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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UTION 본 작품은 픽션으로, 극중 인물, 배경, 사건 등은 실제와 무관합니다.또한 작품 내 부적절할 수 있는 소재, 인물 행동 및 사건들이 작가의 사상과 별개의 허구적 장
최경호, 55세, 키 185.3cm, 평균 체중보다 조금 무거운 근육질, 남들보다 까무잡잡한 어두운 톤의 피부에, 흰 새치가 희끗희끗하게 보이는 짧은 올백머리, 째져있는 날카로운 눈매, 귀신잡는 해병대 출신이지만, 지금은 경기도에 있는 사립 고등학교의 경비원. 어떻게 보면 특별해 보이지만 그리 별난 것 없이 평범한 측에 속하는 사람. 최경호는 남들이 다 그...
살며시 눈을 뜨고선 햇살 때문에 찡그려진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젠장, 또 그 꿈이야.' 이 남자는 한 나라의 왕자 '바쿠고 카츠키' 다. 바쿠고에게는 최근 고민이 생겼다. 옛적에 뒷산에서 함께 뛰어놀던 한 아이에 대해 매일 꿈을 꾼다는 것이다. 바쿠고는 마른세수를 하고선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꿔입었다. '어찌해야 이새끼가 꿈에 안나올까.' 바쿠고는 긴...
< 126 > "전 가기 싫어요." 00년 7월 22일 토요일 오후. 남자는 응접실의 싱글 소파에 앉은 채였고 해리는 무릎을 꿇은 자세로 상대의 발치에 자리하고 있었다. 첫 해 근무를 무사히 마친 신임 어마방 교수는 헤드 마스터의 승인 하에 방학 이후 스피너즈 엔드에 머무르는 중이었다. ...
* * - 뭐 잘못 먹었냐? - 아니요, 전혀 은결의 얼빠진 목소리 뒤에 한결의 대답이 간결하게 떨어졌다. 뒤이어 의자가 드르륵 거리며 뒤로 밀려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이쪽으로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 끝에 - 맞을 수 있지? 한결의 목소리가 현실성 없게 빙빙 머리 위에서 돌았다. - 응? 대답해야지. 정해진 대답을 종용하는 군더더기 없는 목소리였다. 이...
"새로 오신 부사장님, 돌싱이래요." 소근거리는 말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힌다. 들리지 않는 척, 나는 진영 씨 무리에서 자연스럽게 조금 더 먼 디스플레이로 향했다. 하지만 매장이 아무리 넓다고 해봤자 멀어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점점 커지는 세 사람의 목소리는 나의 수고를 알아주지 않았다. "저도 들었어요. 그 배우 아니예요? 설, 설다영?" "맞아, 그...
06. 이현시점 “네? 정우진이랑 둘이요?” 같은 반이 된지 한 달 동안 한 교실 안에서 함께 수업을 듣는 것 외에는 아무 접점이 없던 정우진이 요 근래 자꾸 내 생활 속에 불쑥불쑥 등장했다. 우는 걸 들킨 게 그 시작이었나. 그 일로 정우진과 얘기해 볼 기회를 만들려고 한 건 맞지만 이렇게 공식적으로까지 정우진과 엮이고 싶진 않았다. “그래, 너 다른 애...
호기롭게 떠난 치앙마이 한달살기. 말도 안되는 '그 일'이 나에게 찾아왔다. 1화 끝.
이서림은 내내 버티고 있었다. 아침에나 잠깐 보는 이서림의 얼굴은 창백했다. 아침이 목에 걸리는 것 같아서 대충 주스만 한잔 마시고 집을 나섰다. 그렇게 수능까지 쭉, 화산재가 퍼진 듯이 뿌연 시야를 하고는, 용암같이 흘러내리는 마음들을 모른척하면서 지냈다. 태어나서부터 쭉 눈칫밥만 먹고 살아온 이서림이, 그런 내 태세를 모를 리가 없었다. 멍하게 2층 복...
열아홉이 되고, 나는 고3이 되었다. 이서림과 내가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있던 유일한 1년이었다. 고등학생이 된 이서림은 역변이라는 단어와는 무관하게, 마치 서서히 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자랐다. 그 누구도 함부로 손을 대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외모로. 별 지랄발광을 다 해대서 내가 겨우 고3이 되어서야, 기사가 태워주는 차로 등교하는 등신 같은 짓을 더...
3시간이 넘는 여행길에도 두 사람은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지호는 오랜만에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거웠지만, 여행을 떠나는 것 자체는 물론이고 휴게소의 간식거리조차 신기해하는 해원을 보는 것이 참으로 즐겁고 흐뭇했다. 해원은 난생처음 머리칼을 휘날리며 오픈카를 타본 것도, 그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지호와 나란히 손을 잡고 차에 타본 것...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정확히 반씩 닮았다. 아버지의 거침없는 성격과 독점욕, 신체조건들을 빼닮았고, 어머니의 이목구비와 모든 것을 쉽게 질려하는 성정과 위기의 순간에 아주 잘 굴러가는 머리 같은 것을 빼닮았다. 나는 부모의 기질과 부모가 지닌 재력과 많은 것들을 아주 잘 물려받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부모님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나의 ...
임태규의 회사와 합병할 때 박문오가 얻었던 경영권의 일부는 아들인 박진혁의 몫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간절히 원했던 것을 이루자마자 돌아가셨으니 경사라고 생각해야하나, 박진혁은 업무 중에만 쓰는 은테 안경을 벗고 미간을 꾹꾹 눌렀다. 회장님이 계신 회의에서 저와 의견이 충돌했다고 사장실까지 쳐들어와 큰소리로 분을 표하는 국내 영업팀 윤덕기 상무 때문이었다. ...
“피하셔야합니다. 전하” 밖은 소란스럽고 세상은 어지러웠으나 히나타의 마음은 이상할정도로 담담했다. 언제나 자신의 옆에 있어주던 카게야마가 피를 뒤집어쓴 채 자신을 찾아온 순간부터 였을까, 처음 소란스러움이 시작됐을때보다도 마음이 차분해졌다. “나는 가지 않는다.” 이상할정도로 평화로워 보이는 히나타의 얼굴을 보자 카게야마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눈물이 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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