. * 돌아온 토요일,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술이나 마시고 들어갈까 생각했지만 권해성이 날 찾을 것 같았다. 병이 다 나을 때까지만 참자. 차를 타도 오래 걸리는 거리를 아무 생각 없이 터덜터덜 걸었다. 그냥 걷고 싶어서 그런 건데 시간을 보자 귀가가 평소보다 많이 늦어졌다. 혹시나 집 앞에 권해성이 ...
"왜 그래? 아파?" "아니, 아니야. 괜찮아." "왜 그러는데, 말을 해야 알지." "네가 간 줄 알고 놀라서…." "안 갈게." "정말?" "응, 이제 안 갈 테니까 일단 씻고 와." "응." 씻으러 들어간 권해성이 먹을 만한 흰 죽을 만들었다. 죽을 만들다 보니 고등학교 시절 개구리 장난으로 거하게 체해서 아팠을 때가 새록새록 떠올랐다. 야채죽이랍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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